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열하면 총선 필패"…나경원 향한 집중 견제에 역풍 우려도

이밝음 기자 조소영 기자 2023. 1. 10. 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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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서 "이렇게 치우치면 역작용" "전당대회 효과 반감돼"
역풍 우려 나오지만…친윤계 "지지율 신기루" 비판 계속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이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새로운 미래를 준비하는 모임' 전국 발대식 및 송년 자선음악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 나 부위원장,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 2022.12.14/뉴스1 ⓒ News1 허경 기자

(서울=뉴스1) 이밝음 조소영 기자 =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이 국민의힘 당 대표 출마를 고심하는 가운데 대통령실과 친윤(친 윤석열)계가 강한 견제구를 던지고 있다. 나 부위원장을 향한 노골적인 견제가 여권의 분열된 모습으로 보여 내년 총선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비윤 진영에서는 도리어 응원 목소리를 키우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국민의힘 중진 의원은 10일 뉴스1과 통화에서 나 부위원장을 향한 공격에 대해 "너무 이렇게 한쪽으로 치우치면 반드시 역작용이 있다"며 "전당대회를 전당대회답게 치러야 하는데 이러면 안 된다. 총선에도 영향을 줄테니 다들 걱정하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다른 중진 의원도 "전당대회를 하는 건 힘을 모아서 우리 정부를 뒷받침하고 정부가 성공할 수 있도록 힘이 되어 주는 건데, 우리 안에서 갈등이 깊어지면 전당대회를 하는 의미가 반감되고 역효과가 생길 수 있다. 내부 분열로도 이어질 수 있다"며 "각자가 금도(襟度)를 발휘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당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도 "당연히 작용이 세면 반작용도 있을 수밖에 없다"며 "이런 식의 분열은 결국 총선 필패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나 부위원장을 향한 견제는 유승민 전 의원과 달리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을 공개적으로 비판했던 유승민 전 의원의 경우 당정과 다른 목소리를 낸다는 비판 여지가 있었지만 나 부위원장은 명분이 부족해 오히려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것이다.

다른 당 관계자는 "유 전 의원에 대해서는 당원들도 때리기에 공감하는 부분이 있었을 테지만 나 부위원장에 대해선 납득하기 어려울 수 있다"며 "특히 이러다가 총선이라도 잘못된다면 바로 정부 레임덕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나 부위원장을 향한 일방적인 공격에 반감을 갖는 여당 인사들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나 부위원장에게 힘을 내라는 응원 메시지도 최근 늘어났다고 한다.

전날에는 국민의힘 청년당원 100명이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나 부위원장같이 당원들의 큰 지지를 받는 후보가 반드시 참여해 컨벤션효과를 일으켜야 한다"며 나 부위원장의 출마를 촉구하기도 했다.

해당 기자회견은 나 부위원장이 최승재 의원에게 직접 전화해 기자회견장 예약을 요청했다고 한다. 최 의원은 "(나 부위원장이) 기자회견 전날 연락이 와서 청년들이 있는데 소통관을 쓸 수 있게 해달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최 의원은 소상공인연합회장 시절부터 나 부위원장과 인연을 이어 왔다.

이준석 전 대표와 김용태 전 청년최고위원 등 비윤계도 대통령실과 친윤계를 향해 비판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김 전 최고위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이제는 권력을 가진 일부 특정 세력의 마음에 들지 않았다는 이유로 출마 자체를 봉쇄해 버리려 한다"며 "난데없는 핍박을 받고 있는 우리 당 선배님들께 부탁드린다. 부디 굴하지 말고 용기를 내어달라"고 강조했다. 김 전 최고위원은 전날 CBS라디오 인터뷰에서도 나 부위원장이 지금 별의 순간을 맞이했다며 "지지율이 깡패"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 전 대표도 전날 페이스북에 "골대를 들어 옮기는 것으로 안 되니 이제 자기 팀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선수들을 두들겨 패기 시작했다"고 친윤계를 비판했다.

하지만 대통령실과 친윤계는 역풍 우려에도 나 부위원장을 향한 공격을 멈추지 않고 있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전날 나 부위원장의 해명에 대해 "한 번도 위원회가 열리지 않았는데 위원회 뜻이라는 것은 새빨간 거짓말"이라고 공격했고, 다른 핵심 관계자는 "나 부위원장이 당권에 도전하려면 (부위원장직을) 그만두고 나가는 게 맞다"고 지적했다.

김정재 의원은 이날 YTN라디오 인터뷰에서 "지금 출마하고 싶은 유혹은 순간의 지지율 때문에 그렇다. 신기루 같은 것"이라고 비판했다. 유상범 의원도 MBC라디오 인터뷰에서 "(나 부위원장) 본인의 지지율이 높게 나오면서 관심을 갖다 보니 (출마) 명분이 굉장히 약하다"고 했다.

견제와 응원이 쏟아지는 가운데 나 부위원장은 조만간 출마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에서 나 부위원장의 발언을 정면으로 반박한 만큼 이미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업무를 계속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퇴로가 없는 상황에서 나 부위원장이 출마할 경우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겠지만, 윤석열 정부와 정면으로 맞선다는 부담이 있다. 이대로 물러난다 해도 정치적 타격은 불가피하다.

한 여당 중진 의원은 "정치인이 이런 때 물러서면 상당히 나약하게 보인다"며 "(나 부위원장이) 나올 경우 결선투표가 최대 관심사가 되지 않겠나"라고 내다봤다.

반면 다른 여당 의원은 "윤 대통령 임기가 4년이나 남은 만큼 나 부위원장이 일보 후퇴를 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bright@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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