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분 동안 입장문 읽은 이재명…“쫄았습니까” 항의에 ‘쉿’

10일 미리 준비한 입장문 읽은 이재명
“검찰은 ‘답정기소’…진실 설명하고 설득하는 거 의미없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0일 ‘성남FC 불법 후원금’ 사건 피의자로 수원지검 성남지청에 출석하며 미리 준비한 A4 8장 분량의 원고를 9분 동안 읽었다. 이 대표는 자신을 향한 항의에 검지손가락을 입에 가져다 대고 ‘쉿’하는 동작을 취하기도 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성남FC 후원금 의혹 관련 조사를 받기 위해 10일 오전 경기 수원지방검찰청 성남지청에 출석하며 입장을 밝히기에 앞서 지지자들한테 조용히 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제1야당 현직 대표가 검찰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는 것은 헌정 사상 처음이다. /뉴스1

이 대표는 이날 오전 10시 35분 경기도 성남시 수원지방검찰청 성남지청에 출석하기 전 포토라인 앞에 섰다. 이 대표의 뒤에는 박홍근 원내대표와 정청래 최고위원 등 민주당 지도부 등 당 소속 의원 20여명이 둘러섰다.

입장을 발표하기 전 지지자들과 항의하는 사람들의 고성이 터져나오자 이 대표는 약 10초 정도 서 있었다. 소란이 잦아들자 이 대표는 “이제 좀 조용해진 것 같으니까”라고 말하며 외투 주머니에서 미리 준비한 원고를 꺼냈다.

한 시민이 “목소리가 작습니다. 쫄았습니까”라고 묻자 이 대표는 그 시민을 향해 검지손가락을 입에 가져다 대고 ‘쉿’하는 모습을 취해 보였다.

이 대표는 이날 입장문 낭독을 시작하며 “지금 이 자리를 지켜보고 계시는 국민 여러분 그리고 이 자리에 함께해 주신 여러분. 지금 우리는 대한민국 헌정사 초유의 현장 그 자리에 서 있다”고 했다.

이 대표는 취재진으로부터 ‘경찰이 무혐의로 판단한 사건을 검찰이 보완 수사를 요청한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받고 “질문한 내용은 아까 말씀드린 내용 속에 다 들어있다”며 “검찰은 이미 답을 정해 놓고 있다. ‘답정기소’다. 기소를 목표로 두고 수사를 맞춰가고 있다”고 했다.

이어 “결국 진실은 법정에서 가릴 수밖에 없게 될 것”이라며 “검찰에게 진실을 설명하고 설득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이미 결론을 정해 놨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충실하게 방어하고 진실 왜곡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성남FC 후원금 의혹 사건과 관련 검찰 조사를 받기 위해 10일 오전 경기 수원지방검찰청 성남지청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입장 발표를 마친 뒤 이 대표는 자신을 둘러싸고 있던 10여명의 민주당 지도부, 의원 등과 악수를 나눈 뒤 성남지청 현관 앞으로 향했다.

한편 이날 수원지검 성남지청 앞에는 박홍근 원내대표를 비롯해 조정식 사무총장, 김성환 정책위의장, 최고위원들을 비롯한 지도부를 포함해 천준호, 황운하, 신정훈, 박범계, 정태호, 우원식, 이동주, 최기상, 강선우, 주철현 의원 등 총 50여명의 의원이 모였다. 임오경 대변인은 현장에서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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