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 선배님처럼!"…'인간 승리' 두산 차기 에이스의 WBC 포부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박찬호 선배님이 이치로를 잡아냈던 것처럼"
곽빈은 지난 2018년 신인드래프트에서 두산 베어스의 1차 지명을 받고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배명고에 재학하던 시절부터 투·타에서 재능이 뛰어났던 곽빈은 많은 기대를 받았다. 하지만 데뷔 첫 시즌 32경기 3승 1패 1세이브 4홀드 평균자책점 7.55로 혹독한 데뷔 시즌을 보냈다.
악재도 겹쳤다. 곽빈은 입단 1년 만에 팔꿈치 수술을 받기도 했다. 오랜 재활을 마치고 2021시즌 마운드로 돌아온 곽빈은 21경기에서 4승 7패 평균자책점 4.10을 마크하며 선발로 자리잡기 시작, 지난해 후반기 완전히 눈을 떴다. 전반기 16경기 3승 7패 평균자책점 4.43에 그쳤으나, 후반기 11경기에서 5승 2패 평균자책점 2.98로 잠재력에 꽃을 피웠다.
이강철 WBC 감독은 이번 대표팀에 포크볼과 낙차 큰 커브를 주무기로 사용하는 투수들을 대거 포함시켰다. 8강 무대를 밟기 위해서는 반드시 호주를 잡아야 하는데, 전력분석 결과 종으로 떨어지는 변화구에 약점을 보인 까닭이다. 시속 150km를 넘나드는 빠른 볼과 컵, 포크볼을 주무기로 사용하는 곽빈은 후반기 눈부신 활약을 바탕으로 데뷔 첫 성인 대표팀에 발탁되는 기쁨을 맛봤다.
'마이데일리'와 연락이 닿은 곽빈은 "입단 이후 2년 동안 정말 힘든 재활의 시간을 보냈다. 지난해 발전한 성적을 내고, 국가대표로 뽑힐 수 있었던 좋은 계기가 됐다"며 "주위에서 '인간 승리'라는 말을 많이 들었다. 그만큼 재활이 힘들었던 만큼 이제야 보상을 받는 느낌이다. 정말 감사하다"고 기쁜 소감을 밝혔다.
정규시즌이 한창이던 지난해에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대표팀 승선이다. 그는 "작년 말까지는 국가대표라는 것은 내게 너무 큰 무대였다. 그렇기 때문에 시즌에만 집중을 했었다. 그렇게 하다 보니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며 "나라를 대표할 수 있는 선수로 인정을 받았은 것에 정말 감사하고, 보답을 할 일만 남은 것 같다"고 미소를 지었다.
물론 태극마크를 달고 좋은 성적을 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하지만 곽빈은 좋은 성적과 함께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음에 기대감을 드러냈다. 곽빈은 "대표팀에 뽑힌 선수들은 모두 나보다 야구를 잘한다. 정말 그렇게 생각한다. 김광현, 양현종 선배님은 물론, (원)태인이나 소형준 선수에게도 물어보고 싶은 것이 많다. 그리고 다른 나라 선수들이 어떻게 야구를 하는지도 보고 배우고 싶다"고 말했다.
이번 WBC에서 맞대결을 가져보고 싶은 상대를 묻자 곽빈은 주저 없이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를 꼽았다. 2006년 WBC에서 박찬호가 스즈키 이치로를 뜬공으로 돌려세운 것처럼 오타니를 잡아내는 것이 목표.
그는 "고등학교 시절부터 오타니를 정말 좋아했다. 타자 오타니와 맞붙고 싶다. 이번에 61번을 달게 됐는데, 박찬호 선배님이 떠올랐다. 2006년 WBC에서 박찬호 선배님이 이치로를 잡아냈던 것처럼 오타니를 잡아보고 싶다"며 "대결 기회가 없더라도,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다면 물어보고 싶은 것이 많다"고 기대했다.
한국은 오는 3월 9일 도쿄돔에서 호주와 첫 경기를 치른다. 곽빈은 WBC를 위해 예년과 달리 한 달 이상 빠르게 공을 손에 쥐었다. 곽빈은 "준비는 잘 되고 있다. 염려가 되는 것은 경기 감각이다. 호주 스프링캠프를 통해 감각을 끌어올리기만 하면 될 것 같다"며 "좋은 성적을 내겠다는 말은 감히 하지 못하겠다. 하지만 최선을 다하는 열정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두산 베어스 곽빈, 2006 WBC 시절 박찬호. 사진 = 마이데일리 DB, 게티이미지코리아]-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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