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충돌로 테슬라에 불···커지는 전기차 ‘대형화재’ 우려
충돌 때 배터리 열 폭주 방지 대책 시급
1주일 사이 테슬라 화재 사고가 2건 발생했다. 앞서 주차 상태에서 갑자기 불길에 휩싸인 데 이어 이번엔 충돌로 배터리에 불이 붙었다.
특히 리튬이온 배터리 특성상 삽시간에 불이 번지는 열 폭주 현상이 있고, 물을 끼얹어도 잘 꺼지지 않는다. 이 때문에 지하터널에서 충돌사고 후 화재가 나면 자칫 대형참사로 이어질 수 있어 전기차 안전에 대해 걱정이 커지고 있다.
지난 9일 밤 세종시 소정면 운당리 국도 1호선을 달리던 테슬라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모델Y가 가드레일을 들이받았다. 이후 마주 오던 차량이 모델Y와 충돌하자 불이 시작됐고 이후 폭발하듯 불이 번졌다.
사고 직후 인근에 있던 시민들이 모델Y 운전자 A씨를 창문을 깨고 구출했다. 이 과정에서 A씨는 두 다리에 2도 화상을 입어 병원에 이송됐다. 모델Y 및 부딪힌 차량이 탔고, 일부 도로 시설물도 파손됐다. 재산 피해가 8800만원 상당이라고 소방당국은 10일 밝혔다.
소방은 불이 난 지 10분만에 현장에 도착했지만 완진에는 1시간18분이 걸렸다. 소방장비 17대와 소방인력 50명이 투입됐다. 세종소방본부 관계자는 “사고 충격으로 배터리에서 발화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며 “전기차에서 불이 나는 경우 마땅한 소화 방법이 없어 배터리를 중심으로 불을 끈다”고 말했다. 이어 “전기차 배터리가 불에 잘 타기 때문에 일반 승용차 등의 화재에 비해 불을 진압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이 걸린다”고 밝혔다.
2020년 12월에는 서울 용산구 한남동 지하주차장에서 모델X 충돌사고로 화재가 발생한 바도 있다. 당시 운전자는 손잡이가 열리지 않아 구조가 늦어 사망으로 이어졌다.
지하주차장은 물론 고속도로 등지 수km짜리 긴 지하터널에서 충돌로 전기차 배터리에 불이 날 경우는 막대한 피해를 초래할 수 있다. 지난달 29일 경기 과천의 제2경인고속도로 지상구간인 갈현고가교 방음터널 600m 구간 화재로 5명이 사망하고 41명이 다쳤다.
전문가들은 전기차에 충돌사고가 나더라도 배터리 열 폭주를 막을 대책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당초 차업계는 전기차 확대 보급에 앞서 배터리의 충돌 안전성부터 우려해왔으나 점점 현실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전기차 화재는 도심 거주 형태로 아파트 위주인 한국에서 더 우려된다. 미국은 주차장이 지상에 있고, 단독 주택 형태로 개별 주차장을 갖추고 있다. 화재가 나더라도 대형 화재로 번질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높지 않다. 하지만 한국은 아파트가 다수 있고, 지하 주차장에 주차를 하며, 전기차 충전 시설도 지하 주차장에 구비한 경우가 많다. 쉽게 화재를 진압하기 어렵고, 화재가 나면 불이 옮겨 붙기 쉽다는 의미다.
이달 7일에는 가만히 주차돼 있던 서울 성동구 테슬라 서비스센터에서 SUV 모델X 배터리에서 불이 났다. 진압에는 2시간50분이 걸렸다.
박철완 서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아파트 같은 집합건물에서 화재가 나면 건물 전체에 옮겨붙는 큰 화재가 될 수 있다”며 “현재로선 전기차 배터리에 불이 붙으면 근본적으로는 대비할 방법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박 교수는 이어 “따라서 지하 주차장에서 다른 차로 불이 이어 붙지 않도록 전기차 주차 공간을 둬서 분리시키고, 초동 진압이 빨리 가능하도록 지하주차장 입구를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순봉 기자 gabgu@kyunghyang.com, 강정의 기자 justic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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