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가산책] 슬기로운 겨울방학

이은미 대전시립청소년합창단 기획팀장 2023. 1. 10.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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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월 새해가 시작됐지만 학생들에겐 이 시기가 방학이다.

겨울방학은 한 해를 마무리하는 끝과 새해를 맞이하며 신학기를 준비하는 교집합의 시간이다.

본격적으로 문화예술계가 회생하고 지역의 공연단체들의 활발한 움직이기 시작되는 2023년 슬기로운 겨울방학을 보내며 대전시립예술단을 비롯해 지역 문화예술계가 새롭게 도약하고 살아 숨 쉬며 시민의 품으로 돌아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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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은미 대전시립청소년합창단 기획팀장

2023년 1월 새해가 시작됐지만 학생들에겐 이 시기가 방학이다. 겨울방학은 한 해를 마무리하는 끝과 새해를 맞이하며 신학기를 준비하는 교집합의 시간이다. 나이를 말할 때, 날짜를 적을 때 실수하기도 하지만 웃으며 넘어가는 암묵적 유예기간이기도 하다.

필자에게 겨울방학의 추억은 버스 안에서 시작된다. 방학과 동시에 시내버스를 타고 간 외가에서 할아버지가 만들어주신 얼음 썰매에 무릎 꿇고 올라타 지팡이로 얼음 바닥을 힘차게 밀치며 콧물이 흐르는지도 모르고 신나게 타던 기억이 난다. 뒷동산에 뛰어올라 비료 포대를 타고 마을을 내려다보며 스피드를 즐기던 나는 광활한 자연농원(현 에버랜드)의 눈썰매장을 경험하고 고학년이 되면서 점점 외갓집을 가는 횟수가 줄어들었다.

그렇게 열심히 놀기도 했지만 빳빳하고 하얀 달력으로 교과서 겉을 싸던 기억도 있다. 그 위에 붓 펜으로 과목명과 이름을 적어주시던 아버지 생각도 나고, 기차 속으로 빨려 들어갔던 연필들이 기세등등하게 날을 세우고 등장하면 필통 속에 키를 맞춰 나란히 줄을 세우던 신학기 준비의 설렘과 긴장감이 공존하던 기억들이다.

새로운 한 해를 달리기 위해 스타트 선 앞에서 운동화 끈을 고쳐 메고 몸을 푸는 준비의 시간처럼 1월은 시립예술단에게도 시무식이나 신년음악회를 제외하고는 잠정적으로 공연 방학 기간이다. 공연장의 무대 점검 기간이며, 올해 기획하는 공연의 세부계획을 정리하고 실행하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2023년은 민선 8기 시정이 실질적으로 시작되는 해이며, 시립예술단도 새로운 도약의 해로 의미가 남다르다. 몇 년간 코로나로 움츠리고 있는 시립예술단도 지난 하반기부터 '화목한 문화산책'을 시작으로 시민들의 품으로 다가가고 있다. 또한 대전이 일류문화의 도시임을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시장에 알리기 위해 플랜도 시행 준비 중이다.

시립합창단은 아시아 경제중심 송도 국제도시에 위치하고 있는 아트센터인천 콘서트홀(2018년 11월 개관)에서 5월 특별연주회를 계획하고 있다. 시립무용단은 해외교부 주요 외교 계기 기념사업 공모에 선정돼 10월 중 우리 시와 자매도시인 미국 시애틀 등 해외 투어가 예정돼 있다.

시립교향악단과 청소년합창단은 단체의 예술적 운영을 총괄·책임지며 이끌고 나아갈 새로운 예술감독 선임이라는 큰 과제를 앞두고 있다. 단체의 수장을 선발하는 만큼 안팎으로 시선이 집중돼 있는 것도 사실이다. 시립연정국악단 역시 지난해 선임된 젊은 예술감독이 펼쳐 나아갈 새로운 무대가 기대되고 있다.

개학을 앞두고 방학숙제와 탐구생활을 챙기며 며칠 만에 몰아 쓰던 일기, 장기간 걸렸던 탐구생활의 실험은 포기하게 되는 순간 나의 방학을 돌아보게 된다. 학년이 올라가며 갖던 다부진 마음 그대로 올 한 해를 준비해 본다.

본격적으로 문화예술계가 회생하고 지역의 공연단체들의 활발한 움직이기 시작되는 2023년 슬기로운 겨울방학을 보내며 대전시립예술단을 비롯해 지역 문화예술계가 새롭게 도약하고 살아 숨 쉬며 시민의 품으로 돌아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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