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차 국민연금 재정추계 3월→1월 앞당긴다…연금개혁 논의 속도

이정현 기자 2023. 1. 10. 0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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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개혁 기초' 국민연금 재정추계 일정 당겨 개혁 논의 활성화
국회 연금특위도 4월까지 개혁안 초안 확정 공개…예상 개혁안은
서울 서대문구 국민연금공단 서울북부지역본부에서 한 시민이 연금 상담을 받고 있다. ⓒ News1 DB

(세종=뉴스1) 이정현 기자 = 정부가 3월로 예정된 '5차 국민연금 재정추계' 작업을 두 달 앞당겨 이달까지 마무리한다. 국민연금 재정계산은 재정수지를 계산해 연금보험료 조정 및 기금운용계획 등이 포함된 국민연금 운영 전반에 대한 계획을 수립하는 과정이다. 국민연금법 4조에 따라 매 5년마다 실시한다.

국민연금 재정 추계 결과는 연금개혁 논의의 기초자료로 활용되는데, 결과 도출 시기를 앞당긴다는 것은 그만큼 개혁 논의에 속도를 내겠다는 의미다.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연금특위)에서의 개혁 논의도 빨라지고 있다. 연금특위는 이달 중 민간전문가 등으로부터 개혁안을 받은 뒤 오는 4월까지는 개혁안 초안을 내놓을 계획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9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보건복지부·고용노동부·여성가족부·식품의약품안전처·질병관리청 2023년도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3.1.9/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정부, 5차 국민연금 재정추계 3월→1월로…개혁 시계 추 빨라지나

10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전날 대통령 신년 업무보고 과정에서 연금개혁과 관련, 오는 3월로 예정된 '5차 국민연금 재정 추계'를 이달까지 마무리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매 5년마다 이뤄지는 국민연금 재정 추계는 통상 3월에 공개, 당해 10월까지 국회에 제출할 국민연금종합운영 계획을 수립하는 데 이용해왔다.

정부가 이 시기를 앞당긴 것은 연금개혁 작업에 더욱 속도를 내겠다는 의미다. 다만 10월로 예정된 국민연금 종합운영계획의 국회 제출 일정이 당겨지는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국민생활에 직접 영향을 미칠 연금개혁과 관련해서는 국민적 공감대가 필요한 만큼 보다 많은 사회적 논의를 숙성해 가려는 목적이 크다.

국회에서의 연금개혁 논의도 속도를 내고 있다. 국회 연금특위는 오는 4월까지 개혁안 초안을 내기로 했다.

민간자문위원회가 이달 말까지 개혁안을 내놓으면, 이해당사자 15인으로 이뤄진 논의기구에서 개혁안을 수정한 뒤 500명 일반국민의 의견을 수렴해 초안을 확정한다는 계획이다.

ⓒ News1 이지원 디자이너

◇정부-국회, 연금개혁 예상 시나리오는…"더 내고 늦게 받는" 모수개혁

연금개혁 방식은 정부와 국회를 중심으로 활발한 논의가 진행 중이다. '더 내고 늦게 받는' 식의 모수개혁을 통한 연기금 재정 건전성 확보 방안이 대안으로 제시된다.

지난달 9일 복지부와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 공동 주최로 열린 '국민연금 전문가 포럼'에서 이 같은 개혁 시나리오가 제시됐는데, 현재로서는 가장 유력한 방안으로 꼽힌다.

주요 내용을 보면 현행 9%인 국민연금 보험료율을 2025년부터 매년 0.5%p 인상해 12년 뒤인 2036년까지 15%로 올리면 기금 고갈 시점을 16년 정도 늦출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보험료율 인상이 현실화할 경우 급여에서 비과세를 제외한 '기준소득월액'이 500만원인 직장인의 경우 납부해야 할 부담금은 현행 22만5000원(4.5%)이지만, 2036년에는 37만5000원(7.5%)으로 15만원이 인상된다.

이 외에도 매년 0.2%p씩 30년에 걸쳐 보험료율을 미세하게 올리는 방안, 매 3년이나 5년마다 1%p씩 올리는 방안도 함께 제시됐다. 이같이 보험료율 인상 시기를 서서히 올리는 장기 시나리오의 경우에는 10~15년 정도 기금 소진 시점을 늦추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분석됐다.

보험료율 인상과 함께 연금 수급연령을 2048년 68세까지 5년마다 한 살씩 늦추는 방안도 나왔다. 이와 연계해 국민연금을 최대한 납부할 수 있는 연금 가입 연령도 현행 '60세 미만'에서 '67세'로 상향하는 안도 함께 거론됐다. 이 같은 방안을 활용하면 기금 소진 시점을 2년 정도 더 늧출 수 있다는 게 국민연금연구원의 판단이다.

이렇게 보험료율 인상(최대 16년)과 수급 시점 조정(2년) 효과를 더하면 최대 18년간 기금 고갈 시점을 늦출 수 있다는 게 국민연금연구원의 분석결과다.

연금개혁에 대한 정부의 강력한 의지에도 헤쳐나가야 할 길이 녹록지는 않다. 보험료율 인상이나 수급연령 연장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를 끌어내기 쉽지 않은 탓이다.

당장 '소득대체율 상향'을 두고서는 국회 연금특위 내에서도 연기금 재정 건전성을 위해 인상 폭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여당과 노인빈곤율 해소를 위해 일정부분 인상해야 한다는 야당 간 이견이 크다.

여기에 소득 공백을 메우기 위해서는 정년연장이 뒤따라야 하는데 이는 노동계 반발을 불러올 게 뻔하다. 이를 잘 알고 있는 정부도 2023년을 연금개혁과 함께 노동개혁의 원년으로 삼고, 전력을 다한다는 입장이지만 역시 쉽지 않은 일임에는 틀림없다.

이기일 복지부 1차관은 업무보고 직후 가진 브리핑에서 "국민연금법에 따르면 원래 재정추계는 3월에 발표하도록 돼 있고, 종합적인 운영계획 같은 경우에는 10월에 국회에 제출하도록 돼 있다"며 "하지만 현재 국회에 연금개혁특별위원회가 구성돼 있고, 1월에는 민간 전문가들이 개혁안을 내고, 최종 확정을 위한 국회 차원의 국민의견 수렴 절차도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에 "정부에서 기존대로 3월에 (국민연금 재정추계)결과를 제출한다면 서로 간 방향이 맞지 않게 된다"며 재정 추계 작업을 앞당긴 배경을 밝혔다.

euni121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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