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장 "은행 영업시간 단축 지속돼 국민들 불편"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코로나19 거리두기 해제에도 불구하고 은행들의 영업시간 단축이 지속되면서 국민들 불편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원장은 10일 금감원 임원회의에서 "은행 노사간 원만한 협의를 통해 영업시간이 하루속히 정상화 될 수 있도록 노력해 줄 것"을 요청하며 이같이 밝혔다.

은행권은 코로나19가 확산한 2020년 간헐적으로 영업시간을 기존 '오전 9시~오후 4시'에서 '오전 9시 30분∼오후 3시 30분'으로 단축하다가, 2021년 7월부터 전국 단위로 영업시간 1시간 단축을 확대했다.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는 지난해 4월 해제됐지만, 은행권은 단축된 영업시간을 지금까지 이어왔다. 은행 노사가 실내마스크 착용 의무까지 해제된 이후 영업시간 단축 여부를 논의하기로 합의했다는 이유에서다.

앞서 김주현 금융위원장도 지난 5일 "코로나19 방역 상황이 정상화하는 가운데 은행 영업시간도 정상적으로 복원하는 것이 은행권에 대한 국민 정서와 기대에 부합할 것"이라며 "빨리 노사 간 협의가 이뤄져 영업시간이 정상화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의 지적이 이어지면서 은행 노사는 실내 마스크 의무 해제에 앞서 별도의 태스크포스(TF)를 통해 영업시간 문제를 논의하기로 했다.

이날 이 원장은 은행의 성과보수체계의 개선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막대한 이자 수익을 올린 주요 은행들이 직원들에게 기본급의 최대 400% 성과급을 지급하는 '성과급 잔치'를 벌인 것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원장은 "단기성과에 너무 치우쳐 중장기적으로 내부통제 및 리스크관리 소홀, 금융사고 발생 등의 문제점이 초래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 원장은 "고금리가 지속되는 가운데 경기하강 우려도 커지면서 서민경제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면서 "감독당국이 서민경제 안정에 기여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해 줄 것"을 당부했다.

특히 금리상승기에 은행이 시장금리 수준, 차주 신용도 등에 비추어 대출금리를 과도하게 올리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원장은 "은행의 금리 산정·운영 실태를 지속적으로 점검·모니터링하여 미흡한 부분은 개선토록 하는 등 금리산정체계의 합리성·투명성 제고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말했다.강길홍기자 slize@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