김기중마저 감독직 고사…'경질 사태' 흥국생명, 총체적 난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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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순찬(48) 전 감독을 경질한 프로배구 여자부 흥국생명이 차기 감독으로 선임하려 했던 김기중(48) 선명여고 감독마저 끝내 '사령탑 거절' 의사를 밝혔다.
좋은 성적을 달리던 올 시즌 도중 권 전 감독을 돌연 경질해 대내외 비판을 받았던 흥국생명은 사후 수습도 제대로 하지 못한다는 질타에 직면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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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홍규빈 기자 = 권순찬(48) 전 감독을 경질한 프로배구 여자부 흥국생명이 차기 감독으로 선임하려 했던 김기중(48) 선명여고 감독마저 끝내 '사령탑 거절' 의사를 밝혔다.
좋은 성적을 달리던 올 시즌 도중 권 전 감독을 돌연 경질해 대내외 비판을 받았던 흥국생명은 사후 수습도 제대로 하지 못한다는 질타에 직면하게 됐다.
흥국생명은 10일 "김기중 감독이 심사숙고 끝에 흥국생명 감독 선임을 최종적으로 고사하겠다는 의사를 전해왔다"며 "구단은 김기중 감독의 뜻을 존중하기로 결정했다. 당분간은 김대경 감독대행 체제로 시즌을 치를 예정"이라고 공지했다.
불과 나흘 전인 지난 6일 흥국생명은 김 감독을 신임 감독으로 선임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확정되지도 않은 인사를 섣부르게 발표했다가 황급히 번복한 것이다.
이미 구단의 '선수 기용 개입' 의혹으로 상처를 받은 팬들의 마음에 또다시 소금을 뿌린 격이다.
앞서 일각에서는 구단이 선수 기용에 개입했고 그 과정에서 권 전 감독이 경질당한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이에 팀의 간판스타인 김연경도 동조하며 "경기를 (구단 측이) 원하는 대로 했다가 몇 번 진 경우가 있었다"고 폭로하기도 했다.
그러나 구단은 '선수 기용'이 아닌 로테이션 등 '선수단 운영'과 관련한 갈등이 경질 배경이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임형준 구단주와 신용준 단장은 이날 별도 사과문을 내고 "구단의 경기 운영 개입 논란, 감독 사퇴와 갑작스러운 교체로 배구와 핑크스파이더스를 아껴주신 팬들께 심려를 드리게 된 점에 대해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최근의 사태는 배구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경기 운영 개입이라는 그릇된 방향으로 표현된 결과로써 결코 용납될 수도 없고, 되풀이돼서도 안 될 일임이 분명하다"며 "앞으로 경기 운영에 대한 구단의 개입을 철저히 봉쇄하고 감독의 고유 권한을 전적으로 존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포괄적인 의미인 '경기 운영 개입'이라고 언급하고 있다는 점에서 기존의 '선수 기용 개입' 의혹에 대해선 여전히 부인하는 입장으로 읽힌다.
앞서 신용준 단장은 지난 5일에도 "전임 단장과 감독이 '선수 기용'에 대해서 갈등을 느낀 것은 아니고 '선수단 운영'에 대해 문제가 있던 것으로 안다"며 "팬 중에는 '김연경과 옐레나를 전위에 같이 두지 말고 전위와 후위에 나눴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있었고, (이를 두고) 권 전 감독과 김여일 전 단장의 의견 대립이 많이 되니까 구단주께서 동반 사퇴를 시킨 것"이라고 설명했다.
권 전 감독과 김 전 단장의 갈등이 더 커지는 것을 막기 위해 선제적으로 조처를 내린 것이라는 해명이었으나, 배구계와 팬들 사이에선 신 단장의 설명을 신뢰할 수 없다는 자조가 나왔다.
bing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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