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경제 '12개 중요고지' 1번은 '알곡'…먹거리 문제 최대 과업

김서연 기자 2023. 1. 10.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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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지난 전원회의에서 결정한 '12대 중요고지' 중 첫 번째가 '알곡'인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조선중앙TV가 녹화중계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시 6차 전원회의 결정 관철을 위한 평양시 궐기대회' 영상을 보면 북한이 정한 12개 중요고지의 세부 항목을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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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농업부문 성과 예상보다 심각하다는 추정 가능
지난 5일 평양에서 진행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6차 전원회 결정 관철을 위한 궐기대회' 대회장에서 포착된 올해 경제부문의 '12개 중요고지'의 세부 항목. '알곡'이 첫번째로 언급됐다.(조선중앙TV 갈무리)

(서울=뉴스1) 김서연 기자 = 북한이 지난 전원회의에서 결정한 '12대 중요고지' 중 첫 번째가 '알곡'인 것으로 확인됐다. 북한의 먹거리 부족 문제가 예상보다 심각한 상황일 수 있다는 분석이 10일 제기된다.

최근 조선중앙TV가 녹화중계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시 6차 전원회의 결정 관철을 위한 평양시 궐기대회' 영상을 보면 북한이 정한 12개 중요고지의 세부 항목을 확인할 수 있다.

북한은 지난 1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6차 전원회의 확대회의 보도에서 "새 연도에 인민경제 각 부문들에서 달성해야 할 경제 지표들과 12개 중요고지들을 기본과녁으로 정하고 그 점령 방도들을 구체적으로 명시했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12개 중요고지의 세부 항목은 공개하지 않았었다.

지난 5일 진행된 궐기대회에서는 각 부문별 간부들의 연설이 끝난 뒤 12개 중요고지의 각각에 해당하는 부문에서 '행진'을 했는데, 이 행진에서 농업부문이 가장 먼저 나섰다.

동시에 대회장인 '5월1일경기장'의 전광판에는 '1. 알곡'이라고 쓴 화면이 등장하며 올해 12개 중요고지 중 가장 중요한 것이 알곡 증산임이 시사됐다.

북한은 전력이나 석탄 등 기반공업이나 지난 2021년부터 상당히 공을 들이고 있는 살림집 건설 문제보다도 농업부문을 먼저 내세웠다. 이를 두고 북한이 지난해에 식량 부족 문제를 제대로 해소하지 못했음을 방증하는 것이라는 해석이 뒤따른다.

지난 한 해 내내 농업부문이 '정보당 1톤(t) 알곡 증수'라는 과제를 내걸고 매진했지만 가뭄과 폭우 등 기상재해 탓에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북한 역시 일부 자인한 부분이기도 하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해 12월22일 보도에서 농업부문의 성과를 언급하며 "모든 것이 부족하고 어려운 조건, 온 한해 계속되는 불리한 기상기후 속에서 귀중한 경험뿐 아니라 '심각한 교훈'도 찾게 됐다"라며 농업 성과에 차질이 있었음을 나타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북한이 중국 등을 통해 식량을 수입하고 있는 정황이나, 우리 농업진흥청이 작년 북한의 식량작물 생산량을 평년보다 저조한 451만톤으로 추정한 결과치 등도 현재의 북한 상황을 추정하는 근거가 될 수 있다.

이같은 맥락에서 북한은 연초 농번기에 집중적으로 농업부문에 국력을 투입하는 등의 적극적 행보를 보일 것으로 보인다.

한편 궐기대회에서 북한이 밝힌 12대 고지의 순서는 △알곡 △전력 △석탄 △압연강재 △유색금속 △질소비료 △세멘트(시멘트) △통나무 △천 △수산물 △살림집(주택) △철도화물수송 순이다. 지난 2년간 꾸준히 성과를 낸 살림집 건설 사업이 비교적 후순위에 언급된 것이 눈에 띈다.

아울러 알곡과 전력, 석탄이 앞장서 있는 것은 북한의 '자력갱생' 기조를 나타내는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북한은 경제적 성장을 추진할 때는 금속·화학 등 기간공업을, '버티기'를 택할 때는 식량과 전력을 중심으로 내세워 왔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이기 때문이다.

알곡과 전력, 석탄은 북한이 외부 도움 없이 자체 조달할 수 있는 재화로 이 세 가지만 유지된다면 성장은 어려워도 최저 수준으로 인민생활을 '유지'하는 일은 가능하기 때문일 것으로 보인다.

s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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