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독립선언' 애플, 내후년에는…이러다 TSMC만 득 볼라

윤세미 기자 2023. 1. 10.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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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의 반도체 자립이 성큼 다가왔다.

애플은 오는 2025년까지 퀄컴과 브로드컴에서 공급받던 반도체를 자체 칩으로 대체한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020년 애플이 노트북에 사용되는 인텔 반도체 대신 자체 칩을 탑재하면서 인텔은 매출의 10%를 차지하던 고객을 한순간에 잃었다.

애플의 반도체 자립 움직임에 브로드컴과 퀄컴의 실적 타격은 불가피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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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의 반도체 자립이 성큼 다가왔다. 애플은 오는 2025년까지 퀄컴과 브로드컴에서 공급받던 반도체를 자체 칩으로 대체한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애플은 앞서 반도체 독립을 선언한 이후 인텔을 시작으로 칩 제조사들과 잇따라 결별에 나서고 있다. 애플을 고객으로 둔 반도체 공급업체들의 실적 타격도 불가피해 보인다.

/AFPBBNews=뉴스1

블룸버그는 9일(현지시간) 사안에 정통한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애플이 오는 2025년 브로드컴의 무선 칩을 자체 설계한 칩으로 대신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애플은 브로드컴으로부터 무선 주파수 칩과 무선 충전 칩 등을 공급받아왔다.

애플은 그 밖에도 2024년 말이나 2025년 초까지 아이폰 등에 퀄컴의 셀룰러 모뎀 칩 대신 자체 칩을 탑재할 계획이다. 애플은 이르면 올해 자체 칩을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됐지만, 과열 및 배터리 수명 등의 문제에 부딪히면서 개발이 예상보다 늦어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애플은 오래전부터 자체 반도체 개발에 욕심을 냈다. 2008년 반도체 설계회사 팔로알토세미컨덕터, 2011년 플래시메모리 기업 아노비트, 2018년 전력반도체 전문업체 다이얼로그, 2019년 인텔 모뎀칩 사업부 등을 잇달아 인수하며 반도체 설계 역량을 축적했다. 외부 의존도를 낮추고 공급 안정성과 가격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포석이었다.

블룸버그는 반도체 큰손인 애플의 반도체 자립은 애플을 고객으로 둔 반도체 업계를 뒤집어놓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인텔, 퀄컴, 브로드컴 같은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 기업들의 시장 지배력은 떨어지고, TSMC 같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는 반사이익을 볼 수 있다는 얘기다.

지난 2020년 애플이 노트북에 사용되는 인텔 반도체 대신 자체 칩을 탑재하면서 인텔은 매출의 10%를 차지하던 고객을 한순간에 잃었다. 반면 TSMC는 애플의 독점 반도체 제조사로 우뚝 섰다. 애플의 경우 자체 반도체 공장이 없기 때문에 반도체 생산을 파운드리 업체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현재 미국 애리조나에 건설 중인 TSMC 공장에서 생산한 반도체를 구매하기로 약속한 상태다.

애플의 반도체 자립 움직임에 브로드컴과 퀄컴의 실적 타격은 불가피해졌다. 애플은 브로드컴 연간 매출의 20%를 차지하는 최대 고객이다. 지난 회계연도에 브로드컴이 애플에 칩을 판매해 벌어들인 돈은 70억달러에 달한다. 퀄컴 역시 지난 수년 동안 애플 의존도가 낮아질 것이라는 우려 속에서도 여전히 애플로부터 전체 매출의 22%에 해당하는 100억달러를 벌어들이고 있다.

이날 보도에 간밤 브로드컴 주가는 2% 떨어졌고, 퀄컴 주가 역시 0.63% 밀려났다. 애플은 0.41% 상승했다. 웰스파고의 애런 레이커스 애널리스트는 "애플이 점점 더 많은 부품을 내부에서 설계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점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지만, 반도체 업체 투자자 입장에 애플의 수익 기여도가 얼마나 큰지를 볼 때 투자 심리에 찬물을 뿌릴 수 있다"고 말했다.

윤세미 기자 spring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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