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FC 의혹' 이재명 검찰 출석…"'답정기소' 당당히 맞설 것"(종합)
(성남=연합뉴스) 이영주 류수현 기자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0일 '성남FC 후원금 의혹' 사건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했다.
제1 야당 대표가 검찰 소환조사를 받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10시 35분께 수원지검 성남지청 본관 앞 포토라인에서 "검찰은 이미 답을 다 정해놓고 있다. '답정(답이 정해진) 기소'"라며 "검찰에 진실을 설명하고 설득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밝혔다.
이어 "성남FC 직원이 광고 유치하면 세금을 절감해 성남시민에게 이익이 될 뿐이지 개인 주머니로 착복할 구조가 아니다"라며 "검찰의 이상한 논리는 정적 제거를 위한 조작 수사, 표적 수사 외에는 설명할 길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결국 진실은 법정에서 가릴 수밖에 없게 될 것"이라며 "특권을 바란 바도 없고, 잘못한 것도 없고, 피할 이유도 없으니 당당하게 맞서겠다"고 덧붙였다.
성남FC 후원금 의혹은 이 대표가 성남시장이던 시절 성남FC 구단주로 있으면서 2016∼2018년 네이버, 두산건설, 차병원 등 기업들로부터 170억여 원의 후원금을 유치하고, 이들 기업에 건축 인허가나 토지 용도 변경 등 편의를 제공했다는 내용이다.
이 대표는 2018년 당시 바른미래당 등으로부터 이 의혹으로 고발되면서 제3자 뇌물공여 혐의를 받고 있다.
지난해 9월 13일 경찰로부터 사건을 송치받은 검찰은 두산건설, 네이버 등에 대한 대대적인 압수수색에 나서며 직접 수사에 돌입한 뒤 김상헌 네이버 전 대표와 공익 법인 희망살림(현 주빌리은행)의 상임이사를 역임한 제윤경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을 불러 후원금 지급 경위 등을 확인했다.
같은 해 12월 21일 '대장동 개발비리 의혹'으로 구속기소 된 정진상 전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한 뒤 이 대표에게 소환조사를 통보하며 수사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이 대표의 최측근인 정 전 실장은 당시 성남시 정책실장을 역임하며 성남FC 후원금 유치를 주도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검찰은 이 대표 조사를 앞두고 과거 제3자뇌물죄 판례를 모두 검토·분석하며 이 대표 측과 치열한 공방을 준비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조사에선 사건을 맡은 유민종 형사3부장이 참석해 수사 과정에서 확보한 기업 관계자들의 진술과 증거물을 제시하며 기업 후원금 배경에 부정한 청탁이 있었는지 등을 추궁할 전망이다.
이날 이 대표의 검찰 출석은 제1 야당 대표로서는 처음 있는 일이며, 이 대표 개인적으로는 4번째 성남지청 출석이다.
이 대표는 경기도지사이던 2018년 11월 '친형 강제 입원' 등 의혹으로 성남지청에 출석해 조사받은 바 있다.
당시엔 오전 10시께 출석해 13시간가량 조사받은 뒤인 오후 11시가 넘어 귀가했다.
이보다 앞선 2016년 10월에는 성남시장으로 있으면서 SNS를 활용해 20대 총선에 개입해 공직선거법을 위반한 혐의로 고발된 사건으로 성남지청에 출석해 4시간가량 조사를 받았다.
이 대표가 변호사로 활동하던 2002년 분당 파크뷰 특혜분양 사건과 관련해 검사를 사칭한 혐의로도 성남지청에서 조사받았다.
한편, 이날 성남지청 정문 앞에는 이른 아침부터 이 대표 지지자 600여명(경찰 추산)과 검찰 수사를 촉구하는 보수 성향 시민단체 500여명(경찰 추산)이 몰려 맞불 집회를 벌였다.
이 대표는 성남지청 정문 앞 도로에서 차량에서 내린 뒤 자신의 지지자들과 악수하며 성남지청 본관 건물 앞에 마련된 포토라인까지 도보로 이동했다.
성남지청 정문 인근에 이 대표 지지자와 취재진 등이 뒤엉키면서 이 대표가 100여m를 이동하는 데에만 15분가량 소요됐다.
검찰은 야당 대표인 이 대표를 가급적 한차례 소환조사로 마무리할 예정이기 때문에 이날 조사는 밤늦게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young86@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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