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이태원 참사' 수사 본격화…특수본 못한 ‘윗선’ 수사 가능할까

경찰청·서울경찰청·용산구청 등 10곳 압수수색
검찰 새 혐의 밝히면 경찰 수사력 도마 오를 듯

6일 서울 마포구 서울경찰청 마포청사에 이태원 압사 참사 사고 수사를 맡은 '이태원 사고 특별수사본부' 현판이 설치되어 있다. 2022.11.6/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서울=뉴스1) 김동규 기자 = 검찰이 이태원 참사 수사를 본격 시작했다. 경찰청과 서울경찰청, 용산경찰서, 용산구청 등 10곳 압수수색이 신호탄이다. 경찰청 특별수사본부(특수본)가 제대로 하지 못한 '윗선' 수사를 검찰이 어느 정도 성과를 낼 수 있을지에 이목이 집중된다.

이태원 참사는 검경 수사권 조정 이후 경찰이 수사를 주도한 첫 대형 사건이었다. 검찰이 새로운 혐의를 찾아낸다면 경찰 수사력에 대한 의구심이 커질 수밖에 없다.

서울서부지검은 10일 오전 9시30분부터 경찰청 등 10곳에서 업무상 과실치사상 등과 관련해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했다. 특수본이 송치한 사건을 더 들여본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관심은 검찰 수사에서 새로운 혐의점이 나와 '윗선' 수사가 본격화할 수 있느냐다. 특수본이 윗선으로 지목된 윤희근 경찰청장,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오세훈 서울시장 등을 '혐의없음'으로 결론낼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 검찰이 이들과 관련한 새로운 혐의를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경찰청장은 국가경찰사무 업무를 지휘·감독하지만 이태원 참사 예방 등 생활안전이나 교통·경비는 자치경찰 업무로 규정돼 시도 자치경찰위원회의 지휘·감독을 받는다. 이런 이유에서 특수본은 윤 청장을 수사 대상에 포함하기 어렵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장관, 오 시장에게 직접적인 책임을 물을 수 있는 법이나 규정이 없는 점도 특수본의 수사를 어렵게 했다. 김광호 서울경찰청장 또한 이미 구속 송치된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보다 사고의 예견 가능성이 크지 않았던데다 사고 당일 밤 11시30분쯤에야 사고를 인지한 점 등이 고려돼 불구속 송치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지지부진한 특수본의 윗선 수사와 달리 검찰 수사에서 윗선의 혐의점이 나와 수사가 본격화한다면 경찰 수사력에 대한 의구심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9월 '검수완박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법) 시행으로 검찰의 직접수사 대상에서 '대형 참사'가 빠져 이태원 참사는 경찰이 주도한 첫 대형참사 수사가 됐다. 이런 이유에서 만약 검찰 수사로 특수본의 부실 수사가 확인되면 경찰의 체면과 자존심을 구길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법조계의 한 관계자는 "검찰 수사에서 공모관계나 추가범행 등이 드러나면 검찰이 계속 수사할 수 있다"며 "불구속 송치 사건에서도 검찰의 보완수사 등이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새로운 혐의점이 나온다면 특수본이 난감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d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