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가치만 8687조원...전세계 550개 바이오·제약기업 후끈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K-바이오도 총출동
“원격의료 시장 투자 크게 확산될 것”
“지난 몇 년간 팬데믹으로 투자가 소극적으로 이뤄졌지만 다시 예년처럼 투자가 회복되고 있다. 우수 기술력을 지닌 새로운 기업이 탄생하고 있다.”(마이크 가이토 JP모건 헬스케어 투자 글로벌 대표)
세계 최대 바이오 행사가 3년 만에 대면으로 돌아왔다. 글로벌 ‘빅파마(Big Pharma, 거대 제약회사)’는 물론, 신진 바이오업체까지 대거 행사에 참여, 뜨거운 열기를 내뿜었다.
9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개최된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엔 전 세계에서 모인 제약업체와 취재진으로 행사장이 가득 찼다.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는 올해 41회째를 맞이한다. 이 콘퍼런스는 투자사인 JP모건이 지난 1983년 헬스케어 투자자와 바이오 기업을 연결해주겠다는 취지로 처음 열렸다. 첫해엔 21개 기업에 100명 남짓 참석하는 소규모였으나, 바이오업계의 주요 기술 수출 및 M&A 계약이 체결되면서 점차 규모를 키웠다. 현재엔 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큰 헬스케어 투자 콘퍼런스 행사로 자리매김했다.
코로나 확산에 따라 비대면으로 열렸으나 올해 3년 만에 대면 행사로 전환했다. 올해엔 550개 기업이 발표하며 참가자도 8000여명에 이른다. 화이자나 모더나 등 발표에 나서는 기업들의 총 기업가치는 7조달러(한화 8687조원)에 달한다. 개별 기업의 비즈니스 미팅도 1만2000회 이상 열릴 예정이다.
이번 행사엔 글로벌 제약바이오 기업이 총출동한다. 존슨앤드존슨, 화이자, 모더나로슈, 애브비, 노바티스, 머크, BMS, GSK, 사노피, 아스트라제네카, 다케다, 일라이릴리, 바이엘, 길리어드 사이언스, 암젠, 바이오엔테크 등이다.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도 대거 참여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메인 트랙에서 회사 비전과 향후 계획 등을 발표하고, 작년 바이오USA에서 데뷔 무대를 가진 롯데바이오로직스도 기업 소개와 함께 본격적으로 헬스케어 사업 포문을 연다. 진단키트로 작년 2조원 넘는 매출을 기록한 에스디바이오센서도 발표를 앞두고 있다.
이 밖에 한미약품, 유한양행, GC녹십자, 종근당, 대웅제약, HK이노엔, 동아에스티, LG화학, JW중외제약 등도 참여한다. 이들 기업은 비즈니스 미팅 등을 통해 기술 제휴 및 신규사업 등을 모색할 예정이다.
마이크 가이토 JP모건 헬스케어 투자 글로벌 대표는 개회사에서 “지난 몇 년간 팬데믹으로 투자가 소극적으로 이뤄졌지만 작년 말부터 다시 예년처럼 투자가 회복되고 있다”며 “우수 기술력을 지닌 새로운 기업이 계속 탄생하고 있으며, 팬데믹 여파로 원격의료 관심이 높아지면서 관련 기업 투자도 더 활발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첫날 발표에선 코로나19 백신으로 급성장을 이룬 모더나, 화이자가 연이어 무대에 올랐다. 모더나는 백신 사업에 따른 수입 규모 등을 발표했다. 모더나가 코로나19 백신으로 작년까지 기록한 총 수입 규모는 184억달러(23조원)로, 올해 추가 계약 등으로 50억달러(6조원)가 추가될 예정이다.
모더나는 백신에 따른 성장을 향후 적극적인 연구개발과 인수합병(M&A)에 활용한다고 발표했다. 모더나가 연구 중인 추가 백신은 RSV(급성호흡기감염병) 백신이다. 코로나19 백신과 동일하게 mRNA(메신저리보핵산) 방식으로 개발되고 있는 RSV 백신은 현재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60세 이상 3만6000여명을 대상으로 진행하고 있다.
스테판 방셀 모더나 대표는 이와 관련, “이미 임상을 통해 안전성과 효능을 어느 정도 입증했고 곧 임상 데이터를 발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모더나는 현재 진행 중인 36개 임상을 포함, 48개 임상 프로그램을 가동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작년까지 R&D에 33억달러를 투자했고, 올해엔 총 45억달러를 투자한다. 2019년 투자 규모(5억달러)에 비해 9배 가량 되는 대규모 투자다.
바이오텍 인수도 적극 모색한다. 작년 메타지노미, 카리스마테라퓨틱스 등에 투자를 진행한 모더나는 올해 오리시로, 사이톰X 등에 투자한다. 특히 오리시로는 DNA 특화 생산능력을 보유한 기업으로 알려졌다.
지금까지 코로나 백신으로 총 300억달러(35조원)을 번 것으로 알려진 화이자도 향후 백신 외 사업을 강화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화이자는 백신 사업으로 국내에서도 큰 성장을 이뤄냈다. 2021년 기준 화이자의 국내 매출은 1조7000억원으로 집계됐다. 국내 진출 다국적 제약사가 연 매출 1조원을 넘긴 건 화이자가 최초다.
향후 양사의 백신 수입 규모는 더 커질 것으로 관측된다. 화이자가 앞서 백신 가격을 접종 회당 110~130달러로 올리겠다고 밝힌 후 모더나 역시 가격 수준을 상향할 것으로 알려졌다.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선 향후 주요 글로벌 바이오제약업계의 기술 개발 방안과 투자 계획 등이 연이어 논의될 예정이다. 특히 올해엔 원격진료 활성화 등을 두고 활발한 투자 모색이 이뤄질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전체 GDP의 10% 넘는 게 헬스케어 산업이며 고령화에 따라 투자 비용도 점차 커지고 있다. 적절한 투자 대상을 물색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전했다.
샌프란시스코=손인규 기자
iks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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