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톡베이스볼] 부상 극복한 성남의 정승원, "내년 에이스는 바로 나"
(MHN스포츠 김현희 기자) 2023년을 알리는 새해가 다가왔다. 그만큼 야구계에서도 새로운 스타의 탄생을 꿈꾸게 된다.
특히, 고교야구는 졸업과 입학을 반복하여 많은 인재들이 순환하는 역동적인 공간이다. 또한, 1년 단위로 성장 속도가 달라 갑작스러운 '깜짝 스타'가 등장하기도 한다. 아니면 부상으로 한 동안 모습을 드러내지 못하다가 3학년 때 본모습을 보여주는 이도 있다. 그 정도로 젊은 선수들의 성장에는 '제한'이 없다. 바로 이 '제한없는 모습'에 도전하는 이가 있다. 성남의 에이스를 꿈꾸는 정승원(18)이 그 주인공이다. 부상을 극복하고 재기를 꿈꾸는 유망주, 정승원을 '톡톡(talk talk) 베이스볼'에서 만나봤다.
사촌형을 따라서 시작한 야구,
이제는 없어서는 안 될 존재
Q) 이렇게 만나서 정말 반갑다. 간단하게 자기 소개를 해 달라.
정승원(이하 '정') : 성남고 3학년에 재학 중인 투수 정승원이라고 한다. 사실 야구는 사촌형이 먼저 시작했다. 그런데, 본인 역시 집 앞 학교를 다녔는데, 우연히 야구부가 있는 것을 봤다. 그래서 초등학교 3학년 때 처음 시작하게 됐다.
Q) 기록을 보니까 봉천초등학교부터 야구를 시작해서 성남중-성남고, 모두 근처 있는 학교를 나왔더라. 계기가 있었는지?
정 : 아버지가 성남고를 졸업하셨다(웃음). 또한, 근처에 있는 학교가 좋을 것 같았다. 오고가고 하는 시간을 포함해서 훈련이 늦게 끝나지 않는가. 하지만, 집이 가까워서 빨리 올 수 있을 것 같아서 가까운 학교를 선택했다.
Q) 가까우니까 선택? 왠지 슬램덩크의 '서태웅(가까우니까 북산고 선택했다는 내용이 등장)'을 보는 것 같다(웃음).
정 : (같이 웃으며) 의도치 않게 그런 것 같다.
Q) 그런데, 여기 재미있는 기록이 있다. 본인이 초등학교 때에는 외야수였다는 점이었다. 타자로서는 어떠했는가?
정 : 타자는 달리기가 좀 느려서 안 된다고 생각했다(웃음). 물론, 고등학교 올라와서도 타자를 했었다. 하지만 투수가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했다.
Q) 그렇다면, 지금도 타격이 가능한가?
정 : 물론 가능하다. 중학교 4번 타자 출신이기 때문이다(웃음).
Q) 역시 좋은 인재는 투-타 경험이 많은 것 같다. 그만큼 성남중학교에서도 꽤 잘 던졌다고 들었다. 본인이 기억이 남는 중학교 인생 경기가 있었다면?
정 : (아쉬운 듯) 코로나 때문에 시합이 많이 없었다. 그런데, 전국체전 2차전을 대구 경상중이랑 했었다. 그때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순간순간 위기가 있었지만 막고 내려 왔을 때 기분이 짜릿했다.
Q) 예상대로 성남중 졸업 이후 바로 성남고에 갔다. 보니까 1학년 때에도 등판 기록이 있던데?
정 : 1학년 때 봉황대기가 첫 등판이었다. 10회 승부치기 상황이었고. 주자 만루에서 1점만 주면 끝내기가 되는 상황이었다. 그 상황에서 감독님께서 나로 투수교체를 하였다. 공식 데뷔전이 많이 힘들었던 상황이었지만, 나는 반대로 너무 설레었다. 재밌었다고 생각하면서 마운드를 올라갔는데, 잘 막아서 다행이었다.
Q) 그런데, 2학년 기록 역시 딱 한 경기 뿐이었다. 부상이었는가?
정 : 무리하고 싶지 않았다. 큰 부상은 아니었고, 어깨 충돌 증후군이였다. 감독님께서 무리하지 말고, 고3때 잘 할 생각하라고, 재활에 집중하라고 배려해주셨다. 그래서 팀 훈련에 참가 안 해도 된다고 하셨다. 휴식을 취한 만큼, 지금은 어깨가 완벽한 상태다. 지금은 완벽히 하프피칭까지 완료한 상태다.
부상을 극복하고 3학년에 진학,
이제는 또 다른 목표를 꿈꾸다.
Q) 재활 과정이 쉽지 않았을 텐데, 어떨 때 가장 힘들었는가?
정 : 처음엔 '왜 나한테 부상이 오지?' 생각하면서 좀 세상이 미웠다. 동계 때 열심히 해서 중요한 시즌에 부상을 당해서 속상했다. 다른 고교 2학년 친구들은 잘 던지고 있고, 나는 뭔가 끝이 보이지 않는 터널을 걷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Q) 끝이 보이지 않는 터널, 참 당한 사람만 아는 것 같다. 하지만, 결국 재활을 이겨냈다. 기분이 어떠한가?
정 : 다치기 전에는 몰랐다. 나에게 부상이 올지 말이다. 그만큼, 몸 관리도 소홀 했던 것 같다. 재활할 때에는 처음 다쳐서 어떻게 해야할 지 몰랐지만, 주변에서 좋은 사람들이 도와주고 항상 할 수 있다고 하고 믿음을 주셔서 위기를 기회라고 생각하고, 목표를 세우고 열심히 재활에 매진했다. 그리고 항상 책임감을 가지고 다시 마운드에서 공을 던지는 상상을 하고, 긍정적인 생각을 해서 이겨낼 수 있었다.
Q) 그래, 올 시즌 이야기를 안 할 수 없다. 본인의 장기는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정 : 사람은 항상 잘 할 수 없다. 슬럼프가 오고 힘든 일이 온다. 하지만 그것을 이겨내야 한 단계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올 시즌은 개인적으로 너무 좋은 것 같다. 주변 사람들은 이닝 숫자도 적고, 잘 못 던지고, 부상도 당해서 실패라고 말할 수 있겠지만, 재활하면서 실패에서 정답을 찾는 방법을 배웠고, 고2때 망쳐서 사실 괜찮다. 왜냐? 고3때 잘할 수 있을것 같고, 다치지 않을 자신이 생겼기 때문이다. 본인의 장점은 상대 타자가 누구든지 들어와도 스스로의 공을 던질수 있고, 카운트 들어가는 변화구가 제구가 잘되고, 무엇보다도 항상 자신감이 있다는 점이다.
Q) 롤 모델로 삼고 싶은 선수가 있다면?
정 : LG의 임찬규 선배님이다. 초등학교 때부터 임찬규 선배님이 좋았고, 유튜브에서도 임찬규 선배님의 휘문고 시절 패기 있는 투구모습을 보고 한번 더 반했다.
Q) 성남고 전력이 꽤 좋던데, 좋은 친구라 생각하는 선수가 있다면?
정 : 올해 성남고는 전력이 좋다. 맞는 얘기다. 하지만, 성남고의 큰 장점은 원팀이라는 점이다. 끈끈한 팀이고, 항상 동료가 가족같이 힘이 되고, 빈틈을 서로 채워준다. 항상 감독님은 기본적인 것을 강조하신다. 기본을 잘 하면,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있다. (이)재상이가 올해 팀 주장인데, 리더쉽도 좋고 성남중/고 친구라 더 힘이 되는 것 같다. (윤)권이도 내년 성남고에서 득점을 책임져 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있다. 그리고 나머지 (유)상우, (공)도혁, (박)윤서, (오)승현, (나)해성 등 너무 좋은 선수들이 많다. 기대해주시면 좋겠다.
Q) 재활을 한 만큼, 올해 각오를 안 물어볼 수 없다.
정 : (단호하게) 더 이상 잃을 것이 없다. 이젠 올라 갈 일 밖에 없다. 내가 야구에 투자한 시간 9년, 반드시 보상 받을 것이다.
Q). 마지막 질문이다. 정승원에게 야구란?
정 : 나에게 야구란 내 인생의 전부이다. 야구를 하면서 잃은 것도 많은 것 같다. 항상 코치님이 하나를 얻으려면 하나를 잃어야 한다고 한다. 맞는 말씀이다. 학창시절을 다 야구하나로만 지냈지만, 이제 1년 남았으니까, 고생 끝에 낙이 오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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