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쫄았습니까" 시민 항의에…이재명, 입술에 손가락 대며 '쉿'(종합)
결연한 표정으로 "소환조사, 정치 검찰이 파놓은 함정"
(서울=뉴스1) 김경민 강수련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0일 오전 성남FC 후원금 의혹 사건의 피의자로 수원지검 성남지청에 출석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10시19분쯤 차량을 타고 성남지청 정문에 도착했다. 이 대표는 차량에서 내려 당 지도부·의원단 40여명과 포토라인 앞까지 약 100여m를 도보로 이동했다.
이 대표의 모습을 보려는 지지자와 취재진, 유튜버들이 순간 몰려들면서 뒤엉키는 바람에 이 대표는 불과 100m 남짓한 거리를 16분 간 걸어야 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인파 사이에서 이 대표 주위를 둘러싼 채 이동했다. 길이 막힐 때마다 이 대표는 서두르지 않고 잠시 자리에 서있기도 했다.
이 대표는 10시35분 포토라인 앞에 섰지만, '구속 수사' 구호를 외치는 일부 시민과 지지자들의 환호에 주변이 조용해질 때까지 차분하게 기다렸다. 포토라인 주변에선 "어떻게 하면 대장동에 많은 수익을 낼 수 있냐", "목소리가 왜이렇게 작냐, 쫄았냐"는 온갖 고성과 야유도 난무했다. 좀처럼 잠잠해지지 않자 자신의 입술에 손가락을 대며 조용히 해달라는 제스처를 취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A4용지 2장 분량의 원고를 품 속에서 꺼내 11분 간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민주당 의원들은 굳은 표정으로 이 대표를 둘러싸고 서있었다.
이 대표는 결연한 표정으로 "소환 조사는 정치 검찰이 파놓은 함정이라는 것 잘 알고 있다"며 "특권을 바란 바도 없고, 잘못한 것도 없고, 피할 이유도 없으니 당당하게 맞서겠다"고 강조했다.
이어진 취재진의 질문에는 "검찰은 이미 답을 정해놓고 있다. '답정 기소'다"라며 "결국 진실은 법정에서 가릴 수밖에 없게 될 것"이라고 답했다.
이 대표는 입장 발표를 하고 굳은 표정으로 민주당 지도부·의원단과 일일히 악수를 했다. 검찰청 로비에 올라가선 손 인사에 이어 허리를 굽혀 인사한 뒤 마스크를 쓰고 검찰청사로 들어갔다.
민주당 지도부·의원단은 이날 오전 10시쯤부터 검찰청 정문 앞에서 이 대표를 기다렸다. 박홍근 원내대표와 김성환 정책위의장, 조정식 사무총장, 천준호 당 대표 비서실장, 박찬대·고민정·정청래·서영교·장경태 최고위원 등 민주당 지도부가 자리했다.
여기에 김남국·안호영·이해식·정태호·김의겸·김병기·문진석·최기상·임오경·강선우·김태년·한준호·전용기·주철현·김영배·박상혁·강준현·우원식·박범계·강득구·이동주·박성준·김정호·김원이·신정훈·황운하·양경숙·김병욱·이수진(비)·서영석·진성준·위성곤 의원 등도 함께했다.
원외에선 양부남 민주당 법률위원장, 정진욱 전 이재명 대선 캠프 대변인, 황명선 민주당 대변인, 김현정 대변인, 안귀령 상근부대변인, 이경 상근부대변인 등이 참석했다.
일찍이 도착한 민주당 의원들은 상기 된 표정으로 서로 악수하며 인사했다. 이들은 근처에 있던 지지자들과도 반갑게 인사를 나눴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이 대표가 검찰청으로 들어간 이후 기자들에게 "우리 민주당 의원들은 개인 이재명이 아닌 대통령 경쟁자이자 야당 대표 이재명에 대한 정치기획, 보복수사라고 규정하고 오늘 이 자리에 함께 온 것"이라며 "오늘 검찰이 이미 답을 정해놓고 기소를 기정 사실화해놓고 끼워 맞추기 식으로 가고 있지만 이 대표의 말처럼 향후 법정에서 진실은 반드시 가려질 것"이라고 말했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이 대표에 대한 정적 제거, 이재명 죽이기, 이 수사는 결코 성공할 수 없을 것"이라며 "김건희 여사도 반드시 검찰에 출석하는 모습을 저희가 보여드리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이수진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브리핑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따로 세진 않았지만, (이 대표와 동행한) 의원들 언뜻 보니 30명 정도 되는 것 같다"며 "최고위원들 대부분 왔고, 원내 지도부도 반 이상은 왔고 젊은 의원들도 온 것 같다"고 설명했다.
km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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