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항구의 창고가 전망대 갖춘 랜드마크로… 독일 함부르크 ‘엘프필하모니’
유윤종 문화전문기자 2023. 1. 10.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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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해로 흘러들어가는 엘베강 하류의 도시 함부르크는 중세 시대 북해 무역으로 번영한 한자동맹의 일원이었다.
오늘날 독일 제2의 도시이며 독일 연방주(州) 중 하나로 유럽에서 세 번째로 큰 항구를 가지고 있다.
2003년 민간 부동산 개발업자가 옛 창고 자리에 콘서트홀을 포함하는 함부르크 최고층 주거건물을 짓기로 하고 스위스 건축회사 헤르초크 운트 드뫼롱의 설계안을 받아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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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함부르크 항만지역 재개발 계획에 뒤늦게 참여
파도모양 유리지붕-전망대 갖춰 새 랜드마크로 떠올라
콘서트홀은 이 거대한 구상 위에 뒤늦게 올려진 꽃송이였다. 2003년 민간 부동산 개발업자가 옛 창고 자리에 콘서트홀을 포함하는 함부르크 최고층 주거건물을 짓기로 하고 스위스 건축회사 헤르초크 운트 드뫼롱의 설계안을 받아들었다. 이 계획에 매혹된 시 정부는 2007년 이 계획을 인수해 직접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건립 과정은 쉽지 않았다. 예정 부지에 있던 창고는 40여년밖에 되지 않았지만 건축사적 의미가 큰 것으로 밝혀지면서 건축문화재로 지정됐다. 헐어버릴 수 없게 되자 함부르크시는 기존 창고 건물 위에 새 건물을 세우기로 결정했다. 3년이 걸릴 예정이었던 건축 기간은 9년을 넘기게 됐고 2억 4100만 유로를 예상했던 예산은 한없이 늘어났다.
주의회에서 야당의 질타가 이어졌지만 되돌리기는 더 힘든 일이었다. 옛 벽돌색 창고 위에 푸르게 굽이치는 유리 건물이 올라가면서 여론은 회의보다는 기대로 돌아서기 시작했다.
2017년 1월 11일, 새 콘서트홀 ‘엘프필하모니’의 첫 콘서트가 열렸다. 엘베강을 뜻하는 ‘엘프’와 필하모니의 복합어였다. 콘서트에 출연한 옛 북독일방송교향악단의 이름도 ‘NDR(북독일방송) 엘프필하모니 오케스트라’로 바뀌었다. 최종 공사비는 당초 예상보다 네 배 가까이 늘어난 8억 6600만 유로(현재 가치 약 1조 1500억 원)였다.
건설기간 내내 ‘엘베강의 말썽꾸러기’였던 이 홀은 이후 엘베강의 보물로 변신했다. 2020년 코로나19로 록다운(이동중단)이 일어나기 전까지 모든 공연이 만석 매진 행렬을 이뤘다. 무엇보다 건물 자체가 볼거리였다.
이 건물은 복합시설로 개발돼 콘서트홀 외 호텔과 스파, 레스토랑, 대규모 실내 주차장을 갖추고 있다. 26층 중 기존 벽돌 창고 위에 들어선 상부 18층은 파도 모양의 유리 구조물로 멀리서도 눈에 띄는 함부르크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꼽힌다. 관객은 지상에서 에스컬레이터로 8층 ‘더 플라자’까지 직접 들어가게 된다. 37미터 높이에서 함부르크 시내를 360도로 조망할 수 있는 더 플라자는 엘프필하모니의 인기를 끌어올려준 최고의 매력 요인으로 평가됐다.
메인 홀은 2100석 규모로 필하모니 드 파리와 마찬가지로 객석이 무대를 둘러싼 비니어드(포도밭) 스타일이다. 벽체가 오목하게 파인 무늬들로 수놓아져 잔향 흡수 효과와 함께 독특한 분위기를 제공한다. 메인 홀 외에 550석 규모의 리사이틀홀과 170명을 수용하는 교육시설 ‘카이스튜디오’도 갖추고 있다.
파도모양 유리지붕-전망대 갖춰 새 랜드마크로 떠올라
북해로 흘러들어가는 엘베강 하류의 도시 함부르크는 중세 시대 북해 무역으로 번영한 한자동맹의 일원이었다. 오늘날 독일 제2의 도시이며 독일 연방주(州) 중 하나로 유럽에서 세 번째로 큰 항구를 가지고 있다.
중세시대 성벽 바로 앞에 있던 그라스브로크 섬은 19세기에 옛 항구가 포화상태를 이루자 새로운 항구로 개발됐다. 1880년대에는 섬 전체가 창고로 가득 찼다. 유럽이 철도망과 고속도로망으로 통합되면서 20세기 후반에는 항구의 물동량이 감소했고, 이제 시내 중심부에 위치하게 된 이 지역은 퇴락의 기미를 감출 수 없었다.
2000년 함부르크 시는 이 지역을 재개발하는 ‘하펜시티(항구도시) 함부르크’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2025년까지 5만 명을 고용하는 기업 및 상업 시설과 1만4000명이 거주하는 아파트를 짓는다는 구상이었다.
중세시대 성벽 바로 앞에 있던 그라스브로크 섬은 19세기에 옛 항구가 포화상태를 이루자 새로운 항구로 개발됐다. 1880년대에는 섬 전체가 창고로 가득 찼다. 유럽이 철도망과 고속도로망으로 통합되면서 20세기 후반에는 항구의 물동량이 감소했고, 이제 시내 중심부에 위치하게 된 이 지역은 퇴락의 기미를 감출 수 없었다.
2000년 함부르크 시는 이 지역을 재개발하는 ‘하펜시티(항구도시) 함부르크’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2025년까지 5만 명을 고용하는 기업 및 상업 시설과 1만4000명이 거주하는 아파트를 짓는다는 구상이었다.
콘서트홀은 이 거대한 구상 위에 뒤늦게 올려진 꽃송이였다. 2003년 민간 부동산 개발업자가 옛 창고 자리에 콘서트홀을 포함하는 함부르크 최고층 주거건물을 짓기로 하고 스위스 건축회사 헤르초크 운트 드뫼롱의 설계안을 받아들었다. 이 계획에 매혹된 시 정부는 2007년 이 계획을 인수해 직접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건립 과정은 쉽지 않았다. 예정 부지에 있던 창고는 40여년밖에 되지 않았지만 건축사적 의미가 큰 것으로 밝혀지면서 건축문화재로 지정됐다. 헐어버릴 수 없게 되자 함부르크시는 기존 창고 건물 위에 새 건물을 세우기로 결정했다. 3년이 걸릴 예정이었던 건축 기간은 9년을 넘기게 됐고 2억 4100만 유로를 예상했던 예산은 한없이 늘어났다.
주의회에서 야당의 질타가 이어졌지만 되돌리기는 더 힘든 일이었다. 옛 벽돌색 창고 위에 푸르게 굽이치는 유리 건물이 올라가면서 여론은 회의보다는 기대로 돌아서기 시작했다.
2017년 1월 11일, 새 콘서트홀 ‘엘프필하모니’의 첫 콘서트가 열렸다. 엘베강을 뜻하는 ‘엘프’와 필하모니의 복합어였다. 콘서트에 출연한 옛 북독일방송교향악단의 이름도 ‘NDR(북독일방송) 엘프필하모니 오케스트라’로 바뀌었다. 최종 공사비는 당초 예상보다 네 배 가까이 늘어난 8억 6600만 유로(현재 가치 약 1조 1500억 원)였다.
건설기간 내내 ‘엘베강의 말썽꾸러기’였던 이 홀은 이후 엘베강의 보물로 변신했다. 2020년 코로나19로 록다운(이동중단)이 일어나기 전까지 모든 공연이 만석 매진 행렬을 이뤘다. 무엇보다 건물 자체가 볼거리였다.
이 건물은 복합시설로 개발돼 콘서트홀 외 호텔과 스파, 레스토랑, 대규모 실내 주차장을 갖추고 있다. 26층 중 기존 벽돌 창고 위에 들어선 상부 18층은 파도 모양의 유리 구조물로 멀리서도 눈에 띄는 함부르크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꼽힌다. 관객은 지상에서 에스컬레이터로 8층 ‘더 플라자’까지 직접 들어가게 된다. 37미터 높이에서 함부르크 시내를 360도로 조망할 수 있는 더 플라자는 엘프필하모니의 인기를 끌어올려준 최고의 매력 요인으로 평가됐다.
메인 홀은 2100석 규모로 필하모니 드 파리와 마찬가지로 객석이 무대를 둘러싼 비니어드(포도밭) 스타일이다. 벽체가 오목하게 파인 무늬들로 수놓아져 잔향 흡수 효과와 함께 독특한 분위기를 제공한다. 메인 홀 외에 550석 규모의 리사이틀홀과 170명을 수용하는 교육시설 ‘카이스튜디오’도 갖추고 있다.
유윤종 문화전문기자 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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