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을 트레이드 시켰던 감독에게 보란 듯이 보여주고 싶었는데... [유진형의 현장 1mm]
[마이데일리 = 고양 유진형 기자] 대구 한국가스공사 이대성(33)에게 고양실내체육관은 홈 코트처럼 익숙한 경기장이다.
이대성은 올 시즌 전 한국가스공사로 현금 트레이드 되기 전까지 캐롯의 전신 오리온에서 두 시즌을 뛰었기 때문이다. 이대성은 지난 시즌 평균 17점을 기록하며 국내 선수 득점 1위에 올랐고 두 시즌 연속 베스트 5에 선정된 오리온의 간판선수였다.
그런데 오리온을 인수한 데이원자산운영이 김승기 감독을 초대 감독으로 선임하고 전성현을 FA로 영입하면서 이대성의 입지가 흔들렸다. 김승기 감독은 리그 최고의 슈터 전성현에게 원활한 볼 배급을 해줄 가드로 국가대표 이대성이 아닌 이정현을 선택하면서 팀의 간판선수였던 이대성을 현금 트레이드 시켰다.
그래서 이대성에게 고양 캐롯은 꼭 이기고 싶은 팀이다. 이대성은 지난달 31일 고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캐롯과의 3라운드 경기에서 31점 4리바운드 3어시스트 2스틸로 맹활약하며 친정팀 상대로 화끈한 역전승을 이끌었던 좋은 기억이 있었다.
이대성은 9일 만에 같은 장소에서 다시 만난 4라운드 캐롯과의 경기에 의욕적이었다. 1쿼터부터 저돌적인 돌파와 개인기를 앞세워 득점했다. 1쿼터는 이대성과 이대헌 쌍포를 앞세운 한국가스공사가 21-20으로 근소하게 앞섰다. 하지만 뭐든지 과하면 탈이 나는 법이다. 2쿼터 김강선을 상대로 화려한 일대일 공격을 시도하던 중 다소 억울할 수도 있는 공격자 파울을 선언 당하며 좋았던 분위기가 끊기고 말았다. 손가락을 흔들며 파울이 아니라고 항의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대성이 주춤하는 사이 캐롯은 최현민, 이정현, 전성현의 신들린 듯 터진 3점슛 16개를 앞세워 한국가스공사를 87-76으로 물리쳤다. 한국가스공사는 이대헌이 24점 5리바운드, 이대성이 19점으로 분전했지만 신들린 3점슛 앞에서는 장사가 없었다.
자신을 트레이드 시켰던 감독 앞에서 보란 듯이 보여주고 싶었던 이대성은 옛 홈 팬들의 격려 박수를 받으며 쓸쓸히 코트를 빠져나갔다.
[고양 캐롯에게는 꼭 승리하고 싶었던 한국가스공사 이대성. 사진 = 고양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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