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리포트] 전성현 빙의된 캐롯 이정현, 데뷔 후 개인 최다 3점슛+성공률 82%

손동환 2023. 1. 10.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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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현(187cm, G)이 전성현(188cm, F)에게 빙의됐다.

고양 캐롯은 지난 9일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2022~2023 SKT 에이닷 프로농구 정규리그에서 대구 한국가스공사를 87-76으로 꺾었다. 5연패 후 3연승. 16승 15패로 단독 5위에 올랐다. 공동 3위 울산 현대모비스-서울 SK(17승 13패)를 1.5게임 차로 쫓았다. 2위 창원 LG(16승 12패)와의 경기 차도 1.5게임.

캐롯은 창단 팀이다. 고양 오리온 프로농구단을 인수했다. 그러나 오리온 전력의 핵심이었던 이대성(190cm, G)과 이승현(197cm, F)과 함께 하지 못했다. 외곽 주득점원과 핵심 빅맨 없이 첫 시즌을 치러야 한다.

김승기 초대 감독 또한 전력 이탈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이번 시즌에는 색깔을 입히는데 주력할 예정이다. 그리고 주축이 될 수 있는 자원을 육성할 계획이다. 대표적인 선수가 이정현이다.

이정현은 2021 KBL 국내신인선수 드래프트에서 전체 3순위로 프로에 입성했다. 볼 핸들링과 순간 스피드를 이용한 옵션을 갖고 있고, 슈팅 능력도 뛰어나다. 동포지션 대비 뛰어난 신체 조건과 승부처에서의 대담함도 갖추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김승기 감독은 이정현에게 공을 들이고 있다. 이정현을 처음부터 다시 만들고 있다. 볼을 잡는 자세와 패스 하는 자세, 슈팅 밸런스 등 기본적인 것부터 다잡고 있다. 이정현의 성장 없이, 캐롯의 성장도 없다고 보고 있다.

그만큼 이정현은 중요한 선수다. 그래서 김승기 감독은 이정현에게 많은 출전 시간을 주고 있다. 이정현의 경기당 출전 시간은 34분 43초. 리그 전체 1위다.

이정현의 평균 기록은 15.5점 3.9어시스트 2.7리바운드에 2.0개의 스틸. 에이스인 전성현 다음으로 많은 득점을 기록하고 있다. 전성현의 부담을 가장 많이 덜어주는 선수라는 뜻이다.

이정현은 한국가스공사전에서 이대성과 매치업된다. 이대성은 한국가스공사의 1옵션. 캐롯의 전신인 오리온에서 이정현과 함께 뛰었던 볼 핸들러이기도 하다. 이정현이 이대성과 매치업에서 우위를 점한다면, 캐롯이 경기를 쉽게 풀 확률도 높았다.

이정현은 시작부터 활발하게 공격했다. 경기 시작 4분도 지나지 않아 8점을 퍼부었다. 3점슛 2개와 스틸에 이은 단독 속공으로 팀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캐롯 또한 경기 시작 3분 35초 만에 10-4로 초반 우위를 점했다.

그러나 1쿼터 종료 부저와 가까워질수록, 이정현의 영향력은 떨어졌다. 볼을 쥐고 있는 시간은 길었지만, 코트 밸런스 안배나 영향력 있는 플레이를 해니지 못했다. 캐롯 역시 20-21로 우위를 내줬다.

이정현은 2쿼터 시작 후 5분 동안 또 한 번 영향력을 발휘했다. 판단은 늦었지만, 빠른 패스로 최현민(195cm, F)의 3점을 도왔다. 그리고 31-28로 달아나는 3점을 터뜨렸다. 팀이 필요로 할 때, 이정현의 힘이 분명 존재했다.

그러나 이정현의 체력과 집중력이 떨어진 듯했다. 이는 수비 미스로 이어졌다. 김승기 캐롯 감독도 이를 파악했다. 2쿼터 종료 3분 17초 전부터 3분 넘게 벤치에 앉혔다. 그리고 2쿼터 종료 11.6초 전에 이정현을 재투입. 이정현은 핸드-오프 플레이로 전성현의 3점을 도왔다. 전반전 마지막 득점을 이끌었다. 캐롯은 47-38로 전반전을 마쳤다.

디드릭 로슨(202cm, F)과 전성현의 볼 소유 시간이 3쿼터에 길어졌다. 두 선수의 공격 비중이 높아졌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는 캐롯한테 바람직한 현상이 아니다. 두 선수를 향한 집중 견제와 두 선수의 체력 부담은 이미 크기 때문이다.

이정현의 도움이 필요했다. 김승기 캐롯 감독이 경기 전 강조했던 점이기도 하다. 이정현은 캐롯 벤치의 의중을 알고 있었다. 3점슛 2개와 팀 파울 유도에 이은 파울 자유투를 성공했고, 3쿼터 마지막 2분 41초 동안 11점을 몰아넣었다. 캐롯 또한 70-55로 달아났다.

한국가스공사의 맹폭에 추격을 당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정현이 경기 종료 2분 36초 전 로슨의 패스를 3점으로 마무리. 이정현의 3점포는 쐐기 득점(84-70)이 됐다. 한국가스공사전 8번째 3점포.

경기 종료 24초 전에도 3점포를 꽂았다. 한국가스공사전 9번째 3점포. 성공률은 무려 82%에 달했다. 전성현에게 빙의된 듯했다. 그 효과는 강렬했다. ‘전성현 빙의 효과’는 캐롯의 3연승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양 팀 주요 기록 비교] (캐롯이 앞)
- 2점슛 성공률 : 약 48%(14/29)-약 56%(29/52)
- 3점슛 성공률 : 약 44%(16/36)-약 29%(4/14)
- 자유투 성공률 : 약 79%(11/14)-약 71%(5/7)
- 리바운드 : 29(공격 11)-34(공격 14)
- 어시스트 : 19-13
- 턴오버 : 6-6
- 스틸 : 3-6
- 블록슛 : 4-1

[양 팀 주요 선수 기록]
1. 고양 캐롯
- 이정현 : 36분 54초, 31점(3점 : 9/11) 5어시스트 3리바운드(공격 1) 1스틸
- 전성현 : 32분 30초, 20점(3점 : 5/11) 5리바운드(공격 2) 4어시스트
- 디드릭 로슨 : 31분 6초, 17점 11리바운드(공격 5) 4어시스트 2블록슛 1어시스트
2. 대구 한국가스공사
- 이대헌 : 30분 49초, 24점 5리바운드(공격 3) 2어시스트 1스틸
- 이대성 : 32분 18초, 19점 3리바운드 2어시스트 1스틸
- 머피 할로웨이 : 23분 39초, 12점 7리바운드(공격 5) 2어시스트 1블록슛


사진 제공 = 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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