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성남FC 무혐의 결론”…법조계 “경찰이 3년 뭉갠 사건, 사실과 달라”
10일 검찰 소환 조사를 받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성남지청 앞에서 조사 대상인 성남FC 불법 후원금 의혹 사건에 대해 “수년간 수사를 해서 무혐의로 처분된 사건을 다시 끄집어내 없는 죄를 만드는 사법쿠데타”라고 했다. 그러나 법조계에서는 사건의 진행 경과를 볼 때 경찰이 3년 이상 사건을 묵히는 등으로 제대로 수사되지 않았을 뿐 ‘무혐의 처분’은 사실과 다르다는 평가가 나온다.
성남FC 불법 후원금 사건은 2018년 6월 지방선거에서 경기지사 선거를 앞두고 당시 바른미래당 김영환 후보와 장영하 변호사 등이 고발해 경찰 수사가 진행됐다. 그러나 사건을 맡은 경기 분당경찰서는 공소시효가 6개월인 이재명 대표의 ‘친형 강제입원’관련 선거법 위반 사건만 처리한 후 성남 FC사건 수사는 미뤄두고 있었다. 이후 2020년 10월 이 대표가 대법원에서 선거법 무죄 확정 판결을 받자 2021년 2월에야 수사에 착수했다. 분당경찰서는 그해 7월 이 대표에 대한 서면 조사를 실시한 후 사건을 송치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경찰의 불송치 결정은 사건을 검사에게 보내지 않기로 하는 중간 조치로, 이의신청을 하면 바로 사건이 검찰로 넘어간다. 검찰이 혐의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내리는 불기소 처분과는 다르다. 이 사건도 고발인들이 이의신청을 하면서 사건은 성남지청으로 넘어갔다. 개정 전 형사소송법에 따르면 경찰의 불송치 결정에 대해 고소인 뿐 아니라 고발인도 이의신청을 할 수 있고 이 경우 사건은 즉시 검찰로 넘어간다. 민주당이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박탈)을 내세우며 개정한 현행 형사소송법상으로는 고발인의 이의신청은 불가능하다.
◇박은정 수사무마 의혹에 차장검사 사표까지
이의신청에 따라 사건을 받은 검찰은 경찰에 재수사 요청 혹은 보완수사 요구를 할 수 있다. 그러나 당시 성남지청장은 대표적인 친문 검사로 평가되는 박은정 지청장이었다. 사건이 검찰로 넘어간 후에도 별다른 진척이 없었고, 검찰 안팎에서는 성남지청 검사들이 사건을 검토한 결과 직접 수사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지만 박 성남지청장이 보고를 미루는 등으로 무마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당시 박하영 차장검사가 항의 차원에서 사표를 내면서 논란이 커졌다.
결국 김오수 검찰총장이 이끌던 당시 대검찰청은 작년 2월 이 사건을 분당경찰서가 보완수사하는 것으로 정리했다. 다시 사건을 맡게 된 분당서는 작년 5월 수사를 강제수사로 전환했고, 7월엔 상급기관인 경기남부청으로 사건이 이관됐다. 경찰은 작년 9월 성남FC에 후원금을 낸 여러 기업 중 두산건설의 후원금이 문제가 된다고 판단해 검찰에 사건을 기소의견으로 송치했다.
검찰은 같은달 30일 두산건설 전 대표와 성남시 실장을 우선 기소했다. 검찰은 공소장에 이재명 대표와 측근인 정진상 전 당대표 비서실 정무조정실장을 ‘공범’으로 적시하고 수사를 확대해 왔다. 수사 대상 기업도 두산건설에서 네이버와 차병원 등으로 확대했다.
박은정 전 지청장은 이 사건을 무마한 의혹으로 시민단체에 의해 고발됐다. 이 사건은 수원지검 형사6부에 배당돼 있다. 수원지검은 지난 8월 박하영 전 차장검사 등 당시 수사팀을 불러 조사하는 등 수사에 착수한 상황이다. 검찰 안팎에서는 이 대표 등에 대한 기소가 이루어지면 박 전 지청장에 대한 수사도 본격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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