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에서 꽃 못 피웠지만"…3년 먼저 트레이드 성공 신화, '입단 동기' 응원했다

김민경 기자 2023. 1. 10.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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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년 KIA 타이거즈 입단 동기 홍건희(왼쪽)와 한승혁 ⓒ KIA 타이거즈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KIA라는 팀에서 제대로 꽃을 못 피웠지만, 가능성은 많이 보인 나와 비슷한 성향의 선수다."

홍건희(31, 두산 베어스)가 친구 한승혁(30, 한화 이글스)의 새로운 출발을 응원했다. 한승혁은 지난 시즌을 마치고 투수 장지수와 함께 한화로 트레이드됐다. KIA는 군필 거포 유망주 변우혁을 얻는 조건이었다. 한화는 선발과 불펜 모두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는 한승혁을 얻은 데 만족했다.

두 투수는 2011년 KIA 타이거즈 입단 동기다. 홍건희는 2라운드 9순위, 한승현은 1라운드 8순위로 지명을 받았다. 그해 상위 지명을 다툰 두 투수 유망주는 앞으로 KIA의 미래를 이끌 재목으로 눈길을 끌었다.

바람과 달리 두 투수는 끝내 KIA에서 만개하지 못했다. 홍건희는 제구가 불안하고 접전에서 마음이 여린 선수로 평가를 받으면서 선발과 불펜 어느 자리에 정착하지 못하고 점점 위축됐다.

한승혁도 마찬가지. 시속 158㎞에 육박하는 강속구를 던지는 투수로 해마다 KIA 팬들에게 기대를 받았는데, 늘 제구가 말썽이었다. 제구를 잡으려고 변화를 주면 강속구의 강점이 줄어드는 일이 반복됐고, KIA와 한승혁 모두 뾰족한 수를 찾지 못한 채 10년 넘는 세월을 보냈다.

결국 홍건희가 먼저 팀을 떠났다. 두산이 2020년 시즌 도중 내야수 류지혁을 내주고 홍건희를 받는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홍건희가 뜬공을 많이 허용하는 투수지만, 당시 그의 직구 구위면 넓은 잠실야구장에서는 충분히 통할 것이란 믿음이 있었다.

▲ 이제 두산 베어스와 한화 이글스로 흩어진 친구 홍건희(왼쪽)와 한승혁. ⓒ 두산 베어스/한화 이글스

홍건희는 두산 유니폼을 입고 날개를 달았다. 지난해까지 3시즌 통틀어 173경기, 11승, 34홀드, 22세이브, 193이닝, 평균자책점 3.59를 기록했다. 홍건희는 지난 3시즌 동안 두산 투수 가운데 가장 많은 경기에 나설 정도로 중용됐고, 지난해는 마무리투수 보직까지 꿰찼다. 선수단과 이적 2년차부터 투수 조장을 맡을 정도로 팀 동료들과 유대 관계도 좋았다. 연봉은 2020년 5300만원에서 시작해 새해에는 3억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3년 일찍 트레이드 성공 신화를 쓴 홍건희는 입단 동기의 성공을 진심으로 응원했다. 그는 "(한)승혁이는 입단 동기라 어릴 때부터 같이 야구를 한 친구다. KIA라는 팀에서 제대로 꽃을 못 피웠지만, 가능성을 많이 보였던 비슷한 성향의 선수다. 한화도 승혁이가 필요해서 데려간 것이다. 새로운 팀에 가서 실패한 것은 내려놓고 새롭게 한화에 맞게 맞춰 나가면 좋은 결과가 나올 것 같다. 안 그래도 개인적으로 응원을 많이 해줬다. 워낙 야구에 열정 있는 선수라 잘 해낼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빠르게 새 팀에 녹아드는 게 최우선이라고 강조했다. 홍건희는 "새로운 환경이 도움이 될 것이다. 팀마다 분위기와 문화가 달라서 빨리 적응하는 게 최우선이다. 선수들과 친해지면서 많이 대화하고 팀에 맞게 어우러지는 게 첫 번째다. 그러면 심리적으로 야구할 때 본인만의 야구하는 환경을 만들 수 있다. 그래서 빨리 적응했으면 좋겠다. 한화에서는 안 좋았던 것들은 너무 생각하지 말고 장점을 살려서 잘 해내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응원했다.

한승혁은 KIA에서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통산 228경기, 18승, 2세이브, 19홀드, 411⅓이닝, 평균자책점 5.84를 기록했다. 1라운드 출신 강속구 투수에게 걸맞지 않은 성적표다. 한승혁은 홍건희의 조언대로 한화에 빠르게 녹아들며 또 하나의 트레이드 성공 신화를 쓸 수 있을까.

한승혁은 트레이드 직후 "11년 동안 한 팀에 있었는데 어렸을 때는 트레이드되겠다는 생각을 한 번도 하지 않았다. 트레이드 이야기를 들으니 세월이 흘렀다는 것을 느낀다. 한화로 가게 됐지만, (KIA에서) 기다려주신 만큼 못해서 무거운 마음으로 갈 것 같다. 그래도 개인적으로는 새로운 시작이고 도전이다. 응원해주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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