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30만원에서 3년만에 이룬 경제적 자유”…20대 웹툰작가의 ‘비법’
당장 이달 치 생활비도 내야 하는데 통장 잔액이 30만원뿐이라면? 누구도 맞닥뜨리고 싶지 않은 상황일테다.
20대에 일찌감치 이룬 경제적 자유라면 또 어떨까? 경제적 자립을 이뤄 조기 퇴직을 꿈꾼다는 이른바 ‘파이어(FIRE. Financial Independence, Retire Early)족’들에겐 로망이지 않을까.
웹툰 작가 이삭은 20대 나이에 극과 극의 두 상황을 모두 겪었다. 통장 잔고 30만원이던 시절에서 불과 3년도 안 돼 이룬 경제적 자유. 그에게 어떤 일이 있었던 걸까?
웹툰이 아닌, 자신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쓴 그의 최근 신간 ‘내 통장 구제하기 프로젝트’에 담고 싶었던 이 작가의 속마음과 20대에 이룬 경제적 자유의 비결이 궁금했다.
-개인 경험담을 들려달라.
“만화가 대부분이 수입이 불규칙하다. 2014년에 데뷔해서 2019년부터 연재를 시작했는데, 늘 수입이 불규칙했다. 작품을 연재할 때는 돈을 저축할 수 있지만, 연재가 끝나고 다음 작품을 준비하는 기간엔 그동안 번 돈을 까먹었다. 모이면 사라지고, 모이면 사라지기가 두세 번 반복됐다. 이대로는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부터 돈 공부를 시작했다. 남들은 어찌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살아가는데 필수적인 공부였다. 경제 금융은 삶의 지식이었다. 즐겁게 공부하다가 배운 것을 만화로 연재했다. 그리고 이를 나만의 콘텐츠로 만들어야 하겠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나온 책이 ‘내 통장 구제하기 프로젝트’다.
전과 달라진 건, 작지만 1년 전부터 내 나름의 ‘경제적 자유’를 이뤘다는 거다. 저축도 완만히 늘고 있으며, 수익이 크진 않아도 자산소득 비중도 커지고 있다.”
-돈 관리를 잘하는 방법이 따로 있나?
“돈 관리에 앞서 경제적 목표를 먼저 세우는 것이 필요하다. 다들 막연히 ‘부자가 되면 좋겠다’고 하는데, 정작 대부분 경제적 목표를 잘 정하지 않는다. 각자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행복한 삶을 유지하는 데 얼마가 필요한지, 또 내가 이상적으로 보는 삶이 무엇인지가 형성돼 있어야 한다. 그런 것들이 구체적으로 환산되지 못하면 목표에 닿기 어려워진다.
일상 생활에선 가계부를 쓰는 것이 큰 도움이 된다. 대충 쓰는 건 의미가 없다. 내 경우엔 대차대조표와 현금흐름표를 만들어 엑셀 파일로 관리했다. 사실 이런 것들은 기존 재테크 서적들이 많이 알려준 것들인데, 읽는 데 그친 게 아니라 실행으로 옮겼다.”
-통장이 ‘텅장’이 되지 않게 할 비결이 있나?
“통장 잔액이라곤 고작 30만원. 사실상 생활비까지 바닥이 나는 경험을 했다. 나는 이때부터 통장이 ‘텅장’이 돼서는 안 된다는 결심을 했다. 그리고 쓸 돈과 안 쓸 돈을 먼저 구분했다. 불가피한 생활비를 빼고, 쓸 돈과 안 쓸 돈을 5대5 비율로 했다. 하지만 쓸 돈이 남들과는 조금 달랐다. 내게 있어 쓸 돈은 집을 살 돈이나 차를 살 돈, 여행에 들어갈 지출 등 미래 소비도 매달 그달 쓸 돈으로 구분했다. 빡빡하지만 그래야 돈이 늘어나게 된다. 예기치 못한 큰일이 생기면 목돈이 갑자기 들게 되는데, 통장을 이렇게 관리하면 통장이 빌 일은 없게 된다.”
-잘 쓰는 것이 잘 버는 거라 했다. ‘스마트’ 지출은 어떤 건가?
“지출을 크게 투자와 소비, 낭비로 구분해서 생각하면 좋다. 예컨대 운동이나 공부, 세미나, 독서 등 자기 계발과 관련된 지출은 투자에 해당한다. 충동구매로 사는 옷 같은 것은 낭비에 해당하는 거다. 나는 이런 지출 내역을 이 세 개의 봉투로 구분해 모아 매달 확인했다. 소비와 낭비는 이미 분리하는 순간부터 지출에 영향을 미친다. 소비할 때 먼저 인식하게 된다. 결국 낭비를 줄이게 된다.
보도 섀퍼가 쓴 어린이 금융소설 ‘12살에 부자가 된 키라’를 보면 참고가 될 것이 있다. 초등학생 때 읽었지만 성인이 되고 나서 다시 보니 돈에 대한 기본적인 마인드가 다 들어간 책이란 걸 새삼 깨달았다. 이 책에 나오는 ‘소원상자’ 같은 것을 활용해도 좋을 것 같다. 언젠가 하고 싶은 걸 위해 모으는 돈 상자다. 거기 모이면 쓰는 거다. 예컨대 70만원짜리 전기자전거를 사고 싶으면 한 달에 7만원씩 매달 떼어 놓는 거다. 매달 균일하게 빠지니 관리가 쉽다. 신용카드 할부와 무슨 차이가 있냐고 물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이렇게 하면 분명 지출에 신중하게 된다. 그리고 훗날 못 갚을 일이 안 생긴다. 돈을 모으는 동안 정말 필요한 소비인지도 생각하게 해준다. 애초에 과소비를 차단하는 효과도 있다.”
-요즘 젊은 세대는 상대적으로 소비에 적극적이지 않나.
“이른바 ‘욜로족’이라고 하는데, 그들이 반드시 개념이 없다고 볼 수는 없다. ‘왜 미래에 대한 대비나 걱정도 없이 사는가’라는 의구심이 들 수도 있지만, 어떤 면에선 도전으로 볼 수도 있다. 20~30대 나이면 젊으니 그때 여러 경험을 해보는 것도 중요하다.
최소한의 저축이라도 하고 혹시 모를 경제적 위기를 대비한 돈을 모았다면 좋겠지만, 이들에겐 어떤 면에선 지출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단, 중요한 것은 경험적 소비와 물질적 소비에 차이가 있다는 거다. 경험적 소비는 얻는 것이 있다. 생활 수준에 맞지 않는 소비, 과시용 소비는 경계해야 하는 소비 습관이다. 본인에게 절대 도움이 안 된다.”
-돈을 불리려면 투자도 필요할텐데.
“투자의 경우도 무엇을 목표로 하느냐에 따라 다르다. 경제적 자유를 목표로 하거나 일정 수익률을 목표로 하거나 사람마다 목표가 다를 것이다. 내 경우엔 고수익까지는 필요하지 않았다. 평균 8%의 수익률을 넘기는 것이 내 목표였다. 시장수익률 이상의 수익을 내는 것이 어렵지, 사실 주식 투자로 10% 정도 수익을 올리기는 그리 어려운 것이 아니다. 위험한 파생상품 같은 건 자제했다. 목표를 정하고 거기에 맞는 투자를 택하면 된다. 요즘처럼 주식이 약세일 때가 매수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본다.”
그는 20대 초반부터 본격적으로 주식 공부를 했다고 했다. 그리고 단타가 아닌 안정적인 수익이 생기는 투자를 하고 있다.
-많은 것을 포기하고 사는 N포세대도 경제적 자유가 가능할까?
“돈을 벌려고 하면 돈 벌 길은 충분히 넓다고 생각한다. 인터넷, 인공지능 등 기술의 발달로 이젠 한국에서 통하면 세계에서도 받아주는 시대가 되어 있다. 생각하고 행동하면 누구나 벌 수 있다. 중요한 것은 기회를 포착하는 시야와 실천력이다. 기회가 와도 기회를 못 알아보는 경우도 많다.
어떤 목표를 세우느냐도 중요하다. 목표를 명확히 인식해야 그에 맞는 수단을 선택할 수 있다. 기회를 알아도 행동하지 않으면 이룰 수 없다.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하면, 엄청난 리스크가 있지 않은 한 도전해 봐야 한다. 내 사례도 그렇다. 블로그 연재를 하다가 책까지 출간하게 됐다. 블로그는 누구나 하는 일이다. 거기서 더 나아가느냐 마느냐는 개인의 선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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