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은, 조용한 컴백...실천문학 편집주간 “詩 게재 전혀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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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추행 논란 이후 문단과 멀어졌던 고은(90) 시인이 5년 만에 돌아왔다.
최근 실천문학사를 통해 새 시집 '무의 노래'와 대담집 '고은과의 대화'를 출간하며 본격적인 문학 활동 재개를 알린 것.
정치철학자 라민 자한베글루과 고은의 대화를 엮은 대담집은 2020년 인도에서 먼저 출판됐는데, 유한룡 실천문학 편집장이 "고은이 왜 전지구적 시인인지 알 수 있었다"고 추천사를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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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추행 논란 이후 문단과 멀어졌던 고은(90) 시인이 5년 만에 돌아왔다. 최근 실천문학사를 통해 새 시집 ‘무의 노래’와 대담집 ‘고은과의 대화’를 출간하며 본격적인 문학 활동 재개를 알린 것. 특히, 실천문학 겨울호에 실린 고(故) 김성동 작가 추모 시는 편집주간인 구효서 소설가에게도 알리지 않고 발행인이 직권으로 실은 것으로 확인됐다. 내부 논의과정 없이 고은의 문단 복귀에 힘을 실어준 것으로 보인다.
이번 신작 시집은 고은의 등단 65주년을 맞아 출간된 것으로 알려졌다. 118편의 시들은 유년기의 기억, 식민지 교육과 한국전쟁, 자살 시도와 시인들과의 만남, 정치적 활동 등 전기적 사실과 시에 대한 시인의 철학을 집중적으로 묻고 답하는 내용이다. 성추문 폭로 당시 혐의를 부인하며 "계속 집필하겠다"고 밝혔던 시인은 이번에도 "시의 시간을 살았다"며 지난 5년을 짧게 회고했을 뿐, 사과의 말이나 특별한 입장 표명은 없었다. 김우창 고려대 명예교수는 이번 시집에 대해 "시이면서 인생론이고 철학적 발언"이라고 해설했다. 정치철학자 라민 자한베글루과 고은의 대화를 엮은 대담집은 2020년 인도에서 먼저 출판됐는데, 유한룡 실천문학 편집장이 "고은이 왜 전지구적 시인인지 알 수 있었다"고 추천사를 썼다.
고은의 성추문은 최영미 시인이 2017년 ‘황해문화’ 겨울호에 그의 성추행 행적을 묘사한 시 ‘괴물’을 게재하면서 불거졌다. 이에 고은은 2018년 3월 영국 일간지 가디언을 통해 "나는 나 자신과 아내에게 부끄러운 행동을 한 적이 없다"고 혐의를 부인했다.
책에는 과거 성추문 관련한 내용은 없다. 고은은 작가의 말을 통해 "시집 ‘초혼’과 ‘어느날’이 나온 뒤로 5년이다. 다섯 번의 가을을 애지중지로 지내는 동안 둘은 하나와 하나로 돌아간 적이 없다"고 소회를 밝히고, 가족과 실천문학사에 감사의 말을 전했을 뿐이다. 사과나 해명 없이 성추문 작가의 글을 싣고 출간한 실천문학사의 공식 입장을 듣기 위해 연락을 취했으나, 전화 연결이 되지 않았다. 편집주간인 구 소설가는 10일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고은 시인의 추모 시를 포함한 김성동 작가 추모 특집 부분이 실리는 것에 대해서는 책이 나올 때까지 전혀 알지 못했다"면서 유감을 표했다.
한편, 고은의 문단 복귀 소식에 문학전문지 ‘뉴스페이퍼’가 진행하고 있는 ‘고은 문단 복귀 적절성 설문조사’는 현재 2000 여 명이 참여했으며, 99.2%가 ‘반대’ 의견을 내고 있다. 서점가의 반응도 냉랭하다. 한 온라인 서점 책 소개 아래에는 "추한 출판" "한심하다"라는 비난 댓글이 이어지고 있다.
박동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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