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올해 한 차례 정도 미국과 협상에 나설 수도…시기는 5~6월"

이설 기자 2023. 1. 10.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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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대 극동연, 71차 통일전략포럼…"5~6월 사이 고위급 대화 개최될 여지도"
"北 핵탄, 2026년 이후 100개 이상 가능성도"
경남대학교 극동문제연구소가 10일 개최한 '2022년 북한 정세 평가 및 2023년 전망' 세미나(극동연 제공)

(서울=뉴스1) 이설 기자 = 지난해 말 노동당 전원회의를 통해 올해 한미에 대해 '강 대 강' 투쟁 기조를 밝힌 북한이 올해 한 차례 정도 미국과 협상을 모색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10일 제기됐다.

이정철 서울대 교수는 이날 오후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대회의실에서 '2022년 북한 정세 평가 및 2023년 전망'을 주제로 열린 제 71차 통일전략포럼에서 "북한의 대미 정책의 기본은 2016~2017년 상황으로 돌아가 '쌍중단(북한의 핵·미사일 개발과 한미 대규모 연합훈련 동시 중단)' 투쟁을 재개한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라며 이 같이 밝혔다.

이 교수는 "북한은 자신의 독자 무력 증강 노선을 강조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 사실상 바이든 행정부와의 대화를 상정하는 양면적 행보를 보이고 있다"면서 "북한이 지난해 미국의 중간선거 기간 예상과는 달리 핵실험에 나서지 않은 것은 바이든 행정부와의 협상의 문을 닫았다는 뜻"이라고 봤다.

지난해 국가정보원은 북한이 중국 당 대회 개최일인 10월6일부터 미국 중간선거일인 11월8일 사이 7차 핵실험을 실시할 수 있다고 전망했지만 북한은 핵실험을 실시하지 않았다.

이 교수는 또 김 총비서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화성-17형'(화성포-17형) 발사장에서나 초대형방사포 공개 과정에서 둘째 딸인 김주애를 대동한 것은 이 무기들이 '방어용'이라는 이미지를 강조한 것이라고도 봤다.

특히 이 교수는 미국의 태도 변화가 북한의 협상 모색의 '키'가 될 것이라면서 조 바이든 대통령이 김정은 총비서는 부르는 방식에 주목해야 한다고 짚었다.

그는 바이든 대통령이 후보 시절 김 총비서를 '불량배'라고 부른 이후부터는 '북한의 지도자'라는 일반적 호칭만 사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바이든 행정부의 김 총비서에 대한 '공식 호칭'이 부재한 상황이라는 뜻이다.

이 교수는 "바이든 대통령이 김 총비서를 '공식적'인 방식으로 호명한다면 북한은 미국과의 쌍중단 협상에 한 차례 정도 나설 가능성이 존재한다"라고 전망했다.

다만 그는 북한이 4월까지 군사 정찰위성 발사 준비를 공언했고 한미 당국은 3월 연합훈련의 실기동훈련을 강화할 예정이기 때문에 전반적으로는 '강 대 강' 대치가 한동안 이어질 가능성이 더 높다고 봤다.

이 교수는 "올해 5~6월 사이 한 차례 정도 북미 간 고위급 대화가 개최될 여지는 있다"면서도 "미중 정상회담에서 현재의 정세를 '신냉전'으로 보는 시각을 부인하는 형식을 취함에 따라 북미 대화이 문이 열릴 가능성도 조금은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관측했다. 그러면서 1월 중에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의 방중 향배에 따라 조기 상황 변화도 가능하다고 조심스럽게 예측했다.

반면 리난 중국 사회과학원 미국연구소 부소장은 "북한의 시각에서 바이든의 대북정책은 여전히 '대북 적대정책의 연속'이며 대북 제재는 완화되기는커녕 강화되었다"면서 "이것은 북미 대화가 최소한 바이든 정부 동안에는 재개되기 힘들다는 것을 보여준다"라고 정반대 의견을 밝혔다.

리난 부소장은 "미중관계의 악화는 북한 핵 문제에 대한 미중의 협력을 훼손시켰다"며 "한미일은 한반도에서 북한의 도발이 '트러블 메이커'라 생각하지만 중국과 러시아는 그런 존재가 직접적으로 미국이라고 지목하기 때문에 주변국 사이의 협력은 매우 어려워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북한이 "핵탄 보유량을 기하급수적으로 늘릴 것"이라고 발표함에 따라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은 사실상 불가능해지는 상황으로 가고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현재 북한의 핵분열 물질은 핵탄두를 최소 20개에서 최대 100여 개까지 만들 수 있는 양으로 전문가별로 차이가 크지만 통상 30~40여 개 핵탄두 제작이 가능할 것으로 추정한다"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어 "현재의 증가 추세로 볼 때 2026년 이후에는 북한의 핵탄두가 최소 100개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북한의 핵분열 물질 보유량 증가는 비핵화를 사실상 불가능하게 할뿐만 아니라 오히려 향후 북한이 핵군축을 요구하고 나올 가능성이 커지는 상황으로 정세를 이어지게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sseo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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