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협회, 2701호 논란 해명…"선수들 불만 원인, 대책 찾겠다"
대한축구협회가 카타르 월드컵 16강 진출 직후 불거진 '개인 트레이너 논란'에 대한 공식 입장을 내고 일부 선수와 협회 사이 갈등이 있었음을 밝혔습니다.
축구협회는 오늘(10일) 홈페이지에 대표팀 주장 손흥민의 개인 재활 트레이너 안덕수 씨의 문제 제기와 관련, 6천 자가 넘는 입장문을 공개했습니다.
안 트레이너와 선수단, 의무팀을 둘러싼 사실관계를 정리한 협회는 "미흡한 점이 일부 있었다"면서도 "선수들에게도 아쉬운 점이 있다"고 짚었습니다.
특히 일부 선수가 안 트레이너의 의무팀 합류를 요구하면서 그와 갈등 관계라는 의심을 샀던 의무팀장이 선수단을 떠나 귀국하도록 압박했다고 밝혔습니다.
협회는 "합법적 절차를 인정하지 않고 요구를 관철하려는 태도는 온당치 못했다"며 "극히 일부지만 의무 스태프, 직원을 향해 부적절한 발언을 한 것도 사려 깊지 못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앞서 안 트레이너는 지난달 7일 소셜미디어를 통해 "(국가대표팀 숙소) 2천701호에서 많은 일이 있었다"며 "이번 일로 인해 반성하고 개선해야지 한국 축구의 미래가 있을 것"이라고 협회를 질타했습니다.
손흥민의 개인 트레이너 자격으로 일부 선수의 몸 상태를 관리한 안 트레이너는 첫 폭로 후 돌연 침묵을 지켜 언급된 '문제 상황'이 어떤 것인지 각종 추측이 제기됐습니다.
현재 안 트레이너의 소셜미디어에서 해당 글은 삭제된 상태입니다.
폭로 한 달여 만에 입장을 낸 축구협회는 "뚜렷한 사유, 내용을 설명하지 않고 SNS에 쏟아낸 개인의 감정에 정면 대응하는 게 적절치 않다고 판단했다"며 "선수단 노고를 격려하는 경사스러운 분위기에서 섣불리 언급해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축구협회에 따르면 2021년 11월과 지난해 6월까지 일부 선수가 두 차례 안 트레이너를 협회 의무 스태프에 합류하게 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이에 협회는 정식 절차를 밟아달라고 선수들을 통해 안 트레이너에게 전했지만 안 트레이너의 지원은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또, 2021년 2월부터 시행된 관계 법령에 따라 특정 자격증 보유자만 채용이 가능했지만, 안 트레이너는 이 가운데 일부가 없었던 것으로 확인했다고 협회는 밝혔습니다.
결국 '외부 트레이너' 자격으로 동료 2명과 안 트레이너가 카타르에 오자, 협회는 선수가 원할 경우 이들에게도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허락했습니다.
대회 기간 10여 명이 이들에게서 치료를 받은 가운데, 1차전 우루과이전을 이틀 앞두고 돌연 몇몇 선수가 협회 의무팀장의 업무 배제와 귀국을 요구했습니다.
의무팀장이 안 트레이너의 합류를 반대하는 핵심 인물이라는 이유에서였습니다.
협회에 따르면 이 선수들은 "자격증이 없어 채용할 수 없다면 장비 담당 등 다른 직책으로 등록한 후 의무 활동을 하면 되지 않냐"며 "현지에 온 5명의 의무 스태프 중 자격증이 없는 사람이 있다는 걸 알면서도 고용 중이다. 협회가 거짓말을 한 것"이라 따졌습니다.
이에 협회는 "아무리 선수들이 원한다 해도 모집 공고에 응시하지 않은 무자격자를 고용할 수 없었다"며 "공적 업무를 수행하는 기관이 직책을 조작하면서까지 불법을 묵인·조장할 수 없었다"고 해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선수들이 문제 삼은 '무자격' 스태프와 관련해 그와 2년 계약한 2020년에는 자격증을 요구하는 관계 법령이 시행되지 않던 터라 절차상 문제가 없었다고 설명했습니다.
대신 자격 요건을 갖추지 못하면 재계약할 수 없다는 방침을 안내했다고 전했습니다.
의무팀장을 돌려보내라는 요구에 상당수 직원이 "그를 귀국시킨다면 우리도 돌아가겠다"라고 반발하는 등 심각한 내부 분위기가 조성되자, 협회는 대신 그에게 치료 활동을 중단하도록 조치했습니다.
협회는 "갈등이 불거진 상황에서 업무를 이어가는 게 당사자와 선수들 모두에게 스트레스로 다가올 것이라 봤다"며 "이 사실을 통보했고, 선수들도 동의해 문제가 일단락됐다"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협회 의료진이 국제축구연맹(FIFA) 공식 지정병원에서 자기공명영상(MRI) 검사 끝에 내린 진단을 안 트레이너가 받아들이지 않아 선수들이 혼란스러워하는 일도 있었다고 전했습니다.
협회는 "선수들의 신뢰를 받은 안덕수 씨가 수고했다는 사실은 잘 알고 있다"며 "결과적으로 의무진에 대한 불신을 초래했고, 선수와 팀에 큰 혼란을 줬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선수들이 오래 요청한 사안이라면 귀 기울여 듣고 문제를 해결할 대안을 마련했어야 했다"며 "현재 협회 트레이너들에게 불만이 있었다면 원인과 해결 방안을 고민하고 대책을 세웠어야 하는 데 그러질 못했다"고 반성했습니다.
이어 "최근 개인 트레이너를 고용해 몸 상태를 더욱 철저히 관리하는 추세라 이런 경향은 더욱 커질 것이라 예상된다"며 "공식 의무 스태프와 개인 트레이너 간 관계를 어떻게 설명할지, 협력 관계를 어떻게 조성할지 대안을 마련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협회는 오는 3월 초까지 관련 규정을 정비하고, 대표팀이 새로 소집되는 3월 말 확정된 방침을 적용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사진=연합뉴스)
김영성 기자yskim@sbs.co.kr
Copyright ©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현아X던, 재결합설 부른 입술 피어싱…“재결합 NO, 친구 사이”
- “아버지가 마약을”…망상 빠져 부모에 상습 폭행 일삼은 아들
- 지드래곤, 신세계 회장 외손녀와 콘서트 관람? 또 '중국발 열애설'
- “분양받자마자 잃어버렸다” 거짓말에 덜미…동물 학대 일삼은 20대
- '가짜 총' 들고 협박하다…손님의 '진짜 총' 맞아 사망한 美 강도
- 방송인 홍록기, 웨딩업체 직원들 임금 체불…“책임질 것”
- '결혼지옥', 제작진 사과문만 덜렁…출연진 웃음 오프닝 '눈살'
- 또래 옷 벗기고 'SNS 생중계'한 중학생들 “장난인데요?”
- 러 귀화 빅토르 안, 한국 복귀 추진…면접 앞뒀다는 근황
- “'노재팬'인데 슬램덩크는 못 참았다”…이젠 유명무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