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와이에서 죽었는데 ‘6·25전사자’ 명단에…워싱턴 추모의벽 “엉망진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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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전쟁 정전협정 69주년이었던 지난해 7월 27일 미국 수도 워싱턴에서 제막된 참전용사 '추모의 벽'에 전쟁에서 희생된 이들의 이름이 새겨지는 과정에서 수백 건의 오·탈자가 발생했다는 현지 언론의 지적이 제기됐다.
9일(현지시간)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추모의 벽에 새겨진 참전용사들의 이름 가운데 수백 건의 오·탈자가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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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7월 제막된 추모의 벽에
있어야 할 전사자 이름 일부 누락
한국전 60년 후에 사망한 예비역
하와이 오토바이 사고 사망자 등
엉뚱한 이름이 벽에 새겨지기도
6·25전쟁 정전협정 69주년이었던 지난해 7월 27일 미국 수도 워싱턴에서 제막된 참전용사 ‘추모의 벽’에 전쟁에서 희생된 이들의 이름이 새겨지는 과정에서 수백 건의 오·탈자가 발생했다는 현지 언론의 지적이 제기됐다.
9일(현지시간)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추모의 벽에 새겨진 참전용사들의 이름 가운데 수백 건의 오·탈자가 있다”고 보도했다. 또 일부 전사자는 추모의 벽에서 이름이 아예 누락된 사례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NYT는 대표적인 사례로 야간 비행 중 사망한 전폭기 조종사 월더 맥코드 중위, 원주민 출신의 육군 상병 프레데렉 발드 이글 베어, 헬기 조종사 존 코엘시 중위 등을 들었다. 맥코드 중위의 이름은 추모의 벽에서 찾아볼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또 코엘시 중위의 이름은 철자가 틀리게 기록돼 있고, 발드 이글 베어 상병의 이름 부분은 화강암이 부서져 ‘Eagle B F Bald’라는 식으로 이름의 철자 일부만 남아 있기도 하다.
동생과 함께 온라인 상에서 6·25 전쟁에 대한 방대한 정보를 관리하는 역사학자 할 바커는 NYT에 추모의 벽 오·탈자에 대해 “아주 그냥 오래된 기록 오류와 오타로 가득찬 엉망진창 덩어리”라고 비판했다.
바커는 추모의 벽에 1015건의 오탈자가 있는 것으로 추산했다. 이 같은 오류 가운데는 추모의 벽 명단에 전쟁·전투와 상관 없이 사망한 군인 245명의 이름이 함께 새겨진 것도 포함된다. 하와이에서 오토바이 사고로 사망하거나 부동액을 술로 착각해 마시다 사망하는 등 전쟁·전투와 관계 없는 사망 군인의 이름이 추모의 벽에 들어 있다는 것이다. 심지어 추모의 벽에 이름을 올린 한 해병대 출신 사망자는 전쟁이 끝나고 60년이 지난 후에 숨을 거뒀다고 바커는 지적했다.
반대로 추모의 벽에 올라 있어야 할 전시 사망자 이름이 누락된 경우도 500여 건에 달했다. NYT는 “누구의 이름이 들어가야 하고 누구의 이름이 빠져야 하는지 전혀 맥락이나 이유를 찾아볼 수 없다”며 “추모의 벽 제작에 사용된 공식 명단은 매우 엉터리”라고 지적했다.
6·25전쟁에서 함께 싸운 한미 동맹의 상징으로 평가받는 추모의 벽은 워싱턴의 한국전 참전용사 기념공원에 세워져 있다. 높이 1m, 둘레 130m의 검은색 화강암에 6·25전쟁 당시 희생한 미군 3만6634명, 카투사 7174명 등 4만3808명의 이름이 새겨져 있다. 지난 2021년 3월 공사를 시작해 16개월 만인 작년 7월 공개됐다.
박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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