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국생명에 필요한 건 ESG 경영[김세훈의 스포츠IN]
프로배구 흥국생명이 시끄럽다. 구단주가 잘하고 있는 감독을 느닷없이 경질했다. 감독대행으로 선임된 코치도 바로 사퇴했다. 선수들은 구단의 연이은 결정에 반발하고 있다. 팬들도 흥국생명과 모기업 태광그룹을 비판하고 있다. 일련의 사태가 일어난 원인은 선수기용, 선수단 운영에 대한 구단 또는 모기업의 과도한 개입이다. 흥국생명 김연경은 “(구단 측이) 원하는 대로 했다가 몇 번 졌다”며 “이런 팀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놀랍고 부끄럽다”고 말했다.
한국 프로, 실업 스포츠는 기업, 지방자치단체에 크게 의존한다. 두 곳이 구단 재정을 대부분 지원하기 때문이다. 모기업, 지자체는 구단 운영에 어느 정도는 관여해야 한다. 돈만 주고 알아서 하라고 방치하면 위임받은 대리인(Agent)의 도덕적 해이 등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스포츠단은 행정조직과 선수단으로 크게 둘로 나뉜다. 두 곳 모두 모기업, 지자체가 관리해야 함은 물론이다. 그래도 지도자, 선수단 고유한 전문영역까지 ‘과하게’ 침범해서는 안 된다.
요즘 세계 경제계 주요 화두가 ESG 경영이다. ‘Environment’, ‘Social’, ‘Governance’ 첫 스펠링을 딴 표현이다. 친환경(E), 사회적 책임(S), 지배구조 개선(G)을 기업 활동에 접목해야만 기업이 사회 속에서 장기간 지속가능하게 발전할 수 있다는 게 골자다. 미국프로풋볼(NFL), 미국프로농구(NBA), 미국프로야구(MLB), 영국 골프·축구·크리켓,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등 국제 스포츠에도 ESG 경영이 적용되고 있다. 한국스포츠계도 최근 프로스포츠, 국민체육진흥공단 등을 중심으로 ESG 경영을 강조하는 추세다.
한국 스포츠계가 ESG 경영에서 가장 먼저 해야 하는 일이 무엇일까. 기자는 G, 즉 지배구조 개선이라고 본다. 모기업과 지자체가 구단 내부 인사, 선수단 운영에 과도하게 개입해 문제를 일으키는 경우가 적잖다. 조직 사유화, 체육진흥기금 자의적 사용, 남성 중심 운영, 낮은 처우, 열악한 근무환경, 비전 없는 현상 유지 등은 오래 반복된 문제들이다. 주요 스포츠 조직들이 외부 작은 조직에 배타적이고 이들과 협업을 꺼리는 것은 여전하다. 국제 스포츠기구들이 ▲책임성(책무성) ▲투명성 ▲공정성 ▲민주성 ▲이해관계자 포용 등 측면에서 조직 구조를 개선하고 있는 것과는 반대다.
E,S,G 모두 비재무적 요소다. 매출, 수익 등으로 기업을 평가한 과거 기준과 다르다. 기업이 만드는 제품과 제공하는 서비스보다는, 기업 경영철학과 구조적 건전성 등을 더욱 중요하게 여긴다는 것이다. 흥국생명은 고객 중심 가치, 윤리경영, 기업의 사회적 책임, 인재 양성, 법규와 질서 존중을 중시하고 있다. 모두 비재무적 요소들이다.
흥국생명 배구단은 좋은 성적을 내왔다. 기업으로 말한다면 매출, 수익 등에서 만족스러운 성과를 낸 셈이다. 흥국생명이 더 좋은 조직이 되려면 자신들이 자랑스럽게 여겨온 ‘숫자’를 넘어서야 한다. 건전한 지배구조를 만들고 사회 공유가치를 창출하고 실행할 때, ESG 경영 시대에 더 큰 박수를 받을 수 있지 않을까.
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
Copyright © 스포츠경향.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최현욱, 키덜트 소품 자랑하다 ‘전라노출’···빛삭했으나 확산
- [종합] 토니안 “거울 깨고 피 흥건···조울증+대인기피증 앓아” (새롭게 하소서)
- ‘음주 튀바로티’ 김호중, 징역살이 억울했나···즉각 ‘빛항소’
- ‘마약투약·운반 의혹’ 김나정, 경찰에 고발당했다
- ‘송재림 사생활’ 유포한 일본인 사생팬에 비판세례···계정삭제하고 잠적
- [스경X이슈] “잔인하게 폭행” VS “허위 고소” 김병만, 전처와의 폭행 논란…이혼 후 재발한
- 한지민♥최정훈, 단풍 데이트 ‘딱’ 걸렸네…이제 대놓고 럽스타?
- 빈지노♥미초바 득남, 옥택연·로꼬·김나영 등 축하 물결
- [스경X이슈] 김광수가 되살린 불씨, 티아라·언니 효영에도 붙었다
- 최동석 ‘성폭행 혐의’ 불입건 종결···박지윤 “필요할 경우 직접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