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착제 탓?…부산 주차타워 화재, 외벽 소재 아닌 접착제가 원인 분석 나와

노경민 기자 강승우 기자 2023. 1. 10.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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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발생한 부산 오피스텔 주차타워 화재는 가연성 외벽 소재가 아닌 접착제로 인해 불이 빠르게 번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부산소방재난본부는 10일 경찰,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과 실시한 합동감식에서 "주차타워 외벽 소재는 가연성 물질이 아닌 알루미늄 복합 패널에 글라스울 단열재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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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 경찰·국과수 등과 합동감식…주차타워·상가 사이 1층서 발화 추정
알루미늄 패널에 글라스울 접착…감식 결과 나오기까지 1달 걸릴 듯
9일 오전 부산진구 부전동의 오피스텔 건물 주차타워에 화재가 발생해 불길에 휩싸여 있다.(부산소방재난본부 제공) 2023.1.9/뉴스1

(부산=뉴스1) 노경민 강승우 기자 = 지난 9일 발생한 부산 오피스텔 주차타워 화재는 가연성 외벽 소재가 아닌 접착제로 인해 불이 빠르게 번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부산소방재난본부는 10일 경찰,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과 실시한 합동감식에서 "주차타워 외벽 소재는 가연성 물질이 아닌 알루미늄 복합 패널에 글라스울 단열재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소방에 따르면 불은 주차타워와 상가 사이의 1층 바닥에서 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불은 곧장 주차타워 저층부에 붙어 상층부까지 삽시간에 V자 형태로 번졌고, 외벽 소재인 알루미늄 패널이 고온에 녹아 하강하면서 상가에 옮겨붙어 화재가 일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애초 소방은 전날 브리핑을 통해 주차타워 외벽 소재가 가연성 물질인 '드라이비트'(스티로폼에 시멘트를 덧바른 마감재)로 이뤄져 있어 불이 빠르게 번진 것으로 추정했다.

하지만 소방은 합동감식을 실시하면서 외벽 소재를 드라이비트가 아닌 알루미늄 복합 패널로 봤다. 알루미늄 복합 패널 사이에 단열재인 '글라스울'이 접착제로 부착된 형태다. 글라스울은 상대적으로 화재에 안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재욱 부경대 소방공학과 교수는 "글라스울과 알루미늄 패널을 접착하기 위해선 (패널) 내부에 접착제를 발라야 한다. 접착제로 연소 확대가 된 것으로 추정된다"며 "알루미늄 패널은 가연성 물질은 아니지만, 600도 이상에 노출되면 패널이 녹는다. 이번 화재도 패널이 녹아 상가 아래로 떨어져 불씨가 붙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알루미늄 패널에 글라스울 단열재가 부착된 건물이 많다"며 "2010년 화재가 발생한 부산 해운대구 우동 우신골드스위트도 이와 유사한 형태였다"고 말했다.

지난 9일 오전 부산 부산진구 서면 오피스텔 주차타워 화재 현장에서 발견된 단열재 '글라스울'이 검게 그을려 있다.2023.1.9/뉴스1 강승우 기자

최 교수는 불이 잘 붙는 접착제로 인해 화재가 빠르게 번진 것으로 추정했다. 접착제도 불에 잘 붙는 정도에 따라 급수가 분류돼 있으나 주차타워에 어떤 접착제가 사용됐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소방 관계자는 "건물 준공 당시 기준으로 불연성 소재를 사용하지 않아도 됐지만, 이 건물은 불연성 소재를 사용한 것"이라며 "이로 인해 그나마 불이 오피스텔로 번지지 않았던 것으로 볼 수 있다. 드라이비트로 지어졌으면 피해 규모가 더 컸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 오전 6시32분쯤 부산 부산진구 서면 한 오피스텔의 23층 주차타워에서 불이 나 옆 2층짜리 상가까지 번진 후 약 8시간만에 진화됐다. 화재로 주민 등 150여명이 대피했고, 이중 7명이 연기 흡입 등으로 병원으로 이송됐다.

다행히 주차타워에서 시작된 불은 사람이 사는 오피스텔까지 번지지 않아 대형 인명피해는 피할 수 있었다. 하지만 불은 상가에 급속히 번져 내부 가게들이 불에 탔다.

정확한 현장 감식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1개월 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부산소방재난본부와 부산경찰청,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관계자들이 10일 오전 11시쯤 부산 부산진구 서면 오피스텔 화재 현장에서 합동 감식을 하고 있다. 화재는 지난 9일 오전 6시32분께 해당 오피스텔의 주차타워에서 발생해 옆 2층짜리 상가까지 번졌으며, 약 8시간 만에 진화됐다. 화재로 7명이 연기 흡입 등으로 병원으로 이송됐다. 2023.1.10/뉴스1 ⓒ News1 강승우 기자

blackstamp@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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