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광장] 2023, 새해 '뉴 대전'이 기대된다

김현중 건양교육재단 건양역사관장·전 외교관 2023. 1. 10.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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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중 건양교육재단 건양역사관장·전 외교관

계묘년 첫 날 지역 청년회원들과 흑석산성 고무래봉(196.9m)에 올라 토끼의 해를 맞이했다. 미세먼지 영향인지 조금 늦게 떠 올랐다. 붉은 모습은 강렬해 보였고 느낌이 달랐다. 필자가 1951년 신묘생(辛卯生)이었기 때문일 것이다. 지혜와 성장 그리고 행복의 상징인 토끼처럼 더 열심히 살아보고 싶은 결심이다.

귀향 12년 차다. 평소 지역의 변화에 관심이 많다. 대전일보를 넘기며 올해는 대전이 어떻게 변할까 생각해 본다. 우여곡절 속의 대전 트램이 38.1km 전 구간 '완전 무가선 방식'으로 확정됐다는 소식이다. 2028년 완공 목표로 추진 예정이다. 15년의 세월이 흘렀다. 터파기하는 포크레인 모습이 빨리 보고 싶어진다. 충청권 광역철도 1단계 공사 착공, 베이스볼 드림파크·유성복합터미널은 2025년 준공 목표, 500만평 산단조성 대기업유치 등 사업마다 넘어야 할 산이 많을 것이다. 꾀가 많아 앞길을 가로막는 장애물을 뛰어넘는 재능이 있는 토끼처럼 껑충껑충 전진하는 모습을 보여주면 좋겠다.

"잘 있거라 나는 간다. 이별에 말도 없이 떠나가는 새벽 열차 대전발 0시 50분-"

1956년 안정애가 부른 '대전 블루스'의 가사다. 작사가 최지수가 대전역에 14년간 근무하며 숱하게 보아온 이별의 현장이 녹아 있는 느낌이다. 필자가 외국에 나가 살 때 즐겨 부르며 고향 생각에 잠겼었던 추억이다. 첫 '대전 0시 축제'가 8월 원도심에서 개최된다. 세계문화를 주도하는 문화도시를 표방하고 경제활성화형 축제로 육성한다니 더 기대된다. 또 현충원 주변에 호국보훈파크와 보문산에 산림휴양단지가 조성된다. 대전만의 콘텐츠로 '노잼시티'가 '꿀잼시티'로 변신하는 계기가 되기 바란다.

1791년(정조 15년) 장태산 일대는 박해를 피해서 몰려든 신앙공동체였다. 최초의 천주교 순교자 윤지충 등의 '진산사건'이 원인이었다. 대전 서구청과 금산군, 천주교 대전교구가 협력해 장안동에서 진산성지까지 '한국의 산티에고 순례길'이 조성한다.

6.5 Km 거리다. 당진 버그내 순례길 등이 있지만 장태산의 특성을 살린 명품 순례길이 되어 지역 교류와 관광에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

대전의 중심 중앙로 네거리에 15년 넘게 방치된 건물이 있다. 지날 때마다 '아이구, 금싸라기 땅에 얼마나 손해일까' 하고 걱정해 본다. 나 뿐이 아닐 것이다. 성남동 오피스텔도 마찬가지다. 토끼의 지혜로 꼬인 실타래가 풀리는 해가 되면 좋겠다. 다이나믹한 리더십에 기대한다

고향사랑기부제가 올 1월부터 시행되고 있다. '지방 소멸' 위기 대응으로 볼 수 있다. 일본의 후루사토(고향) 납세와 비슷하다. 한국지방세연구원 조사에 의하면 기부희망자의 2.3%만 대전에 기부할 것이라 한다. 아직 어떤 제도인지 잘 모른다. 널리 알리고 민관이 협력해 지방이 소생하는 길로 만들자. 대전시는 오월드 입장권 등 41개를 답례품으로 선정했다.

'대-한민국', 월드컵 16강 선전으로 대전의 축구 열기도 대단했었다. 풀타임 출전해 활약했던 황인범 선수는 이 고장 출신이다. 대전하나시티즌팀이 3년 만에 1부 리그로 승격됐다. 기쁜 소식이다. 90년대 초 대전상고가 전국고교축구대회에서 지역의 이름을 떨치던 때를 기억하고 있다. 2001년에는 대전시티즌이 FA컵을 안는 등 K리그 인기구단으로 '축구특별시'로 불렸다. 토끼처럼 민첩한 움직임으로 과거의 명성을 찾아가는 해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개인적으로 자주색을 좋아한다.

고향 기성동이 바뀌어 가고 있다. 내년에 완공될 26만 평의 평촌산업단지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야산의 모퉁이 언덕에 예술공간을 꾸며 공장지대의 삭막함을 덜어보면 어떨까. 흑석산성은 596년(병진년) 사비(부여) 백제시대에 쌓아져 보급로를 차단하는 요충지였다. 백제 멸망(660년) 후 유민들은 왕조 부활을 위해 3년간 저항했다. 남으로 향하는 길목 조망이 탁 트인 경관이다. 백제 유민들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어 보면 좋을 것 같다. 지난해 발굴작업으로 기성지역이 백제에 속했음이 밝혀졌다.

메타세콰이어로 전국구가 된 장태산과 반딧불 생태 환경의 노루벌 일대에 정원조성사업(지방정원 후 국가정원 추진) 이 추진된다고 해 가슴이 두근거린다. 인근에 호남선 폐 터널(380m)을 이용한 충청권역 유물 수장고, 개인 기록물을 전시한 '홍진아카이브' 그리고 외양간에 세계의 가면과 글로벌 소품을 전시한 '명곡' 등이 있다.

토끼의 해, 토끼처럼 부지런히 움직이며 두 마리 토끼 잡는 한 해를 만들어 나갈 결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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