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IT 트렌드는 클라우드 중심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코로나19 엔데믹으로 급속히 변화하는 경제 상황에서 기업은 마치 냉탕과 온탕을 오가듯 위기와 기회를 맞고 있다. 변화 속도가 느린 산업과 기업은 위기를, 새로운 기회를 포착하는 도전자는 콴툼(quantum) 점프를 노린다. 변화 시기에 기회를 성과로 만들려면 적절한 도구를 제대로 사용해야 한다. 오늘날 경제 주체에 가장 유용한 도구는 역시 정보기술(IT)이다. 2023년 혁신 도구로서 IT의 트렌드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올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과 새로운 인터넷 환경의 등장이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한다. 그런 점에서 각각 클라우드와 웹 3.0, 메타버스 기술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기술과 시장의 변화는 갑작스러운 폭우처럼 한번에 오지 않는다. 가랑비에 옷 젖듯 서서히 진행되던 변화가 임계점을 넘으면 그 파고가 사회를 흠뻑 적시기 마련이다.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시스템 각광
향후 기업의 클라우드 활용 양상은 다변화될 것이다. 하나가 아닌 여러 종류의 클라우드를 복합적으로 사용하는 멀티 클라우드 체제, 폐쇄형·개방형 클라우드를 동시에 활용하는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시스템 등이 각광받을 가능성이 크다. 또한 기업이 필요로 하는 각종 애플리케이션(앱) 개발 과정이 클라우드 네이티브(클라우드 환경에 최적화) 방식을 통해 쉽고 빨라지는 것은 호재다. 인공지능(AI) 기술의 발전 덕에 클라우드에서도 다양한 종류의 AI를 활용해 기업 비즈니스 문제를 해결하고 업무 성과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다.
IT 시장에선 지난해부터 화두였던 웹 3.0과 메타버스 기술 발전이 본격적으로 기지개를 켤 전망이다. 웹 3.0과 메타버스는 아직 기술은 설익었지만 투기에 가까운 투자 대상으로 떠올라 논란이 됐다. 웹 3.0과 메타버스가 IT의 총아로 화려하게 부활할지, 철 지난 투자 상품으로 침몰할지 올해가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이다.
빅테크 독점 넘어설 인터넷 상상력
그럼에도 웹 3.0이 주목받는 이유는 정보와 권한의 분산이라는 인터넷 본연의 가치 때문이다. 지난 20년 동안 빅테크 기업이 주도한 웹, 모바일 시장의 확대 속에서 플랫폼 비즈니스도 꾸준히 성장했다. 성장 이면에는 개인정보 남용, 과도한 수수료, 일방적인 인터넷 운영 정책 등 부작용이 있었다. 일부 공룡 기업의 영향력과 시장 지배력이 지나치게 커진 것이다. 그런 점에서 최근 몇 년 동안 소비자가 다양한 비대면 서비스에 익숙해진 점은 웹 3.0과 메타버스 기술 발전의 좋은 여건이다. 인터넷 이용자가 더는 소수의 대기업이 독점적으로 제공하는 온라인 환경에 만족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일상 영역에서 새로운 인터넷 공간의 등장은 비대면 소통의 형태로 구체화되고 있다. 아직까진 온라인 소통 방식이 다자간 화상 회의, 초보적 단계의 메타버스 활용에 머물러 있다. 실감형 몰입 기술에 대한 니즈가 높아지면 고도화된 메카버스 보급도 탄력을 받을 테다.
올해 글로벌 경제 여건과 투자 환경이 경색될 것이라는 우려가 높다. 다만 이런 상황이 IT 옥석 가리기의 계기가 돼 웹 3.0이나 메타버스의 내실 있는 성장을 가능케 할 수 있다. 한동안 코로나19 사태로 투자처를 잃은 유동성이 대거 신기술 분야에 집중되면서 투기 열풍이 불었다. 2023년은 기술적 실체를 갖춘 IT 주자만 살아남는 냉정한 평가 시기가 될 것이다.
김지현 테크라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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