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라인 선 이재명, 비난하던 유튜버에 "쉿"…A4 3장 입장문 읽었다

이정현 기자 2023. 1. 10.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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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검은색 카니발 차량에서 내리자 검찰청 앞은 함성이 터져나왔다.

하지만 이 대표가 지지자들에게 인사를 하기로 결정하면서 청사 정문에 내려 당 지도부와 함께 걸어 올라가는 것으로 계획을 바꿨다.

정문부터 이 대표와 함께 이동하려 했던 당 지도부도 사고를 우려해 결국 별도 이동했다.

이 대표가 조사를 받기 위해 청사 안으로 들어간 이후에도 지지자들은 정문 앞 집회를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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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이재명, 당 지도부와 檢 출석…지지자·보수단체 일대 '혼란'
[성남=뉴시스] 사진공동취재단 = '성남FC 후원금' 의혹을 받고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경기도 성남시 수원지방검찰청 성남지청으로 출석하기 앞서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23.01.10.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검은색 카니발 차량에서 내리자 검찰청 앞은 함성이 터져나왔다. 수많은 지지자가 경찰의 통제 속에서도 그를 감싸려 몰려들었고, 보수단체와 당 지도부, 당직자, 취재진, 유튜버 등이 뒤섞이며 일대 혼란이 빚어졌다.

이 대표가 탄 차량은 10일 오전 10시18분경 경기도 성남에 위치한 수원지방검찰청 성남지청 앞에 도착했다. 검은색 양복과 코트에 짙은 남색 넥타이 차림의 이 대표가 하차하자 이미 3시간 전부터 자리를 잡고 집회 중이던 유튜버와 지지자들이 한꺼번에 몰려들었다.

원래대로라면 이 대표는 청사 입구에서 내려 입장을 발표한 뒤 조사실로 들어갈 계획이었다. 하지만 이 대표가 지지자들에게 인사를 하기로 결정하면서 청사 정문에 내려 당 지도부와 함께 걸어 올라가는 것으로 계획을 바꿨다.

지지자들에게 둘러싸인 이 대표는 단 한발자국도 움직일 수 없었다. 경찰과 검찰 방호원이 강제로 길을 연 후에야 조금씩 앞으로 나아갔다. 이 대표도 자신을 둘러싼 많은 인파에 사뭇 놀랐는지 얼굴에는 당황스런 기색이 역력했다.

잠시 뒤 이 대표는 수많은 인파와 함께 조금씩 청사 정문으로 이동했다. 조정식 민주당 사무총장과 천준호 비서실장 등 당 지도부가 이 대표 뒤에서 함께 걸음을 옮겼다. 지지자들은 조금씩 밀려 움직이면서도 이 대표의 이름을 연호했고 "표적수사 중단하라"고 외쳤다. 반면 보수단체들은 "이재명을 체포하라"고 소리를 높였다. 이 대표도 굳은 표정으로 지지자들을 향해 고개를 끄덕이는 등 화답했다.

[서울=뉴시스] 사진공동취재단 = '성남FC 후원금' 의혹을 받고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성남 수정구 수원지방검찰청검 성남지청에 출석하고 있다. 2023.01.10.


많은 인파로 이동이 어려워 이 대표가 하차 지점에서 30보 거리인 청사 정문까지 가는데 10분이 넘게 소요됐다. 경찰이 정문에서 출입자를 통제 중이었으나 지지자들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현장을 취재 중이던 사진기자 한 명이 호흡곤란으로 쓰러지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정문부터 이 대표와 함께 이동하려 했던 당 지도부도 사고를 우려해 결국 별도 이동했다.

인파를 뚫고 오전 10시34분경 청사 입구에 선 이 대표는 당당한 모습이었다. 미소는 굳어 있었지만 표정과 태도에서 자신감이 묻어났다. 그는 입장문을 읽기 전 자신을 비난하던 유튜브를 향해 손을 입에다 가져대며 조용히 하라는 신호를 보내기도 했다.

주위가 조용해지자 이 대표는 품 속에서 미리 작성해 온 원고를 꺼내 읽었다. 목소리는 낮았지만 힘이 있었고 차분했다. 그는 "오늘 이 자리는 역사에 기록될 것"이라며 "불의한 정권의 역주행을 이겨내고 역사는 전진한다는 명백한 진리를 증명한 역사의 변곡점으로 기록되길 바란다"고 했다.

이 대표는 A4 용지 3장 분량의 원고를 모두 읽은 뒤 입을 꼭 다문 채 자신과 함께해 준 의원들에게 인사를 건넸다. 천천히 청사 입구로 들어가던 이 대표는 계단을 올라 뒤를 돌아보고 손을 흔들어 지지자들에게 인사를 건넸다. 주위를 둘러보며 인사를 건넨 그는 마지막으로 허리를 굽혀 인사한 뒤 청사 안으로 들어갔다.

이 대표가 조사를 받기 위해 청사 안으로 들어간 이후에도 지지자들은 정문 앞 집회를 이어갔다. 보수·진보 성향 시민단체들은 이날 성남지청 앞에 2000명 규모의 집회를 신청했다. 경찰은 이에 대응해 12개 중대 900명의 경력을 배치했다.

[성남=뉴시스] 사진공동취재단 = '성남FC 후원금' 의혹을 받고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경기도 성남시 수원지방검찰청 성남지청으로 출석하고 있다. 2023.01.10.


이정현 기자 goroni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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