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힙플' 성수동에 뜬 라면 카페…3배 매운 신라면 맛은?
3배 매운 신라면 제공…다양한 굿즈도 팔아
평이한 구성의 팝업스토어는 다소 아쉬워
농심이 '대표 매운 라면' 자리를 되찾기 위해 MZ의 핫플 성수동에 '라면 카페테리아'를 열었다. 신라면 선호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편인 젊은 층을 공략하기 위해서다. MZ 공략의 선봉장은 이미 메타버스 '제페토'에서 인기를 끌었던 '3배 매운 신라면'이다.
신라면 카페?
농심 신라면 카페테리아 팝업스토어는 MZ의 성지 서울 성수동 S팩토리에 자리잡았다. 9일부터 오는 2월 8일까지 한 달여간 운영된다. 신라면의 역사와 현황을 알 수 있는 전시와 함께 농심 라면의 역사, 다양한 굿즈들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다.
신라면 카페테리아의 아이디어는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에서 왔다. 농심이 지난 10월 제페토에 오픈한 '신라면 분식점'에 40만명이 넘는 방문객이 찾으면서 이를 현실로 구현하자는 아이디어가 나왔다.
신라면 카페테리아에서는 자신이 원하는 매운맛 정도와 면발의 익힘, 토핑 등을 선택할 수 있다. 자신이 원하는 세팅을 마친 후 티켓을 인쇄해 제출하면 라면을 주고 직접 끓여 먹을 수 있다. 용기 모양부터 라면을 끓이는 방식까지 제페토 내 신라면 카페테리아를 그대로 옮겨 와 제페토에서 방문해 본 소비자라면 더 이색적인 체험을 할 수 있다.
다만 볼거리와 포토스팟 등을 강조한 최근의 팝업스토어 트렌드와 달리 제품을 강조하는 구성은 다소 볼거리가 없다는 느낌을 준다. 굿즈의 경우에도 방문욕구를 자극하는 '감성템'보다는 펜·배지·그립톡 등 브랜드를 이용한 평이한 굿즈가 대부분이었다.
"내가 왕년엔 사나이도 울렸는데"
농심이 신라면 카페테리아를 메타버스·현실에서 잇따라 선보이는 건 1020 젊은 층에게 신라면의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서다. 신라면은 1986년 출시 후 줄곧 대한민국 대표 라면 타이틀을 지켜 왔다. 구수한 맛의 라면이 대세였던 국내 라면 시장을 매운 국물 중심으로 바꾼 제품이 신라면이었다.
하지만 2010년대 들어 신라면의 아성에도 금이 가기 시작했다. '만년 2위' 진라면이 무섭게 추격을 시작한 것이다. 2018년에는 오뚜기의 '착한 기업' 이미지에 진라면의 저렴한 가격이 부각되며 판매량 기준으로 점유율 차이가 1%포인트 미만으로 줄어들기도 했다.
불닭볶음면의 전세계적인 인기와 틈새라면 등 새로운 매운 라면의 등장으로 '대표 매운 라면'의 이미지도 희석됐다. 신라면의 스코빌 지수(SHU)는 3400으로 4400의 불닭볶음면보다 낮다. 최근 업계에 1만 SHU를 넘는 제품들까지 종종 보인다는 점을 감안하면 '매울 신'자를 쓰기 어색한 수준이다.
이에 젊은 층이 선호하는 '매운 라면' 이미지를 되찾기 위해 팝업스토어를 여는 동시에 '3배 매운' 신라면을 선보였다는 분석이다. 실제 3배 매운 신라면은 제페토 내 팝업스토어에서 가장 높은 인기를 얻어 '제페토 신라면 큰사발' 한정판으로 출시됐다.
3배 매운 라면 먹어봤더니
지난 9일 신라면 카페테리아에 방문해 '3배 매운 신라면'을 직접 만들어 먹어봤다. 티켓을 제공하면 카페테리아의 직원이 라면과 스프, 토핑을 제공하고 이를 직접 끓여 먹는 방식이다. 카페테리아라기보다는 한강 편의점에서 끓여 먹는 라면 같은 느낌을 준다.
토핑은 파와 고기, 버섯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고 면도 꼬들꼬들한 면, 중간 면, 부드러운 면 등 3가지 익힘 정도를 고를 수 있다. 스프 역시 덜 매운 맛과 기본 맛, 3배 매운 맛을 직접 고를 수 있다. 계란의 경우 풀어 넣는 방식이 아닌 삶은 계란을 제공한다.
3배 매운 신라면은 기존 신라면의 버섯향·쇠고기 국물 맛을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매운 맛은 강화됐다는 점이 돋보였다. 신라면 카페테리아의 3배 매운 신라면은 1만SHU의 매운 신라면이다. 한정판으로 출시된 제페토 신라면 큰사발(6000SHU)과는 별개의 제품이다.
1만SHU에 달하는 매운 맛이면서도 후추 등 자극적인 향이 강하지 않아 큰 무리 없이 먹을 수 있었다. 토핑의 경우 전부 넣을 수 있는 옵션이 없다는 점이 아쉬웠다. 면은 어떤 익힘을 선택하든 동일한 라면이 나오고 직접 끓여야 하기 때문에 큰 의미가 없다는 생각도 들었다. 맛의 밸런스가 괜찮아 제품화가 돼도 좋겠다는 생각이지만, 농심 측은 "제품화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김아름 (armijjang@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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