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오키나와에 특수부대 ‘해병연안연대’ 창설... 대만 유사사태 대비

일본 언론 보도

미국이 중국을 겨냥, 오키나와섬에 해병연안연대를 창설한다는 내용을 보도한 요미우리신문의 1월 10일자 1면 지면. /요미우리신문 캡쳐.

미국이 일본 오키나와섬에 해병연안연대(MLR)를 창설·배치한다. 해양 진출을 지속하는 중국에 대한 억지력을 강화하려는 것이다. 중국 해군은 태평양으로 나가려면 일본 오키나와섬을 포함해 200여개 섬들이 늘어선 난세이제도를 통과해야한다. MLR의 목적은 대만에서 유사 사태 발생시 중국 항공모함 전단이 이 지역의 제해권을 확보하지 못하도록 막는 것으로 보인다. 중국과 인접한 난세이제도 인근은 전력상 유사사태 발생시 초기에는 미군이 우위를 점유하기 어려운 지역이다. 미군 항모와 같은 후속부대가 올 때까지 중국 항모 전단의 이 곳 섬 지역 장악을 막는 수단으로서 해병연안연대를 배치한다는 것이다.

10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오키나와 현에 주둔하는 미국 해병대를 2025년까지 개편해 낙도 지역에서 유사 사태 발생시 즉시 대응하는 해병연안연대(MLR)를 창설할 방침을 정하고, 이를 일본 정부에 전달했다. 11일에 미 워싱턴에서 열리는 미·일 외교·국방 2+2 회의에서 최종 조율할 방침이다.

해병연안연대(MLR)는 미국이 전략적인 해양 요충지에 배치할 목적으로 창설한 부대다. 총 3곳에 MLR를 창설할 계획이다. 작년 3월 미국 하와이에 처음 설치했으며, 오키나와섬은 2번째가 된다. 세번째는 괌이 될 가능성이 크다. 미국 해병대는 2000년대 이후에 아프가니스탄전쟁과 같은 대테러전이 본격화하면서 대규모 지상전에 대비해 전차나 대포와 같은 중화기를 강화하는 추세였다. 하지만 중국이 동중국해와 남중국해에서 해양 군사 활동을 활발하게 진행하면서, 아시아 지역의 외딴 섬 지역 전투에 대응할 필요성이 생겼다. MLR은 이 같은 전략의 핵심 부대로서 방공 기능과 함께 장거리의 대함 미사일을 갖춘 기동부대다. 오키나와섬의 MLR은 하와이와 비슷한 2000명 안팎의 부대 규모가 될 것으로 보인다.

기본적으로 MLR은 전쟁과 같은 유사 사태시 적군의 세력권 내에 있는 최전선의 섬 지역에서 버티면서 작전을 수행하는게 부대 목적이다. 유사시에는 소규모의 팀들을 외딴섬으로 분산 전개해 적의 대규모 공격을 회피하는 한편, 적국의 함정이나 전투기를 공격해 해양에서 자유롭게 활동하지 못하도록 견제한다. 말하자면 상대방이 제해권을 확보 못하도록 방해하는 것이다.

일본 난세이 제도와 대만 주변은 수백개의 섬으로 이뤄진 곳이다. 수천발에 달하는 중국 미사일의 사정권일 뿐만 아니라, 중국 항모 전단 등 주력 해군이 위치해 유사 사태가 발생하면 순식간에 중국 해군이 장악할 가능성이 크다. 미군은 앞으로 오키나와 인근에 해병대 1만 명을 배치할 계획이다. MLR 부대 창설은 이런 배치 계획의 일환이다.

일본 자위대도 현재 2200명 정도인 오키나와현의 육상 자위대 여단을 3000명 안팎의 사단으로 격상시킬 계획이다. 요미우리신문은 “MLR이 창설되면 일본 자위대와 공동 훈련을 실시하는 등 미·일간 연계가 한층 강화될 것”이라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