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날두도 임금체불? 이천수 “사우디 왕자에게 돈 달라 못 해”
전 한국 축구 대표팀 이천수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7)의 알 나스르(사우디아라비아) 이적을 두고 자신의 과거 사우디아라비아 리그에서 뛰었던 경험을 공개했다.
이천수는 9일 자신의 유튜브 ‘리춘수’에서 호날두의 사우디아라비아 리그 이적에 대해 이야기했다. 호날두는 알 나스르에서 받는 연봉은 무려 2700억 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천수는 2009년부터 2010년까지 약 1년간 알 나스르에서 뛰었다. 이천수는 “알 나스르는 사우디아라비아 수도에 있는 팀으로 알 힐랄의 라이벌 팀이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 팬이 가장 많은 팀이다”라고 소개했다.
과거 이천수는 알 나스르에서 뛰며 임금체불을 당한 적이 있다. 막대한 자금력을 자랑하는 사우디아라비아 왕실에서 운영하며 구단주가 왕자인 팀에서 상식적으로 벌어지기 힘든 일이다. 하지만 이유가 있었다.
이천수는 “돈을 월마다 안 줄 수 있다. 왕자가 구단주로 있고 그 밑에 사장 등 직원이 있는데 직원들이 왕자에게 돈을 달라고 할 수 없다. 계급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직원이 왕자에게 ‘저희 이번달 돈이 없어서 임금체불을 할 것 같습니다’라는 말을 못 꺼낸다. 돈은 왕자가 기분 좋으면 주는 것이다. 당시 당시에 FIFA 규칙상 임금체불 3개월이 넘어가면 FA가 될 수 있었기 때문에 팀을 나올 수 있었다”라고 밝혔다.
또한 이천수는 당시 상황에 대해 “다른 동료들도 임금체불 이야기를 안 했다. 왜 안 하나 싶었다. 외국인 선수들과 이를 두고 회의를 많이 했다. 보니까 돈 달라고 이야기를 못하길래 사우디아라비아 동료에게 물어봤다. 그랬더니 ‘신만이 돈을 주는 시기를 안다’라고 답하더라”라고 말했다.
다행히 이천수는 밀린 임금을 받았다. 그는 “FIFA에 고소해서 받았다. FIFA가 사우디아라비아 관련 문제는 빠르다. 선례가 많기 때문이다”라고 밝혔다.
결과적으로 돈이 없어서 안 준 것이 아닌 정확히 날짜를 지키는 시스템, 구단주에게 감히 문의할 수 없는 계급 차이로 생긴 일이었다. 이천수는 “구단주가 라이벌 팀과 경기를 앞두고 와 이기면 보너스 5000만 원씩을 준다고 했다. 정작 월급이 안 나오고 있었다. 현지 건설업체 등도 돈을 못 받는 경우가 많다고 하는데 결제대금을 결제일이 맞춰준 적이 없다고 하더라”라고 덧붙였다.
김도곤 온라인기자 kim2010@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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