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 주가 '조마조마'…"우리사주 풀린다" 실적 우려까지

홍순빈 기자 2023. 1. 10.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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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스1 제공


지난해 코스피 주도주였던 LG에너지솔루션(LG엔솔)에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실적 악화와 함께 경기침체 우려로 인한 고객사인 전기차 업체의 수요 둔화도 예상돼서다. 대규모 보호예수 물량 매도 리스크도 존재한다.

증권가에선 LG엔솔에 대한 실적 기대치를 점차 낮추고 있다. 악재가 겹친 만큼 투자자들이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이 LG엔솔에 주는 긍정적인 영향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10일 오전 11시8분 LG엔솔은 전 거래일 보다 1만7500원(3.77%) 오른 48만1500원을 기록 중이다. 미국 완성차업체인 '포드'와 합작공장을 설립한다는 소식 때문이다. 이날 포드는 튀르키예 3자 합작공장 계약의 새 협력사로 LG엔솔을 유력한 후보로 검토 중이라고 전해졌다.

하지만 LG엔솔이 언제까지 상승세를 유지할지 묘연한 상황이다. 현재 주가는 전고점 대비 23.45% 하락한 상태다. 전날(9일) 발표된 LG엔솔의 지난해 4분기 잠정실적은 시장 기대치에 못 미쳤다.

LG엔솔은 지난해 4분기 잠정 매출액이 8조5400억원, 영업이익은 2374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보다 각각 92%, 214% 올랐지만 영업이익은 시장 기대치(4534억원)를 크게 밑돌았다. 영업이익률은 2.8%다.

LG엔솔 측은 일회성 비용엔 임직원 성과급 지급과 원가 상승에 따른 ESS(에너지저장장치) 사외교체 비용 증가분 등이 포함돼 영업이익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증권업계는 거기에 더해 원/달러 환율 하락과 판가 인하 등이 실적에 영향을 줬을 것으로 분석한다.

김현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메탈 가격과 판가 간 래깅이 가장 짧은 소형 전지의 경우 판가 하락으로 수익성이 악화됐을 것"이라며 "일회성 비용을 제외하면 LG엔솔의 영업이익은 약 5200억원으로 전분기와 유사하나 영업이익률은 전분기 대비 약 0.6%포인트(p) 하락한 6% 수준"이라고 말했다.


대규모 매도물량 폭탄 위험성도 존재한다. 지난해 1월27일 코스피에 상장하면서 우리사주를 배정받았던 LG엔솔 직원들의 보호예수가 이달 30일 해제된다. 우리사주조합이 보유한 주식은 총 792만4939주다.

전체 발행주식의 3% 남짓이나 주식 유통시장에 미칠 영향은 상당히 클 것으로 보인다. LG화학(81.84%)과 국민연금(5.01%)이 보유한 주식을 제외한 실질 유통물량의 약 25.78% 수준이다. 아울러 현재 주가가 공모가(30만원)보다 약 60.5% 상승한 상태로 매도 실익도 높은 편이다.

유안타증권은 LG엔솔 상장 이전 2020~2021년 IPO(기업공개)를 진행했던 4개 기업(현대중공업, SK바이오사이언스, 하이브, SK바이오팜)을 놓고 분석한 결과 보호예수 해제 후 우리사주 감소폭은 지난해 9월말 기준으로 평균 74.1%p에 달한다.

고경범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주요 IPO 종목의 상장 후 1년 성과 부진과 금리상승에 따른 대출부담 등으로 인한 오버행(대규모 매도) 물량은 적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악재에 악재 낀 LG엔솔…올해 전망도 '먹구름'
LG엔솔의 향후 전망은 어둡다. 전기차 수요 둔화 우려가 아직 해소되지 않아서다. 지난해 주도주인 '태조이방원'(태양광·조선·이차전지·방산·원자력) 랠리를 이끌었던 것과 대조적이다.

증권가는 장기적으로 전체 자동차 시장에서의 전기차 침투율이 올라갈 것으로 보지만 당분간 전기차 업체들의 성장률이 둔화될 것으로 분석한다. 이에 LG엔솔과 같은 셀메이커 업체들의 실적 추정치 역시 내려갈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한다.

김현수 연구원은 "테슬라의 올해 인도 대수 성장률 목표치가 현재 50% 수준이나 30%대로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높다"며 "올 1분기 말 LG엔솔의 분기 실적 발표 및 테슬라의 인도 대수 가이던스 조정 이후 주가가 단기 바닥을 형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IRA로 인한 수혜는 기대해볼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IRA 법안에선 자동차 부품 가운데 일정 부분 이상이 북미에서 생산되면 보조금 등을 지급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LG엔솔은 지난해 일본 자동차 업체인 혼다와 미국에 배터리 합작법인(JV) 설립을 발표한 만큼 향후 공급 확대도 가능한 상황이다.

구성중 DS투자증권 연구원은 "LG엔솔은 미국 선두 진출의 프리미엄을 받고 있고 고객사 다변화와 IRA 내 AMPC(생산세액공제) 수혜 등이 근거로 꼽힌다"며 "해당 법인의 진행상황과 LG엔솔의 수혜 규모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홍순빈 기자 biniho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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