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부, MBC 특별근로감독 벌여 법 위반 9건 적발…MBC "정치적 의도"(종합)
MBC "내달 사장 선임 절차 앞두고 전방위 정치 공세"
(세종=뉴스1) 이정현 기자 = 고용노동부는 부당노동행위 의혹이 불거진 ㈜문화방송(MBC)에 대한 특별근로감독을 벌여 체불임금 9억8200만원과 9건의 노동관계법 위반사항을 적발했다고 10일 밝혔다.
9건의 법 위반사항 중 7건은 사법처리하고, 2건에는 88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했다.
이번 특별감독은 MBC 사내 노조의 문제제기로 이뤄졌는데, MBC 측은 이번 조사에 대해 '정치적 공세'라고 주장하며 반발하고 있다.
3노조로 불리는 엠비시노동조합은 지난해 9월14일 "언론노조에 장악된 엠비시가 2017년 사내 1노조인 민주노총 언론노조 MBC본부 파업에 가담하지 않은 기자 88명을 방송에서 축출했다"며 서울서부고용노동청에 회사에 대한 특별근로감독을 요청했다. 노조는 MBC가 이들에게 사실상 퇴사를 종용하고, 승진에 불이익을 주는가 하면 임신부의 업무 전환 요청을 거절하는 등 부당노동행위를 했다고 주장했다.
드러난 부당노동행위 사례를 보면 노사합의를 이유로 법에서 정한 기준보다 적은 금액의 연차유급휴가 미사용수당을 지급하거나, 노사가 체결한 포괄임금약정을 이유로 최저임금 수준의 계약직 근로자의 연장근로수당을 법에서 정한 기준보다 적게 지급하는 등 모두 9억8200만원의 체불임금 및 포괄임금 오·남용 사례가 확인됐다.
또 최저임금 산정방식을 잘못 적용해 모두 61명에게 총 1300만원의 임금을 정상지급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임산부·산후 1년 미만자에 대한 모성보호 조치 위반사례도 확인됐다. 임산부 및 산후 1년 미만자는 야간 및 휴일 근로를 함에 있어 고용노동부 장관의 인가를 받아야 한다. 하지만 이를 어기고 10명의 근로자가 43회에 걸쳐 야간 및 휴일 근로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임신 중인 여성 근로자에 대한 시간 외 근로도 금지돼 있는데, 감독 결과 4명의 여성 근로자가 19회에 걸쳐 시간 외 근로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외에도 정기 노사협의회를 열지 않거나, 기간제 근로자에 대해 근로조건 서면 명시 의무를 지키지 않는 등의 법 위반사항을 적발했다.
고용부는 지난해 11월 이번 감독결과와는 별개로 부당노동행위 고소·고발 사건이 제기된 사안에 대해서는 별도수사를 진행해 MBC 당시 경영진 4명을 일부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한 바 있다.
이정식 고용부 장관은 "MBC가 내부 직원들의 제대로 된 노동권 보호를 위해 노력해 주기를 바란다"면서 "앞으로도 정부는 현장의 법과 원칙을 확립해 노동조건이 보호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MBC는 이번 감독 결과와 관련 입장문을 내고 "이번 특별근로감독은 MBC노동조합(제3노조)과 국회 일각에서 주장한 내용을 확인하기 위해 시작했다고 고용노동부가 지난해 10월 밝혔으나, 오늘 발표한 내용은 제3노조 등이 제기한 부당노동행위가 아닌 연차수당 미지급 같은 문제들"이라며 "고용노동부는 MBC에 대한 특별근로감독에 착수하면서 부당노동행위를 조사하겠다고 해놓고는 정작 '부당노동행위 사안은 수사 중'이라는 이유로 조사대상에서 제외했다는 자기모순적 발언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 일반근로감독으로도 충분히 할 수 있는 조사를 일부러 대대적으로 보도자료까지 뿌리며 왜 특별근로감독을 진행했는지 의구심을 품지 않을 수 없다"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MBC는 "대규모 노사분규가 발생해 정상적인 방송이 불가능한 사업장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사실상 대표이사에 대한 형사처벌을 전제로 하는 특별근로감독을 실시한 것은 다음 달 사장 선임 절차를 앞두고 정치적 의도가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고도 했다.
또 "MBC 사장 선임을 앞두고 경찰 수사, 국세청 조사, 국민감사청구에 의한 감사원 감사에 이어 고용노동부의 특별근로감독까지 벌이는 것은 MBC에 대한 전방위적 정치 공세가 아니라면 쉽게 이해하기 힘든 대목"이라고 주장했다.
지적된 법 위반 사항들에 대해서는 "고의적인 것이 아니라 노사합의 이행, 방송제작 상의 특성 등으로 발생한 사항"이라고 반박했다.
euni121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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