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와 시각]심상찮은 ‘脫明’과 서울민심

방승배 기자 2023. 1. 10.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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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성남FC 후원금' 의혹과 관련해 피의자 신분으로 10일 검찰에 출석했다.

2년 전 경찰이 무혐의 결론을 낸 사안인 만큼 이 대표는 이번에도 무혐의 입증에 자신감을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지만, 변호사비 대납·대장동 의혹 등 '사법리스크'의 본게임이 남아 있다.

이 대표 소환으로 사법리스크가 본격화하는 와중에 민주당이 마주하는 현실은 서울 민심의 이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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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승배 정치부 부장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성남FC 후원금’ 의혹과 관련해 피의자 신분으로 10일 검찰에 출석했다. 2년 전 경찰이 무혐의 결론을 낸 사안인 만큼 이 대표는 이번에도 무혐의 입증에 자신감을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지만, 변호사비 대납·대장동 의혹 등 ‘사법리스크’의 본게임이 남아 있다. 그런데 제1 야당 당수로서 진짜 위기는 그의 주변에 ‘괜찮은 사람’이 하나둘 떨어져 나간다는 것이다. 아울러 당 대표 방탄에 정신이 팔렸던 민주당이 직시해야 할 또 하나의 위기는 내년 4월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돌아선 민심, 특히 수도 서울의 민심이다. 169석 거대 의석이라는 완력으로 밀어붙였던 각종 ‘반칙’과 ‘편법’들이 차곡차곡 쌓인 결과다.

이 대표 주변에 사람이 떠나는 것은 이 대표 대선 패배 이후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출마 때 김영진 의원 등 일부 의원부터 시작이 됐다. 최근 ‘35년 지기’ 정성호 의원이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는 당이 아닌 이 대표 개인이 대응해야 한다는 비판을 언론에 실명으로 한 것은 충언을 받아들이지 않는 이 대표를 향한 정 의원의 ‘공개 반발’이었다. 정 의원은 요즘 주변에 “나는 개털됐다”는 말을 종종 한다고 한다. 이 대표는 결국 정 의원의 말을 듣지 않고 당 지도부를 모두 병풍으로 세웠다. 이뿐만 아니라 이 대표 가까이서 당직을 맡고 있는 의원들도 발 뺄 기회만 엿보고 있다는 얘기가 들린다. 이 대표가 곁을 ‘허(許)’하는 사람은 아첨꾼들뿐이다. 이런 당수 밑에서 내년 총선을 치를 수 있을까. 충신들을 시쳇말로 ‘개털’ 취급하면 정말 남는 것은 ‘개딸’밖에 없을지도 모른다. 우상호 의원은 “제1야당 당수인 김영삼을 체포했다가 박정희 정권이 망했다”고 했다. 제1야당 당수라는 공통점이 있지만, 이 대표를 김영삼에 견주는 게 온당한가.

이 대표 소환으로 사법리스크가 본격화하는 와중에 민주당이 마주하는 현실은 서울 민심의 이반이다. 윤석열 정부의 낮은 지지율에 조소를 보낼 때가 아니다. 문화일보가 한국갤럽 조사 결과를 분석한 바에 따르면 1월 첫주의 서울 민심은 국민의힘 38%, 민주당 33%.0 지난해 연간 집계에서도 서울의 전체 지지율은 국민의힘 38%, 민주당 32%였다. 지난해 11월만 제외하면 모두 국민의힘에 뒤진다. 지지율과 의석수가 일치하지는 않는다고 해도 이 같은 흐름이 내년 총선까지 이어진다면 민주당 40석, 국민의힘 9석인 현재의 의석 비율에도 적지 않은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 제18대 총선 이후 처음으로 서울을 보수 정당에 내줄 수 있다.

민주당은 2년 6개월 전의 민의를 대변하는 당에 머물러 있으면서 다수의 횡포에 취해 있었다는 점을 아직도 자각하지 못하는 듯하다. 우리 헌법이 대통령선거와 국회의원선거 시기와 임기를 다르게 한 이유를 이해하지 못했다. 헌법학자인 허영 경희대 석좌교수는 이를 ‘민의의 신진대사’라고 표현한다.

윤 대통령이 중대선거구제를 꺼낸 이유가 수도권의 불리한 의석수를 바꾸기 위한 복안이라고 분석하는 전문가들이 꽤 있다. 민주당이 지금의 관성대로 간다면 선거제 개편 없이도 서울의 의석 구도는 물론 전체 의석 구도가 확 바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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