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은영 리포트 - 결혼지옥' 논란 끝 방송 재개···자유로운 삶 추구 남편 등장
아동 성추행 논란으로 물의를 빚었던 ‘결혼지옥’이 2주간의 재정비를 마치고 방송을 재개했다.
10일 시청률 조사기관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전날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오은영 리포트 - 결혼지옥’(이하 ‘결혼지옥’) 21회 시청률은 3.9%로 지난 20회 시청률 4.6%에 비해 0.7%P 하락했다.
이날 제작진은 방송 시작에 앞서 공식 사과문을 내보냈다. 제작진은 “지난 12월 19일 방송된 ‘고스톱 부부’편에서 시청자분들이 우려할 수 있는 장면이 방송된 것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제작진은 해당 가정의 생활 모습을 면밀히 관찰한 후 전문가 분석을 통해 관계 회복 솔루션을 제공해 실직적인 도움을 주고자 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하지만 이 과정에서 부부의 문제점 분석에만 집중한 나머지, 당시 상황에서 우려될 만한 모든 지점을 세심히 살피지 못했다. 앞으로 제작진은 모든 시청자가 수긍하고 공감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덧붙였다.
‘결혼지옥’은 지난달 19일 7세 의붓딸의 거절 의사에도 지나치게 신체 접촉을 한 새아빠의 모습이 담겨 논란이 일었다. 방송 후 MBC 시청자 게시판과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민원이 쏟아지자, 제작진은 해당 장면을 다시 보기 서비스에서 삭제하고 “해당 아동의 입장에서 한 번 더 생각하지 못하고 많은 분께 심려를 끼친 점, 다시 한번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라고 사과했다.
당시 제작진은 “오은영 박사는 약 5시간 동안 진행된 녹화에서 남편의 행동을 구체적으로 지적하며 매우 단호하게 비판하고 변화를 촉구한 바 있다. 남편의 행동에 온정적인 듯한 인상을 드린 건 제작진 불찰”이라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여론이 악화하자 오은영 박사는 “5시간 넘는 녹화 분량을 80분에 맞춰 편집하는 과정에서 저의 의도가 포함되지 못한 부분이 있다”라며 “제가 마치 아동 성추행을 방임하는 사람처럼 비친 것에 대해 대단히 참담한 심정”이라고 밝혔다.
2주간의 결방을 마치고 돌아온 이날 방송에서는 제작진 사과문 외에 해당 논란에 대한 별도의 언급은 없었다. 오은영 박사와 출연자들은 “우리 부부에게도 순정이 있었다. 순정은 잃고 손절만 남은 부부들이 매일 밤 신혼이 되는 주문. 오은영 리포트”라는 오프닝 멘트로 방송을 시작했다.
이날 방송에는 결혼했음에도 여전히 싱글같이 자유로운 삶을 사는 남편과 육아를 도맡아 하는 아내가 출연했다. 두 사람은 동네 친구였던 양가 어머니의 소개로 만나 결혼까지 하게 됐다. 아이 셋을 둘 정도로 뜨거웠던 결혼생활도 잠시, 남편은 “아내에게 쌓인 게 많아 양가 부모님께 이혼 선언을 했다”라고 고백했다.
하지만 카메라에 드러난 남편의 일상은 자유로워 보였다. 세 아이를 돌보며 청소, 살림까지 고군분투하는 아내와 달리, 남편은 조기 축구에 이어 후배와의 술자리까지 가지며 자신의 시간을 즐기고 있었다. 아내는 이런 남편이 부부 갈등의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남편은 “결혼 전, 아내에게 술과 축구만 이해해달라고 했다”라며 현재 생활에 대해 당당한 태도를 고수했다. 오히려 자신들의 사이가 이렇게 된 건 아내 탓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의 일상을 지켜본 오은영 박사는 “결혼 후 아내에게 너무나 많은 변화가 있었던 것 같다”라며 아내에 대한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남편에게는 결혼생활에 대한 태도를 지적하며, 이런 책임감을 기꺼이 받아들이고 아내의 입장을 한 번 더 고려해 보라고 일침 했다.
이어 아내의 가장 큰 고민인 ‘시댁과의 갈등’을 담은 영상이 공개됐다. 부부의 집에 오랜만에 방문한 시부모님은 집안 곳곳을 둘러보며 냉장고에 묻은 손자국부터 정리 안 된 세탁실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시어머니는 “이제껏 며느리에게 제대로 된 밥상을 받아본 적이 없다”, “우리 집에 오면 며느리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라며 며느리에 대한 불만을 털어놨다. 아내는 “TV에서 시어머니 살림은 건드리지 않는 거라고 배웠다”라고 반박해 대립이 이어졌다.
시아버지는 화를 주체하지 못하는 며느리의 성격을 언급하며 ‘멱살 사건’을 폭로했다. 남편이 축구회 송년회로 늦게 들어오던 밤, 아내가 화를 주체 못 해 시댁에서 남편의 멱살을 잡았다고. 이를 본 김응수는 “원인 제공은 남편이 한 것 아니냐”라며 아내의 편을 들었다. 오은영 박사는 “아내의 마음은 이해하지만, 시부모님께 며느리는 아들을 위협하는 ‘적’으로 보였을 것”이라 짚었다.
이어 오 박사는 남편 가족들이 가지고 있는 독특한 특징이 있다고 말했다. 남편과 시부모님이 모두 인지적인 사람이라는 것. 인지적인 사람들은 어떤 상황에 있어 논리적 진행과 해결 방법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만, 아내는 굉장히 정서적인 사람이다 보니 남편이나 시부모님과 대화로 접근하는 방식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원인과 해결보다는 그 순간의 위로와 응원이 필요한데, 이런 이해 없이 자신만의 입장을 강조하니 오히려 갈등이 깊어지고 있었다는 것이다. 오 박사는 특징이 다른 사람들끼리 서로 접점을 찾는 노력이 우선이라고 조언했다.
이지윤 인턴기자 leejy1811@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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