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2월 50만 명 피부양자 탈락…집값보다 소득 영향 컸다
건강보험공단은 해마다 11월이면 전년도 소득증가율(이자·배당·사업·근로소득, 주택임대소득 등)과 그해 재산과표 증가율(건물·주택·토지 등)을 반영해 지역가입자의 보험료를 다시 계산해 매깁니다.
이 과정에서 피부양자도 전년보다 재산과 소득이 늘었는지 면밀하게 따져보고 '일정 기준'을 넘으면 자격을 박탈하고 지역가입자로 전환해 그해 12월부터 보험료를 부과합니다.
피부양자는 경제력이 없어 직장에 다니는 자녀나 가족에 주로 생계를 의존하는 사람인데, 일정한 소득이나 재산이 있음에도 피부양자로 등재돼 보험료를 내지 않고 보험 혜택을 보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해서입니다.
오늘(10일) 건보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신규 보험료 부과자료 연계로 피부양자 인정기준(소득, 재산, 부양요건)을 맞추지 못해 12월 1일자로 피부양자에서 탈락해 지역가입자로 변경된 사람은 50만 5천449명입니다.
이들은 그간 내지 않았던 보험료를 가구당 월평균 10만 5천 원 정도 내야 합니다.
이들을 구체적 탈락 사유별로 살펴보면, 피부양자 자격 상실자의 88.92%(44만 9천450명)는 사업소득이 발생하는 등 소득 기준을 충족 못 해 피부양자에서 빠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세부적 소득 기준은 사업자등록을 했으면 소득세법에 따른 사업소득이 없어야 하며, 사업자등록을 하지 않았다면 사업소득이 연간 500만 원 이하여야 합니다.
특히 사업소득, 금융(이자, 배당) 소득, 공적 연금소득, 근로소득, 기타소득을 합해 모든 소득이 연간 2천만 원 이하여야 합니다.
소득 기준은 지난해 9월 소득 중심의 건보료 부과체계 2단계 개편을 하면서 더 엄격해져 연간 합산소득 3천400만 원 이하에서 2천만 원 이하로 대폭 낮아졌는데, 피부양자 소득요건 미충족 탈락자가 많은 것은 이 조치의 영향으로 풀이됩니다.
이에 반해 재산과표 변동자료로 인한 피부양자 상실자는 전체의 2.44%(1만 2천339명)에 그쳤습니다.
여기에는 부동산 매매와 상속에 따른 재산 증가 사례도 포함되기 때문에 순전히 부동산 가격 상승만으로 피부양자 자격을 잃은 경우는 이보다 적을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해 9월 2단계 개편 때 애초 재산과표 3억 6천만 원 이하로 낮출 계획이었던 재산 기준을 지난 정부 시절 집값이 급등한 상황을 고려해 현행 기준(재산과표 5억 4천만 원 이하)대로 묶은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됩니다.
재산 기준보다 오히려 직장가입자의 배우자, 직계 존·비속, 배우자의 직계 존·비속, 형제자매(30세 미만, 65세 이상) 등의 부양요건 미충족 탈락자가 8.64%(4만 3천660명)로 더 많았습니다.
피부양자는 매년 줄어들고 있습니다.
건보 당국이 경제적 능력이 있는데도 보험료를 부담하지 않아 공정성을 해치는 피부양자를 줄이기 위해 자격 기준을 까다롭게 하는 등 관리를 강화한 영향 때문입니다.
건보공단의 '2022년 상반기 건강·장기요양보험 주요 통계' 자료를 보면 피부양자는 2018년 1천950만 명, 2019년 1천910만 4천 명, 2020년 1천860만 7천 명, 2021년 1천809만 명 등으로 줄었습니다.
2022년 11월 현재는 1천750만 4천 명으로 1천700만 명 선까지 하락했습니다.
5년 사이에 200만 4천 명이 감소한 것입니다.
이에 따라 직장가입자가 짊어지는 피부양자의 비율을 뜻하는 부양률(명)도 하락했습니다.
2018년 1.12명, 2019년 1.05명, 2020년 1.0명 등으로 해마다 감소해 2021년 0.95명으로 처음으로 1명 미만이 됐습니다.
2022년 11월 현재는 0.89명으로 더 내려갔습니다.
2020년까지만 해도 보험료를 내는 직장가입자보다 내지 않는 피부양자가 더 많았는데, 2021년 처음으로 직장가입자가 피부양자를 앞질렀고, 올해 들어 그 격차는 더 벌어졌다는 말입니다.
건보 당국은 피부양자에 대한 관리를 더욱 강화해나갈 방침입니다.
급격한 고령화 등의 영향으로 앞으로 갈수록 재정수지가 악화할 것으로 우려되는 현실을 고려해 재정안정을 꾀하려는 대책의 일환입니다.
유영규 기자sbsnewmedi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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