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저출산부위원장 사의 표명…당권 출마에 쏠린 눈

홍민성 2023. 1. 10.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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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당권주자로 거론되는 나경원 전 의원이 10일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직을 내려놓기로 했다.

여권에 따르면 나 전 의원은 이날 김대기 대통령실 비서실장을 통해 윤석열 대통령에게 사의를 전달했다.

국민의힘 전당대회 관련 각종 여론조사에서 1위를 달리는 유력한 당권주자인 나 전 의원은 당권 도전 가능성은 열어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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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 사의
친윤계 공세에 '백기' 평가도
나경원 전 의원이 지난해 12월 2일 서울 마포구 한국경영자총협회에서 열린 인기위기 대응을 위한 공동 실천 협약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당권주자로 거론되는 나경원 전 의원이 10일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직을 내려놓기로 했다.

여권에 따르면 나 전 의원은 이날 김대기 대통령실 비서실장을 통해 윤석열 대통령에게 사의를 전달했다. 국민의힘 전당대회 관련 각종 여론조사에서 1위를 달리는 유력한 당권주자인 나 전 의원은 당권 도전 가능성은 열어둔 상태다. 

한 국민의힘 원내 관계자는 "전당대회에 출마하지 않으면 나 전 의원은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되는데 당연히 도전하지 않겠냐"며 "개정된 룰을 적용한 여론조사에서도 종종 1위를 달리는 만큼, 출마를 안 할 이유는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다른 국민의힘 관계자도 "정치를 하면서 이렇게 좋은 기회가 여러 번 오지 않는다는 건 나 전 의원이 더 잘 알 것"이라고 출마를 점쳤다.

나 전 의원이 그동안 대통령실과 대립각을 세운 상황에서 당내 실권인 '친윤계' 의원들의 공세에 사실상 백기를 들었다는 해석이 나온다. 나 전 의원은 지난 5일 자녀 수에 따라 대출금을 탕감·면제하는 헝가리식 정책을 언급한 후 대통령실과 갈등을 빚는 모양새였다. 지난 6일 안상훈 대통령실 사회수석이 이례적으로 나 부위원장의 실명을 거론하며 "개인 의견일 뿐"이라며 선을 긋자 이후 대통령실뿐만 아니라 친윤계 의원들도 적극 '나경원 때리기'에 동참해왔다.

나경원 전 의원이 2일 오후 대구 수성구 범어동 국민의힘 대구시당에서 열린 '2023 대구·경북 신년 교례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사진=뉴스1


이날만 하더라도 유상범 의원은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김기현 의원이 친윤 의원들의 지지를 받으며 대세론을 형성하기 시작했다"며 "2년 전 나 전 의원에게 조언하고 함께했던 참모 그룹들이 지금 거의 다 나 전 의원과 거리를 두고 있는 상황으로 알고 있다"고 출마 가능성이 작을 것으로 봤다.

김기현 의원도 이날 TV조선 '뉴스 퍼레이드'와 인터뷰에서 "나 전 의원이 당대표가 될 가능성은 없다"며 "대통령께서 직접 신임하고 맡겨준 저출산·고령화·기후변화 대책 등 중요한 임무를 한 석 달 만에 그만두고 나온다고 그러면 과연 그게 책임 있는 정치인의 모습일까, 이런 고민도 있을 것"이라고 압박했다.

김정재 의원도 이날 YTN 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와 인터뷰에서 "나 전 의원이 '돈 없는 출산 정책은 없다'라면서 '증세 없는 복지는 없다'는 유승민 전 의원과 굉장히 비슷한 논조로 가는 것 같은데 우려가 된다"고 목소리를 냈다. 그는 "나 전 의원의 몸값은 유 전 의원과 이준석 전 대표 이상으로 가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나 전 의원 출마를 촉구하는 여론에 대해선 "'나 아니면 안 된다'고 생각하면 자기 정치의 늪에 빠질 수 있다"고 비판했다.

나 전 의원을 향한 이같은 십자포화에 이준석 전 대표는 지난 9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을 통해 "골대를 들어 옮기는 것으로 안 되니 이제 자기 팀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선수들을 두들겨 패기 시작했다"며 "사실 애초에 축구가 아니었다"고 평가했다. 이 전 대표가 언급한 '골대를 들어 옮기는 것'은 전당대회 룰을 '당원 투표 100%'로 개정한 것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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