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려와도 7%, 신용 1등급도 괴로운 마이너스통장 금리
채권 시장이 안정되면서 가계대출 금리가 소폭 하락했으나 마이너스통장 금리 상단은 아직 연 7%대를 벗어나지 못했다. 은행권의 대출금리 인하 움직임에서도 신용대출 금리는 예외라, 차주의 이자 부담이 계속되고 있다.
10일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에 따르면 이들 은행의 마이너스통장 금리는 연 6.051~7.52%(신용1등급·은행채 6월물 기준)다.
약 한 달 전인 지난달 5일 금리가 6.085~7.900%, 일주일 전인 지난 3일 금리가 6.351~7.740%였던 것과 비교하면 금리가 낮아졌다. 대출금리의 지표가 되는 은행채 AAA 6월물 금리가 지난해 11월23일 4.682%에서 지난 9일 4.002%로 하락해서다. 그럼에도 신용 1등급 차주(대출받는 사람)에게 적용되는 금리 상단이 여전히 7%대다.
최근 은행권이 차주의 이자 부담을 덜고자 주택담보대출, 전세자금 대출 금리를 인하하고 있으나 마이너스통장을 포함한 신용대출은 이런 기조에서도 예외다. 금리 상승기인 데다 경기침체가 현실화하고 있어 은행권이 담보가 없는 신용대출에 대해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리가 높을 때는 신용대출부터 연체 등 문제가 생긴다”며 “은행이 신용대출 금리를 낮추지 않는 것은 향후 발생할 수 있는 위험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차주가 은행에 금리 인하를 요구할 수 있는 ‘금리인하요구권’ 제도가 있지만 신용 상태나 소득 수준이 눈에 띄게 개선되지 않았다면 요구가 거절될 공산이 크다.
이자 부담이 급증한 차주들이 여윳돈이 생기면 마이너스통장 상환을 서두르는 흐름은 올해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1년마다 금리가 갱신되는 마이너스통장 특성상, 지난해 3%대 금리로 마이너스통장을 썼던 차주들은 ‘금리가 6~7%대로 올랐다’는 은행의 문자메시지를 받고 있다.
직장인 이모씨는 “지난해 마이너스통장 금리가 3% 정도였는데 최근 6.99%로 올랐다”며 “금리가 너무 높아서 마이너스통장을 없앴다”고 말했다.
마이너스통장 등 신용대출 상환 행렬은 전체 가계대출 축소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해 4대 시중은행의 신용대출 잔액은 99조6627억원으로, 100조원 아래로 내려왔다. 1년 전보다 17조3900억원 감소했다.
최희진 기자 dais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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