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집’김현 “호러 찍어야 할 것 같다며 오디션 합격”

2023. 1. 10.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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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양철 회장의 아내 이필옥 역
“자신의 역할 잘 수행하는 게 배우의 과제”

[헤럴드경제 = 서병기 선임기자]배우 김현(51·사진)은 JTBC ‘재벌집 막내아들’에서 극과 극의 모습을 보였다. 순양그룹 진양철 회장(이성민)의 아내인 이필옥으로 분했던 김현은 부드럽고 선한 모습과 냉정한 모습을 동시에 지녔다.

자식들에게 따뜻하게 대해주면서, 자기 자식을 위해서라면 물불 안가리고, 사람을 죽일 수도 있는 독기에 찬 모습도 동시에 보여주었다. 온화한 할머니가 상상도 하기 힘든 나쁜 짓을 하는 게 어떻게 가능했을까?

“숨기지 않고 대본대로 연기했다. 이필옥이 빌런이라는 걸 오디션때 알았으나, 진도준(송중기)과 남편(이성민)이 탄 차를 교통사고 나게 할 때도 자세하게는 몰랐다. 이게 나인가? 하고 봤다.”

교통사고의 진범으로 긴장감을 고조시킨 김현은 “이필옥의 그런 행동이 잘 이해되지 않는다. 보통 여자라면 바가지를 긁을 것이다”면서 “하지만 필옥이 그렇게 할 수 밖에 없는 사연이 뒷받침돼 있어 그런대로 넘어가준 것 같다”고 했다.

김현은 원래 ‘재벌집’에서 며느리 역을 하고 싶었다. 그런데 오디션 때 이필옥 역할이 주어졌다. 남편을 나무라는 신을 한번 보여줬더니 감독이 “호러를 찍어야 할 것 같다”며 합격시켜줬다는 것. 김현은 “감독님이 나랑 기운이 맞는 것 같다”면서 “배우 이성민이 남편이고 송중기, 김정란, 윤제문 등 많은 배우들이 나오는데, 나로서는 마다할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저의 남편으로 나온 이성민 선배님과는 지난 2014년 영화 ‘방황하는 칼날’에서 함께 연기한 적이 있다. 시간이 많이 지났는데도 그 영화를 기억해줘 어색한 관계를 빨리 허물 수 있었다. 당시 이성민 선배는 형사이고, 나는 피의자로 만났다. 그 때도 선배님은 인상깊은 연기를 한 기억이 난다. ‘재벌집’에서도 이성민 선배님의 쩌렁쩌렁한 연기는 소름이 돋을 정도였다. 저의 연기도 많이 도와주셨다.”

김현은 실제보다 훨씬 나이가 들어 보이기 위해 분장이 필요했다. 출연자 중 유일하게 한복을 입었고 2시간 이상 걸린 특수분장과 헤어, 의상 등을 통해 이필옥 여사로 변신했다.

“지금도 주름살이 안 없어진다. 훈장이라 생각한다. 실제 본드를 사용해 3~10시간 붙여놓으니까 펴질 줄 알았는데 안펴지더라. 한복을 입는 건 좋았다. 살이 많이 커버돼, 촬영기간내내 마음껏 먹을 수 있었다. 추울 때는 핫팩을 10개나 붙이기도 했다.”

극중 이필옥은 살인청부업자에게 남편 진양철과 손자 진도준(송중기)이 탄 차를 사고가 나게 했다. 결국 참회의 눈물을 흘리고 외국으로 추방된다.

“전반에는 우아하게 나왔다가 후반에는 흑막이 있는 인물로 변했다. 하지만 농도 조절은 하지 않았다. 대본의 흐름이 99.9%를 해주기 때문에, 대본에 충실했다. 막판에 흑화됐을 때에는 얼굴 근육을 쓰기도 했다.”

김현은 ‘재벌집 막내아들’의 인기요인에 대해서는 “회귀한 진도준의 삶이 통쾌하고 재밌게 그려졌다. 재벌 삶을 엿볼 수도 있어 특히 남자들이 재밌게 볼 수 있다. 진양철이 외로운 사람이겠다는 생각도 했다. 우리나라 재벌들도 그러지 않을까”라고 답했다. 또, 송중기의 2회차 삶인 진도준이 아닌 윤현우로 돌아와 참회하는 결말을 아쉬워하는 반응에 대해서는 “원작처럼 진도준의 해피엔딩이었다면 시원했을 것이다. 하지만 작가가 창작자로서 또 다른 시도를 해보고 싶었을 것이다. 나는 존중한다”고 했다.

김현은 30년간 연극배우 생활을 했다. 김재화, 박옥출 등 30명이 넘는 배우들이 있는 극단 모시는 사람들 소속이다. 매체 연기는 7년 정도 했다. 하지만 ‘스위트홈’ ‘슬기로운 의사생활2’ ‘약한 영웅’ 등 몇 작품밖에 하지 않았는데도 금세 눈에 띄었다.

“연극과 TV 연기가 다르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유행이 있다. 매체와 맞아떨어지는 연기, 하이퍼리얼리즘 연기는 잘 한다. 강약 조절은 있지만.”

김현은 앞으로 드라마는 많은 작품이 아니라 적당하게 출연하고 싶다고 했다. 일희일비하지 않고 한 작품 한 작품 충실한 연기를 하고싶어한다. OTT 등 플랫폼이 다양화되고, 콘텐츠가 많아져도 작품안에서 자신의 역할을 잘 수행하는 게 배우의 과제라는 점은 변하지 않는다고 했다. 친구 따라 익힌 플라멩코 춤 경력이 10년이 넘어 올해는 발표회를 열겠다고 했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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