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라인 선 이재명, 비난하던 유튜버에 "쉿"…A4 3장 입장문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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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검은색 카니발 차량에서 내리자 검찰청 앞은 함성이 터져나왔다.
하지만 이 대표가 지지자들에게 인사를 하기로 결정하면서 청사 정문에 내려 당 지도부와 함께 걸어 올라가는 것으로 계획을 바꿨다.
정문부터 이 대표와 함께 이동하려 했던 당 지도부도 사고를 우려해 결국 별도 이동했다.
이 대표가 조사를 받기 위해 청사 안으로 들어간 이후에도 지지자들은 정문 앞 집회를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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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검은색 카니발 차량에서 내리자 검찰청 앞은 함성이 터져나왔다. 수많은 지지자가 경찰의 통제 속에서도 그를 감싸려 몰려들었고, 보수단체와 당 지도부, 당직자, 취재진, 유튜버 등이 뒤섞이며 일대 혼란이 빚어졌다.
이 대표가 탄 차량은 10일 오전 10시18분경 경기도 성남에 위치한 수원지방검찰청 성남지청 앞에 도착했다. 검은색 양복과 코트에 짙은 남색 넥타이 차림의 이 대표가 하차하자 이미 3시간 전부터 자리를 잡고 집회 중이던 유튜버와 지지자들이 한꺼번에 몰려들었다.
원래대로라면 이 대표는 청사 입구에서 내려 입장을 발표한 뒤 조사실로 들어갈 계획이었다. 하지만 이 대표가 지지자들에게 인사를 하기로 결정하면서 청사 정문에 내려 당 지도부와 함께 걸어 올라가는 것으로 계획을 바꿨다.
지지자들에게 둘러싸인 이 대표는 단 한발자국도 움직일 수 없었다. 경찰과 검찰 방호원이 강제로 길을 연 후에야 조금씩 앞으로 나아갔다. 이 대표도 자신을 둘러싼 많은 인파에 사뭇 놀랐는지 얼굴에는 당황스런 기색이 역력했다.
잠시 뒤 이 대표는 수많은 인파와 함께 조금씩 청사 정문으로 이동했다. 조정식 민주당 사무총장과 천준호 비서실장 등 당 지도부가 이 대표 뒤에서 함께 걸음을 옮겼다. 지지자들은 조금씩 밀려 움직이면서도 이 대표의 이름을 연호했고 "표적수사 중단하라"고 외쳤다. 반면 보수단체들은 "이재명을 체포하라"고 소리를 높였다. 이 대표도 굳은 표정으로 지지자들을 향해 고개를 끄덕이는 등 화답했다.
많은 인파로 이동이 어려워 이 대표가 하차 지점에서 30보 거리인 청사 정문까지 가는데 10분이 넘게 소요됐다. 경찰이 정문에서 출입자를 통제 중이었으나 지지자들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현장을 취재 중이던 사진기자 한 명이 호흡곤란으로 쓰러지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정문부터 이 대표와 함께 이동하려 했던 당 지도부도 사고를 우려해 결국 별도 이동했다.
인파를 뚫고 오전 10시34분경 청사 입구에 선 이 대표는 당당한 모습이었다. 미소는 굳어 있었지만 표정과 태도에서 자신감이 묻어났다. 그는 입장문을 읽기 전 자신을 비난하던 유튜브를 향해 손을 입에다 가져대며 조용히 하라는 신호를 보내기도 했다.
주위가 조용해지자 이 대표는 품 속에서 미리 작성해 온 원고를 꺼내 읽었다. 목소리는 낮았지만 힘이 있었고 차분했다. 그는 "오늘 이 자리는 역사에 기록될 것"이라며 "불의한 정권의 역주행을 이겨내고 역사는 전진한다는 명백한 진리를 증명한 역사의 변곡점으로 기록되길 바란다"고 했다.
이 대표는 A4 용지 3장 분량의 원고를 모두 읽은 뒤 입을 꼭 다문 채 자신과 함께해 준 의원들에게 인사를 건넸다. 천천히 청사 입구로 들어가던 이 대표는 계단을 올라 뒤를 돌아보고 손을 흔들어 지지자들에게 인사를 건넸다. 주위를 둘러보며 인사를 건넨 그는 마지막으로 허리를 굽혀 인사한 뒤 청사 안으로 들어갔다.
이 대표가 조사를 받기 위해 청사 안으로 들어간 이후에도 지지자들은 정문 앞 집회를 이어갔다. 보수·진보 성향 시민단체들은 이날 성남지청 앞에 2000명 규모의 집회를 신청했다. 경찰은 이에 대응해 12개 중대 900명의 경력을 배치했다.
이정현 기자 goroni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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