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 절대강자 한국영화… 올해도 웃을 수 있을까

이정우 기자 2023. 1. 10.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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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교섭’
영화 ‘유령’
영화 ‘남산의 부장들’
영화 ‘극한직업’
영화 ‘해적 : 도깨비 깃발’

■ ‘아바타’ 독주 막을 ‘교섭’ · ‘유령’ 18일 개봉

최근 10년간 관객수 분석 결과

‘7번방의 선물’ ‘검사외전’ 등

국내영화 총 8번의 왕좌 차지

올 ‘교섭’ ‘유령’ 흥행 예상 속

가족 단위 관객들 몰리는 명절

‘아바타’ ‘슬램덩크’ 등 변수로

올해 설 연휴(1월 21∼24일) 극장가에서 어떤 영화가 웃게 될까.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침체에 빠졌던 설 연휴 극장가가 모처럼 활기를 띨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설 특수를 노리는 국내 영화와 현재 흥행 질주 중인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간 자존심 싸움이 예고되고 있다.

오는 18일 나란히 개봉하는 ‘교섭’(연출 임순례)과 ‘유령’(연출 이해영), 그리고 ‘아바타: 물의 길’이 유력 후보들이다. 과연 이들 중 누가 3년 만에 정상화된 설 극장가 왕좌를 차지할 수 있을까. ‘온고지신’(溫故知新·옛것을 익히고 새것을 안다)이라 했다. 최근 10년간 설 극장가 추이를 살펴보면 조금은 실마리가 풀리지 않을까.

9일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을 통해 지난 10년간 설 연휴 극장 관객 수 통계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설 연휴 극장가의 승자는 국내 영화 8회, 마블 영화 1회, 픽사 애니메이션 1회였다. 전통적으로 한국 영화의 강세가 이어지며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는 약세를 면하지 못했다. 할리우드 영화론 ‘블랙팬서’(연출 라이언 쿠글러)가 유일했다. 그마저도 마블시네마틱유니버스(MCU)의 힘이 컸음을 고려하면, 가족 단위 관객이 많은 명절 연휴엔 아무래도 외화보다 국내 영화가 인기를 얻는다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당연히 설을 겨냥해 개봉한 국내 영화가 다수를 차지했다. 2014년 ‘수상한 그녀’(연출 황동혁), 2015년 ‘조선명탐정: 사라진 놉의 딸’(연출 김석윤), 2016년 ‘검사외전’(연출 이일형), 2017년 ‘공조’(연출 김성훈), 2020년 ‘남산의 부장들’(연출 우민호)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 영화는 설 연휴 일주일 남짓 전에 개봉해 설 극장가를 차지했다. 한국 영화 집안 싸움도 빈번히 일어났다. 2017년 ‘공조’는 ‘더 킹’(연출 한재림)과 선의의 승부를 벌였고, 2020년 ‘남산의 부장들’은 ‘히트맨’(연출 최원섭)과 극장가를 함께 책임졌다.

그에 앞서 2013년에도 ‘7번방의 선물’(연출 이환경)과 ‘베를린’(연출 류승완)이 각각 193만7323명, 169만5591명을 모으며 설에 맞춰 개봉했던 ‘다이 하드: 굿 데이 투 다이’(연출 존 무어)를 크게 제쳤다. 특히 ‘7번방의 선물’은 ‘베를린’보다 먼저 개봉했지만 설 연휴가 되자 다시 관객 수가 급증하며 설 극장가의 승자가 됐다.

당초 설 특수를 크게 고려하지 않고 개봉했다가, 입소문을 타면서 설 연휴를 기점으로 ‘빵’ 터진 영화도 있다. 2019년 ‘극한직업’(연출 이병헌)이 대표적이다. 설 연휴가 2월 3∼6일이었던 2019년 ‘극한직업’은 그보다 이른 1월 23일 개봉했다. 그리고 설 연휴 4일간 429만6480명의 관객을 쓸어모았다. 하루 100만 명 이상 본 셈으로 그 해 1월 30일 개봉했던 ‘뺑반’(연출 한준희)을 크게 앞질렀다. ‘극한직업’은 설 연휴와 주말이 이어지는 행운까지 더해 총 1626만4944명의 관객을 모아 역대 흥행 2위란 신화를 썼다.

2021년과 지난해는 코로나19로 인해 극장가가 꽁꽁 얼어붙었다. 2021년 설엔 국내 영화가 큰 힘을 쓰지 못했다. 픽사 애니메이션 ‘소울’이 27만3171명의 관객을 모아 1위였다. 이어 일본 애니메이션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열차편’이 11만5939명을 모아 뒤를 이었다. 국내 영화론 ‘새해전야’가 유일하게 10만 명을 넘겼다. 지난해 설 연휴엔 ‘해적: 도깨비 깃발’(연출 김정훈)과 ‘킹메이커’(연출 변성현) 등이 설 연휴를 기점으로 개봉했지만 각각 52만3179명, 29만1533명을 모으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 3위가 그 전해인 2021년 12월에 개봉했던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연출 존 왓츠)일 정도로 관객의 선택지 자체가 부족했다.

최근 10년의 경향이 올해 반복된다면, 이번 설 극장가는 설 연휴에 맞춰 출격하는 ‘교섭’과 ‘유령’이 장악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현재 독주 중인 ‘아바타: 물의 길’이 변수다. 설 연휴를 기점으로 개봉한 지 한 달이 넘어 상대적으로 관객 수가 하락할 가능성이 높지만, 미처 극장에 가지 못했던 가족 단위 관객들이 명절을 기해 몰릴 수도 있다. 최근 ‘300만의 벽’을 깨뜨린 한국 영화가 드물었던 점도 넘어야 할 산이다.

애니메이션의 선전도 주목할 부분이다. 3040세대를 중심으로 ‘추억몰이’ 중인 ‘더 퍼스트 슬램덩크’와 익숙한 캐릭터인 ‘장화 신은 고양이: 끝내주는 모험’ 등이 설 특수를 노린다. 뮤지컬 가족 영화 ‘라일 라일 크로커다일’(연출 조쉬 고든)과 일본 영화 ‘유랑의 달’(연출 이상일) 등도 18일 개봉한다.

이정우 기자 krust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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