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쫄았습니까" 시민 항의에…이재명, 입술에 손가락 대며 '쉿'(종합)

김경민 기자 강수련 기자 2023. 1. 10.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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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의원 40여명과 함께…'정치검찰의 답정수사' 11분 성토
결연한 표정으로 "소환조사, 정치 검찰이 파놓은 함정"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성남FC 후원금 의혹 사건 관련 조사를 받기 위해 10일 오전 경기 수원지방검찰청 성남지청에 출석하며 입장을 밝히기 전 지지자들한테 조용히 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제1야당 현직 대표가 검찰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는 것은 헌정 사상 처음이다. 2023.1.10/뉴스1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서울=뉴스1) 김경민 강수련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0일 오전 성남FC 후원금 의혹 사건의 피의자로 수원지검 성남지청에 출석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10시19분쯤 차량을 타고 성남지청 정문에 도착했다. 이 대표는 차량에서 내려 당 지도부·의원단 40여명과 포토라인 앞까지 약 100여m를 도보로 이동했다.

이 대표의 모습을 보려는 지지자와 취재진, 유튜버들이 순간 몰려들면서 뒤엉키는 바람에 이 대표는 불과 100m 남짓한 거리를 16분 간 걸어야 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인파 사이에서 이 대표 주위를 둘러싼 채 이동했다. 길이 막힐 때마다 이 대표는 서두르지 않고 잠시 자리에 서있기도 했다.

이 대표는 10시35분 포토라인 앞에 섰지만, '구속 수사' 구호를 외치는 일부 시민과 지지자들의 환호에 주변이 조용해질 때까지 차분하게 기다렸다. 포토라인 주변에선 "어떻게 하면 대장동에 많은 수익을 낼 수 있냐", "목소리가 왜이렇게 작냐, 쫄았냐"는 온갖 고성과 야유도 난무했다. 좀처럼 잠잠해지지 않자 자신의 입술에 손가락을 대며 조용히 해달라는 제스처를 취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A4용지 2장 분량의 원고를 품 속에서 꺼내 11분 간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민주당 의원들은 굳은 표정으로 이 대표를 둘러싸고 서있었다.

이 대표는 결연한 표정으로 "소환 조사는 정치 검찰이 파놓은 함정이라는 것 잘 알고 있다"며 "특권을 바란 바도 없고, 잘못한 것도 없고, 피할 이유도 없으니 당당하게 맞서겠다"고 강조했다.

이어진 취재진의 질문에는 "검찰은 이미 답을 정해놓고 있다. '답정 기소'다"라며 "결국 진실은 법정에서 가릴 수밖에 없게 될 것"이라고 답했다.

이 대표는 입장 발표를 하고 굳은 표정으로 민주당 지도부·의원단과 일일히 악수를 했다. 검찰청 로비에 올라가선 손 인사에 이어 허리를 굽혀 인사한 뒤 마스크를 쓰고 검찰청사로 들어갔다.

민주당 지도부·의원단은 이날 오전 10시쯤부터 검찰청 정문 앞에서 이 대표를 기다렸다. 박홍근 원내대표와 김성환 정책위의장, 조정식 사무총장, 천준호 당 대표 비서실장, 박찬대·고민정·정청래·서영교·장경태 최고위원 등 민주당 지도부가 자리했다.

여기에 김남국·안호영·이해식·정태호·김의겸·김병기·문진석·최기상·임오경·강선우·김태년·한준호·전용기·주철현·김영배·박상혁·강준현·우원식·박범계·강득구·이동주·박성준·김정호·김원이·신정훈·황운하·양경숙·김병욱·이수진(비)·서영석·진성준·위성곤 의원 등도 함께했다.

원외에선 양부남 민주당 법률위원장, 정진욱 전 이재명 대선 캠프 대변인, 황명선 민주당 대변인, 김현정 대변인, 안귀령 상근부대변인, 이경 상근부대변인 등이 참석했다.

일찍이 도착한 민주당 의원들은 상기 된 표정으로 서로 악수하며 인사했다. 이들은 근처에 있던 지지자들과도 반갑게 인사를 나눴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이 대표가 검찰청으로 들어간 이후 기자들에게 "우리 민주당 의원들은 개인 이재명이 아닌 대통령 경쟁자이자 야당 대표 이재명에 대한 정치기획, 보복수사라고 규정하고 오늘 이 자리에 함께 온 것"이라며 "오늘 검찰이 이미 답을 정해놓고 기소를 기정 사실화해놓고 끼워 맞추기 식으로 가고 있지만 이 대표의 말처럼 향후 법정에서 진실은 반드시 가려질 것"이라고 말했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이 대표에 대한 정적 제거, 이재명 죽이기, 이 수사는 결코 성공할 수 없을 것"이라며 "김건희 여사도 반드시 검찰에 출석하는 모습을 저희가 보여드리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이수진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브리핑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따로 세진 않았지만, (이 대표와 동행한) 의원들 언뜻 보니 30명 정도 되는 것 같다"며 "최고위원들 대부분 왔고, 원내 지도부도 반 이상은 왔고 젊은 의원들도 온 것 같다"고 설명했다.

km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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