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에세이]삼라를 수놓은 빛의 율동

2023. 1. 10.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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볕이 잘 드는 창가에 일렬로 줄지어 있는 화분들에 물을 주고 나서, 이 몸도 잠시 식물의 대열에 합류한다.

태양으로부터 8분 30초 동안 숨 가쁘게 달려온 빛, 그 수고가 얼마나 경이롭고 고귀한가.

틈새로 스며드는 한 줄기 빛이 생명을 키우듯, 창조적 영감의 화면을 일구는 작가다.

바람에 흔들려 빛을 산란(散亂)시키는 수목들. 석양을 머금어 일렁이는 바다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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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영근, 피어오르다. 53×40㎝, 캔버스에 유화, 2022.

이재언 미술평론가

볕이 잘 드는 창가에 일렬로 줄지어 있는 화분들에 물을 주고 나서, 이 몸도 잠시 식물의 대열에 합류한다. 겨울 한 철은 햇살의 축복 속에 광합성을 수행하는 디오게네스다. 태양으로부터 8분 30초 동안 숨 가쁘게 달려온 빛, 그 수고가 얼마나 경이롭고 고귀한가. 조금씩 축적된 세로토닌으로 올 한 해도 즐겁게 살련다.

새해 벽두 빛의 탐미주의자 전영근의 최근 전시 소식이 반갑다. 틈새로 스며드는 한 줄기 빛이 생명을 키우듯, 창조적 영감의 화면을 일구는 작가다. 온갖 빛을 채집하여 가슴에 저장해두었다가, 감각의 우주를 구현해낸다. 자연과 교호(交互)하는 빛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헤도니스트의 모습 그대로다.

삼라에 가득한 빛의 향연과 강렬한 색의 하모니로 화면은 생기가 넘친다. 약동하는 생명의 세계에 대한 내면의 반응과 감동이 그대로 투영되고 있다. 온갖 추상이 켜켜이 쌓인다. 바람에 흔들려 빛을 산란(散亂)시키는 수목들…. 석양을 머금어 일렁이는 바다도 보인다. 비발디 ‘사계’의 여름은 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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