젖니라고 무시하면 큰코 다친다[지정현의 치아 건강이 100세 건강]

기자 2023. 1. 10.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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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율이 낮아지면서 소아환자가 줄어들어서 여기저기 폐업하는 소아과가 늘고 있습니다. 같은 건물에 있던 소아과 원장님도 몇 년 전 폐업했습니다. 그래서 가장 피해를 보는 사람이 소아환자와 그 보호자들이라고 합니다. 치과에도 소아환자들이 많이 줄었습니다. 어린이치과도 소아환자의 수가 예전 같지 않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소아환자가 더 반갑고 젊은 어머니들을 보면 ‘육아 선배’로서 한마디라도 더 위로하고 알려주고 싶어집니다.

생후 6개월 정도가 되면 젖니가 나오기 시작합니다. 젖니는 두 돌에서 세 돌 사이에 마지막 어금니가 다 나오게 되면 위아래 모두 20개가 됩니다. 유치는 어린아이의 골격에 맞게 작습니다. 치아를 담는 그릇인 턱뼈가 성장하기 때문에 유치 사이에 공간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나중에 젖니보다 큰 영구치가 나오면서 그 공간은 없어집니다. 오히려 젖니끼리 공간이 없는 경우에는 영구치가 나오면서 나올 공간이 없어 치아가 삐뚤게 되기도 합니다. 또한 젖니는 영구치와는 달리 하얗고 탁합니다.

그에 비해 영구치는 좀 더 노랗고 투명도가 높습니다. 그래서 아이의 위 앞니가 교환돼 영구치가 나오면 어머니들이 ‘이렇게 크고 누런 이가 나와서 어떻게 하냐’라고 많이 걱정을 합니다. 영구치가 만 6세 아이의 입 속에 있더라도 그 치아는 어른이 돼서도 사용할 치아라 어른 골격에 맞는 크기로 단단하게 만들어져서 그런 것입니다. 크고 누렇다고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반항이 시작되는 ‘미운 일곱 살’이라는 말이 있는데, 치과에서도 미운 일곱 살의 시기가 있습니다. 작은 젖니 앞니가 빠져서 어울리지 않는 커다란 앞니를 갖게 되는데, 이 앞니가 벌어져 있다가 송곳니가 나오면서 닫히게 됩니다. 미워 보이는 이 시기를 치과에서는 ‘미운 오리 시기(ugly duckling stage)’라고 합니다. 이렇게 한두 개씩 빠지다가 젖니가 다 빠지고 영구치만 남게 됩니다. 간혹 아래 앞니나 작은 어금니 영구치가 안 생기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는 젖니가 영구치 대신 그 자리를 지켜줘야 합니다. 그래서 젖니를 뺄 때 방사선 사진으로 영구치가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후에도 골격은 계속 성장합니다. 통상 남자는 만 18세, 여자는 만16세에 골격성장이 끝난다고 하지만 그 이후에도 턱뼈가 갑자기 많이 자라서 교합상태가 바뀌는 경우도 있습니다.

젖니는 나중에 빠지니까 치료를 안 해도 될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잘 자라야 하는 아이들은 잘 씹어 먹어야 하죠. 앞니 같은 경우는 심미적 기능 때문에 교환 시기까지 유지해 줘야 합니다. 충치나 파절로 젖니가 조기 탈락되면 옆의 치아들이 그 공간으로 쓰러지면서 나중에 그 자리에 나와야 할 영구치가 나올 자리가 없어지고, 그래서 그 영구치가 못 나오고 잇몸뼈 속에 숨어 있는 매복치가 되거나 치열이 삐뚤어지게 됩니다. 그래서 나중에 영구치가 대신한다고 젖니 관리를 무시하면 큰코 다치는 수가 있습니다.

아이가 스스로 이를 닦을 수 없을 때는 보호자가 닦아 줘야 합니다. 이유식 전에는 거즈나 실리콘 칫솔 등으로 살살 닦아줍니다. 다음 단계는 저불소치약을 쌀알만큼 칫솔 사이에 짜서 닦아주세요. 아이가 칫솔을 장난감처럼 갖고 놀게 하면 좋은 칫솔질 습관을 갖게 됩니다. 아이가 혼자 칫솔질을 하고 나서도 마무리는 보호자가 해주어야 합니다. 초등학교 저학년까지도 보호자가 마무리를 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아이가 양치한 후 뱉어낼 수 있으면 불소 농도가 높은 치약을 콩알만큼 사용하세요. 단 것을 좋아하는 아이라면 간식을 먹은 후 물양치라도 할 수 있게 해주고 자기 전엔 꼭 정성을 다해 닦고 보호자가 마무리해 주세요. 집에서 하는 관리가 중요하지만 모든 게 다 되지는 않습니다. 영유아 검진 시 구강검진도 꼭 받고 정기적으로 치과에서 검사받고 불소도포도 받는 게 좋습니다. 젖니부터 잘 관리해야 평생 건강한 치아를 가질 수 있습니다.


■지정현은 누구?

지정현은 서울대학교 치과대학을 졸업하고 같은 대학 대학원에서 치의학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서울대학교 치의학전문대학원의 외래교수로 재직하고 있으며, 경기도 용인시에 있는 죽전 스마트치과에서 원장으로 일하고 있다.

죽전 스마트치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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