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경찰청 등 압수수색…'이태원 참사' 본격 보강수사(종합)

검경, 용산소방서장 영장 놓고 한 차례 신경전…불구속 송치키로

[더팩트ㅣ최의종 기자] 이태원 참사 부실 대응 사건을 경찰에서 넘겨받은 검찰이 경찰청과 서울경찰청을 압수수색하는 등 본격적인 보강수사에 나섰다.

서울서부지검은 10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과 종로구 서울경찰청, 용산경찰서, 용산구청 등 10개 장소에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하고 있다.

검찰은 경찰청과 서울청의 정보 관련 부서 사무실에 수사관을 보내 핼러윈 축제 관련 보고 문건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청 이태원 사고 특별수사본부는 지난달 30일 업무상과실치사·상과 허위공문서작성 및 행사 혐의로 이임재 전 용산서장(총경)을 서부지검에 구속 송치했다.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로 송병주 전 용산서 112상황실장(경정)과 전 용산서 112상황팀장도 검찰에 넘겼다.

이 전 서장은 핼러윈 기간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측됐는데도 사전 조치하지 않고, 사후에 현장 책임자인데도 늦게 도착하며 부실 대응한 혐의를 받는다. 송 전 실장과 A씨 등은 압사 위험을 알리는 112신고에도 적절한 조치를 하지 않은 혐의가 있다.

이 전 서장은 상황보고서에 현장 도착시간을 실제 오후 11시5분보다 앞당겨 작성하도록 한 혐의도 있다. 보고서를 작성한 A씨도 같은 혐의를 적용해 수사를 벌인 뒤 검찰에 송치했다.

특수본은 지난 3일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로 박희영 용산구청장과 최원준 용산구 안전재난과장을 검찰에 구속 송치했다. 최 과장은 직무유기 혐의도 있다. 유승재 용산구 부구청장과 문인환 용산구 안전건설교통국장도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로 불구속 송치했다.

박 구청장은 핼러윈 기간 안전사고 예방대책 마련을 소홀히 하고 참사에 부적절하게 대처한 혐의를 받는다. 최 과장은 핼러윈 안전조치 책임이 있는 주무 부서 책임자이면서 부실한 사전 조치로 참사를 초래하고, 사후 대응도 미흡하게 해 인명 피해를 키운 혐의가 있다.

특수본은 유 부구청장과 문 국장도 참사 대처에 부적절했다고 보고 검찰에 넘겼다. 특수본은 주최없는 행사의 안전관리 1차 책임은 기초자치단체에 있다고 판단해 검찰에 사건을 넘겼다. 또한 경찰과 소방, 지자체의 과실이 중첩돼 참사 결과가 발생했다고 본다.

검찰이 이날 경찰청 등을 압수수색하면서 본격적인 보강수사에 돌입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성범 용산소방서장 구속영장을 놓고 특수본이 신청했으나 검찰이 반려해 두 기관이 한 차례 신경전을 벌인 바 있다. 다만 특수본은 최 서장을 불구속 송치하기로 결정했다.

bell@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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