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 봉홧불 올리던 봉수대, 처음으로 사적 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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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상들은 긴급 통신시설로 나라 곳곳의 높은 산 위에 여러 개의 큰 굴뚝들을 만들었다.
변방이나 국경에서 도읍까지 가는 주요 경로의 산악 지역에 간격을 두며 만든 봉수대(烽燧臺)가 바로 그것이다.
문화재청은 여러 지역에 걸쳐 있어 지리적으로 가깝진 않지만, 상호 연결성을 지닌 봉수 유적의 특수성을 감안해 사적으로는 처음 '연속유산'의 지정 명칭 부여 기준을 적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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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전화나 무전기가 없던 옛적엔 어떻게 급한 소식을 알렸을까?
조상들은 긴급 통신시설로 나라 곳곳의 높은 산 위에 여러 개의 큰 굴뚝들을 만들었다. 변방이나 국경에서 도읍까지 가는 주요 경로의 산악 지역에 간격을 두며 만든 봉수대(烽燧臺)가 바로 그것이다. 외적의 침입 같은 긴급 사태를 감지했을 때 봉수대에서 밤낮으로 횃불이나 연기를 잇달아 피워 올려 중앙 정부에 정보를 알리는 구실을 했다.
이 봉수대 유적이 처음 국가지정 사적이 됐다. 문화재청은 부산 응봉에서 서울 남산까지 이어졌던 중요 봉화대 연결망인 `제2로 직봉(直烽)’을 형성하는 44개 봉수대 유적 가운데 경기 성남 천림산과 용인 석성산, 울산 부로산 등 14개 유적을 선정해 사적으로 지정했다고 10일 발표했다.
문화재청은 여러 지역에 걸쳐 있어 지리적으로 가깝진 않지만, 상호 연결성을 지닌 봉수 유적의 특수성을 감안해 사적으로는 처음 ‘연속유산’의 지정 명칭 부여 기준을 적용했다. 이에 따라 14개 봉수 유적들을 공식 호칭할 때 ‘제2로 직봉’이라는 봉수망 이름을 앞부분 본명칭으로, 봉수대가 있는 각지의 지명은 뒷부분 부명칭으로 쓰는 방식을 정했다.
문화재청은 “지난 2021년부터 시작한 봉수 유적 조사·연구의 결실로 여러 지역에 걸친 유적을 하나로 모았다는 의미가 크다”면서 “애초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모두 16곳의 봉수 유적을 사적으로 지정 예고했으나, 봉화 지역 유적 2곳은 여러 사정으로 빠졌다”고 설명했다.
조선 왕조는 고려 시대 봉수제를 정비해 1895년까지 운영했으며 봉수 경로는 서울을 중심으로 남쪽은 제주, 북쪽은 함경도 경흥에 이르기까지 곳곳을 잇고 있었다. 역대 조선의 문물제도를 망라한 백과사전인 <증보문헌비고>에 따르면 조선 후기에는 5개의 직봉, 23개의 간봉(間峯) 노선을 운영했고, 총 622개의 봉수가 있었다고 전한다. 직봉 가운데 남쪽에는 부산 응봉과 서울 목멱산(지금의 남산)을 잇는 ‘제2로 직봉', 전남 여수 돌산도에서 서울 목멱산을 연결하는 ‘제5로 직봉'이 있었고, 나머지는 모두 북쪽에 자리했다. 문화재청은 “‘제2로 직봉' 노선에 위치한 다른 봉수 유적의 추가 지정을 추진하고 `제5로 직봉'을 제도적으로 보호하기 위해 방안도 지자체와 함께 모색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노형석 기자 nuge@hani.co.kr, 사진 문화재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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