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이재명 檢 출석에 “민주화 투사인양 죄 방어하는 피의자 헌정사에 있었나”

이재명, 10일 검찰 출석하면서 “오늘 이 자리는 역사에 기록될 것”
김기현 “이렇게 뻔뻔하게 국민 앞에서 '조작 수사' 운운하며 피해자 '코스프레' 한 피의자 우리 헌정사에 있었나. ‘프레임’으로 범죄 혐의 덮을 생각 말길” 비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성남FC 후원금 의혹’ 관련 검찰 조사를 받기 위해 10일 오전 경기 수원지방검찰청 성남지청에 도착해 차에서 내리고 있다. 성남=뉴스1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은 10일 ‘성남FC 후원금 의혹’ 관련 검찰 소환 조사에 출석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정치 검찰이 파놓은 함정’ 등을 언급한 데 대해 “‘조작수사 프레임’으로 본인 범죄혐의를 덮을 생각은 하지 말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차기 당권 주자인 김 의원은 이날 오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에서 “황당무계한 궤변만 잔뜩 늘어놓고 검찰에 출두했다”며 이같이 비판했다.

이어 “자신의 모든 혐의에 ‘정적 제거를 위한 조작수사’라는 프레임을 씌웠다”며 “앞으로 검찰이 밝혀낼 범죄 사실은 모두 검찰의 함정이고, 정적 제거를 위해 조작된 것이니 한마디도 믿지 말라고 지지자들에게 주문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이 대표는 같은 날 오전 10시30분쯤 수원지검 성남지청에 출석하면서 약 10분에 걸쳐 2300자 분량의 입장문을 읽었다.

이 대표는 입장문에서 “오늘 이 자리는 역사에 기록될 것”이라며 “불의한 정권에 역주행 이겨내고 역사는 전진한다는 명백한 진리를 증명한 역사의 변곡점으로 기록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누구나 기여한 만큼 몫이 보장되는 공정한 세상을 꿈꿔왔다”며 “그 꿈을 실현하기 위해 맡겨진 권한이 크든, 작든 최대한의 역량을 쏟아 부었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저를 욕하는 것은 상관없지만, 저와 성남시 공직자들의 주권자를 위한 그 성실한 노력을 범죄로 조작하려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며 “소환 조사는 정치 검찰이 파놓은 함정이라는 거 잘 알고 있다. 특권을 바란 바도 없고 잘못한 바도 없고 피할 이유도 없으니 당당히 맞서겠다”고 강조했다.

검찰 소환이 ‘유례없는 탄압’이라는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고자 “헌정사상 최초의 야당 책임자 소환이어서가 아니라, 수년간 수사해서 무혐의로 처분된 사건을 다시 끄집어내서 없는 사건 만드는, 없는 죄 조작하는 사법 쿠데타이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댔다.

계속해서 “김대중 대통령께서는 내란 세력들로부터 내란 음모죄라고 하는 없는 죄를 뒤집어썼다”며 “노무현 대통령께서는 ‘논두렁 시계’ 등등의 모략을 고통당했다”고 이 대표는 말했다.

검찰 공화국의 ‘횡포’를 이겨내겠다면서 이 대표는 “검찰은 이미 답을 정해놓고 있다. ‘답정 기소’”라며 “결국 진실을 법정에서 가릴 수밖에 없게 될 것”이라는 말로 기나긴 싸움을 예고했다.

나아가 검찰에 진실을 설명하고 설득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면서 충실하게 방어하고 진실이 왜곡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도 남겼다.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 뉴시스

 
김 의원은 “피의자가 이렇게 뻔뻔하게 국민 앞에서 ‘조작 수사’ 운운하며 피해자 ‘코스프레’를 하고, 핍박받는 민주화 투사인 양 자신의 죄를 미리 방어하는 경우가 우리 헌정사에 과연 있었는지 되돌아보게 한다”며 혀를 찼다.

그리고는 “나라를 구한 개선장군마냥 민주당 국회의원들, 당직자들, 지지자들과 함께 나타나 특유의 궤변만 늘어놓은 이재명 대표는 자신의 범법행위를 ‘검찰조작 프레임’으로 덮을 수 있다고 착각하지 말기를 바란다”며, “무자비한 기득권에 저항하는 투사 행세를 하며 몸부림치는 이 대표 모습에 실소를 금치 못하는 건 저뿐만이 아닐 것”이라고 반응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