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인] 韓·美는 인상, 中·러는 인하...엇갈리는 새해 주요국 금리 정책

정미하 기자 2023. 1. 10.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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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올리자 각국 중앙은행도 이 흐름에 동참했다. 지난해에는 모든 국가가 ‘인플레이션과의 전쟁’이라는 하나의 목표를 가졌기 때문에 ‘기준금리 인상’이라는 동일한 정책을 폈다.

하지만 올해는 인플레이션이 둔화되고 있고 경기침체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나라별로 다른 통화정책을 펼 것으로 보인다. 일부는 여전히 높은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기준금리 인상 기조를 유지하겠지만, 다른 한쪽에선 경기침체를 막기 위해 기준금리 인상 기조를 거둘 가능성이 제기된다.

블룸버그는 9일(현지 시각) “올해 초까지는 일본, 중국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국가가 지난해처럼 기준금리를 올리겠지만, 이후에는 각자 다른 통화정책을 펼 것”이라며 전 세계 경제의 90%를 차지하는 23개 국가의 중앙은행 중에서 미국 등 10곳은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중국 등 9개 국가는 금리를 내릴 것으로 예상했다. 일본과 폴란드는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12월 14일 미국 뉴욕의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연준의 금리 인상 결정에 대해 연설하는 화면. / EPA=연합뉴스

다만, 블룸버그는 “전 세계 21개국의 평균 금리는 올해 3분기 6%로 정점을 찍을 것”이라며 “2023년 평균 금리는 5.8%로 마무리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2023년 초 현재 21개국 평균 금리는 5.2%로 0.6%포인트 높은 수준에서 마무리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미국은 올해 말까지 기준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갈 전망이다. 블룸버그는 미국 기준금리가 올해 말 5%(현재 4.25~4.5%)까지 상승했다가 내년 말에 4%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시장에선 이달 31일부터 2월 1일까지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인상될 것으로 예상한다. 안나 윙 블룸버그 분석가는 “올해 인플레이션이 3% 후반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연준은 경기침체가 벌어지더라도 연중 내내 최고 수준의 금리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유럽중앙은행(ECB)도 지속해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는 ECB가 올해 말까지 금리를 2.25%(현재 2%)로 올리고 내년 말에 1.5%로 떨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CB는 앞서 “상당히 꾸준한 속도로 금리를 인상하겠다”며 올 1분기에 두 차례 추가 금리 인상을 예고한 상태다. 데이비드 포웰 블룸버그 분석가는 “인플레이션과 경기둔화 우려가 충돌하고 있지만 ECB는 매파(금리 인상 선호)가 지배하고 있다”며 “2월 기준금리가 0.5%포인트 인상되고, 3월 수신금리는 0.25%포인트 인상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블룸버그는 한국은행도 올해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전망했다. 블룸버그는 한국은행이 현재 3.25%인 기준금리를 오는 13일 열릴 금융통화위원회에서 0.25%포인트 인상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이는 마지막 인상으로 연말까지 기준금리를 3.5%로 유지한 뒤 내년 말 2.5%로 내릴 것으로 봤다. 블룸버그는 “반도체 수요 약화로 앞으로 몇 달간 한국 수출이 감소함에 따라 수출 부진과 성장 둔화가 우려된다”며 “한국은행이 통화 긴축 정책을 올해 1분기에 멈출 것”이라고 내다봤다.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BOJ) 총재가 26일 도쿄 경제단체연합회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 AFP=연합뉴스

중국 기준금리는 지금보다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는 중국의 1년 만기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금리가 현재 2.75%에서 올해 말 2.55%로 낮아지고 내년 말에도 이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 봤다. 블룸버그는 “중국은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소비자와 기업 활동, 인플레이션을 억제하면서 1분기에 금리를 인하할 수 있다”며 “중국 경제가 반등하기 시작하는 2분기에 인플레이션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인민은행은 최악의 침체에 빠진 부동산 시장을 살려야 한다는 압박도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일본은 현재 마이너스 금리(-0.1%)를 유지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오는 4월 퇴임할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의 후임이 정해져도 일본이 올해 말까지 마이너스 금리를 유지하리라 전망했다. 다만, 내년 말에는 금리가 0%로 올라 마이너스 금리에서 벗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블룸버그는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지지율이 사상 최저 수준을 맴돌고 있어서 통화 긴축 정책을 펴길 원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는 중국처럼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의 기준금리는 현재 7.5%에서 올해 말 7%로 내려가 내년 말까지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블룸버그는 “러시아는 군사 동원과 공공 지출 급증으로 몇 달 안에 인플레이션이 상승할 수 있다”며 “2월까지는 금리가 7.5%로 유지되겠지만, 정부가 지출 동결을 약속할 경우 3월에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상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한국 외에 기준금리를 인상할 나라로는 영국, 스위스, 스웨덴, 노르웨이, 뉴질랜드, 인도, 남아프리카공화국, 멕시코, 튀르키예가 꼽혔다. 캐나다, 호주, 브라질, 인도네시아, 나이지리아, 아르헨티나, 체코는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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