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비 넘긴 '롯데'… 부채비율 441% '태영', 채권만기 전망은?
[편집자주]2011년 저축은행 영업정지 사태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에서 비롯됐던 것을 상기할 때 최근에 불거진 건설업계 자금경색은 경제와 산업계 전반이 예의주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지난해 하반기 강원도 테마파크 레고랜드의 채무불이행 사태를 발단으로 건설채권금리가 급상승하면서 건설 구조조정 위험성이 수면 위로 드러났다. 2010년대 초반 채권은행들의 대규모 건설업 구조조정과 대형 업체 인수·합병(M&A)이 다시 시작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고개를 들고 있다. 공격적인 수주 활동으로 매출을 늘려온 업체들은 미청구공사가 눈덩이처럼 불어나 공사대금을 제대로 정산받기가 어려운 지경에 이르렀다.
(1) "2023년이 더 무섭다"… 자금줄 막힌 건설, 고개 든 '부도설'
(2) 고비 넘긴 '롯데'… 부채비율 441% '태영', 채권만기 전망은?
(3) '미청구공사' 손실 현실화되나… 10대 건설 12.5조, 9개월새 2.3조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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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발채무는 당장 빚은 아니지만 앞으로 특정 요건을 충족할 경우 채무로 확정될 수 있는 자산을 의미한다. PF 우발채무는 건설업체가 PF 대출을 일으킨 시행사에 신용보강을 제공하는 상황에서 발생하는 미래의 빚이다. 대부분의 국내 시행사들은 자기자본 규모가 작아 대출받을 수 있는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대형 시공사가 만약의 사태에 시행사 대신 PF 대출금을 상환한다는 보증을 선다. 이런 이유로 현재와 같이 금리 인상에 이은 부동산 시장 침체가 지속될 경우 자기자본이 충분치 않은 시행사부터 디폴트(채무 불이행)가 발생하고 이는 건설기업과 함께 자금을 조달해준 증권사 등으로 번질 수도 있다.
롯데건설의 자금난은 지난해 9월 김진태 강원도지사의 실기로 야기된 레고랜드 부실 사태로 채권시장이 급격히 경색되면서 시작됐다. 특히 시공사로 참여한 국내 최대 재건축 사업장 서울 강동구 '올림픽파크 포레온'(둔촌주공 재건축) 조합이 PF 연장 차환에 실패하면서 위기가 겹쳤다. 증권사들은 기존 사업비 7000억원에 1250억원을 더한 8250억원의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발행을 시도했지만 만기일인 10월28일까지 투자자를 구하지 못했다. 시공사업단(현대건설·HDC현대산업개발·대우건설·롯데건설)은 자체 자금으로 사업비를 충당해야 하는 상황까지 이르렀다.
롯데건설은 지난해 10월18일 롯데케미칼, 호텔롯데, 롯데알미늄 등 계열사의 2000억원대 유상증자에 이어 이틀 후 롯데케미칼에서 3개월 만기로 5000억원(이자율 6.39%)을 차입했다. 11월8일엔 롯데정밀화학에서 3000억원(이자율 7.65%), 같은 달 10일에는 롯데홈쇼핑에서 1000억원(이자율 7.65%)을 각각 빌렸다. 계열사 차입금을 모두 합하면 1조1000억원에 달한다. 이는 직전 사업연도 기준 롯데건설 자기자본(2조5623억원) 대비 42.9%에 달하는 규모다.
롯데건설은 은행권 대출을 통해서도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하나은행과 2000억원, 한국스탠다드차타드(SC제일)은행과 1500억원의 여신거래약정을 각각 맺었다. 롯데물산이 자금보충을 약속했다. 같은 달 21일에는 일본 미즈호은행으로부터 서울 서초구 잠원동에 위치한 본사 사옥을 담보로 3000억원을 대출받았다. 차입금은 만기를 앞둔 PF 대출 차환에 사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26일에는 롯데케미칼의 지급보증을 받아 2500억원 회사채 수요예측에 나섰다. 채권시장안정펀드(채안펀드)가 1200억원, 인수단으로 참여한 KDB산업은행이 900원어치를 사들인 결과 자금 모집에 성공했다. 하지만 기관투자자들의 주문은 400억원에 그쳤다.
롯데건설은 상반기 부동산 PF를 포함해 다수의 채권 만기를 앞두고 있다. 대표적으론 롯데케미칼(1월19일) 롯데홈쇼핑(2월9일) 등이다. 롯데정밀화학에서 빌린 차입금은 지난달 중순 내부 자금을 만들어 조기 상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롯데케미칼과 롯데홈쇼핑에서 차입한 자금을 만기일 이전에 최대한 상환할 계획"이라면서 "우발채무 증가는 맞지만 만기 상환에 따른 여유분을 충분히 고려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26일 롯데건설은 롯데케미칼의 지급보증을 받아 2500억원 회사채 수요예측에 나섰다. 채권시장안정펀드(채안펀드) 1200억원, 인수단으로 참여한 KDB산업은행이 900원어치를 사들인 결과 자금 모집에 성공했다. 하지만 기관투자자들의 주문은 400억원에 그쳤다.
지난달 30일 2000억원 규모 사모전환사채(CB)도 발행했다. 만기일은 2027년 12월30일이다. 이로부터 조달한 자금은 이달 만기인 기업어음(CP) 상환에 사용할 예정인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9일 메리츠증권 주간으로 PF 관련 채권을 매각해 1조5000원의 자금을 확보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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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연결제무재표 기준 태영건설의 1년 내 만기 도래 단기차입금은 4076억원이다. 특히 올 3월엔 태영건설이 2020년 3월 발행한 1400억원 규모의 회사채 '태영건설67'의 만기가 도래한다. 여기에 발행잔액이 1400억원과 200억원인 2개의 회사채가 2024년과 2025년 각각 만기된다. 부동산 PF 대출 잔액의 경우 383억원이 올 상반기 만기 예정이다.
유동성은 다소 부족하다는 평가다. 태영건설의 2022년 3분기 현금성 자산은 2142억원으로 가까운 시일 내 만기가 돌아오는 4000억여원의 단기차입금보다 적다. 같은 기간 당좌비율은 74.9%에 그쳤다. 당좌비율은 당좌자산을 유동부채로 나눈 비율로 기업의 단기채무 지급능력을 평가하는 지표다. 통상 당좌비율이 100% 이상이어야 부도 위험이 낮다고 본다.
그나마 신규 자금 조달엔 성공했다. 지난해 11월 서울 강서구 공항동 지역주택조합사업의 기존 대주단으로부터 사업비 3007억원에 해당하는 PF 대출 연장 계약을 마쳤다. 같은 달 30일에는 신규 기업운영자금 1025억원을 확보했다. 신규 기업어음(CP) 발행을 통해 마련한 500억원과 경북 전주 에코시티 15블록 임대주택사업을 위해 체결한 신규 PF 대출 525억원을 합한 것이다.
예정 사업장 가운데 지방 현장의 비중이 높은 점은 여전히 위험하다. 태영건설이 최근 과천, 경주 등에서 시행한 자체개발사업 역시 각 사업의 채산성과 자금 선투자 규모에 따라 리스크가 존재한다는 평가다. 한신평 관계자는 "주택경기 침체가 장기화될 경우 태영건설의 자체개발사업을 포함한 주택사업 전반의 변동성이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태영건설 관계자는 "현금성 자산이 줄어든 이유는 앞서 발생한 채권 상환에 따른 것으로 빠른 시일 내 회복이 예상된다"면서 "지난달 신규 수주액이 1조원에 이르고 신규 조달한 자금도 적지 않아 3월 예정된 채권 만기가 자금 사정에 영향을 주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영희 기자 chulsoofrien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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