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의 4번 타자' 빈 자리… '라스트 댄스' 국민거포의 명예회복이 간절하다[초점]
[스포츠한국 허행운 기자] 국가대표 4번 타자를 떠올리면 뇌리를 스치는 이름들이 있다. 하지만 '조선의 4번 타자' 이대호(41)마저 지난 시즌을 끝으로 은퇴하며 그들은 모두 과거에만 머물게 됐다. 이번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의 핵심은 이승엽-김태균-이대호로 이어진 그 계보를 누가 이을지다.
이강철 야구 대표팀 감독과 조범현 기술위원장은 지난 4일 2023 WBC 최종 엔트리 30인의 명단을 공개했다. 미국 메이저리그(MLB)에서 활약하는 김하성과 토미 에드먼, 최지만 등을 비롯해 투수 15명, 외야수 5명, 내야수 8명, 포수 2명으로 구성된 대표팀은 그간의 부진을 씻는 명예회복에 도전한다. 투타 세대 교체는 물론 성적까지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하는 쉽지 않은 과제다.
타격에서의 핵심은 역시 이대호가 빠진 4번 타자를 누가 메워줄지다. 한국 야구가 세계 경쟁력을 보여주던 시절에는 언제나 든든한 해결사들이 있었다. '국민타자' 이승엽 현 두산 베어스 감독을 시작으로 그의 후계자 김태균 그리고 '조선의 4번 타자' 이대호로 이어진 거포들이 그 주인공들이다.
대표팀 최다 홈런(8개)에 빛나는 이승엽 감독은 2000년 시드니 올림픽 일본과의 3·4위전 마쓰자카 다이스케를 상대로 때린 결승타를 시작으로 2006년 WBC에서만 5홈런을 쓸어담는 괴력을 보여줬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전승 우승 당시에는 본선 내내 부진에 허덕였지만, 이어진 4강 일본전, 결승 쿠바전에서 모두 결승 홈런을 때리며 '국민타자'의 위엄을 보여줬다.
지난 2020시즌을 끝으로 은퇴한 한화 이글스 레전드 김태균은 지난 2009 WBC에서 타율 0.345, 3홈런(공동 1위), 11타점(1위), 9득점(1위) 등의 멋진 수치를 남겼다. 대회 올스타 1루수로 선정될 정도로 화려한 퍼포먼스였다. 한국이 당시 일본에 석패해 준우승에 머물렀지만, 만약 우승했다면 대회 MVP를 차지했어도 이상하지 않은 경기력이었다.
그리고 또다른 한국 야구의 레전드 이대호의 존재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이승엽을 이어 황재균과 함께 대표팀 최다 홈런 공동 2위(7개), 최다 타점 1위(40점)에 올라있는 그는 태극마크를 달고도 항상 빛났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최다 홈런, '도쿄대첩'으로 불리는 2015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준결승 한일전 결승타는 야구사에 길이 남을 명장면이다.
하지만 이들 모두가 이제 더이상 타석에 설 수 없다. 이승엽, 김태균은 물론 이대호까지 지난 시즌 역대 2번째 은퇴투어와 함께 롯데 자이언츠 유니폼을 벗었다. 이제 대표팀은 익숙한 이름들이 빠진 채 대회를 치러야 한다. 지난 2020 도쿄 올림픽에서 그 공백을 절실히 느끼기도 했다.
이번 엔트리의 4번 타자 후보는 여럿이다. 그중에서도 유력한 후보 최지만은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 여파, 소속팀과의 협의가 마무리되지 않아 아직 합류를 장담할 수 없다. 강백호, 양의지, 김현수는 지난 2020 도쿄 올림픽에서 4번 타자 역할을 수행했으나 만족스런 결과를 내지 못했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관심이 쏠릴 인물은 역시 박병호다.
'국민거포' 박병호는 유난히 대표팀과 인연이 없었다. 앞서 언급한 내로라하는 선배들이 1루를 지키고 있던 것이 컸다. 2014 인천 아시안게임을 시작으로 대표팀에 발을 들여 우승과 함께 좋은 출발을 알렸으나 최근 대회인 2019 프리미어12에서 홈런 없이 타율 0.179(28타수 5안타), 2타점에 그쳤다. 4번 타자 타이틀을 빼고도 여러모로 아쉬움이 남는 성적이다.
이번 대회에서 그의 명예회복이 간절한 이유다. 더군다나 이번 WBC는 나이를 고려해볼 때 태극마크를 달 마지막 대회일 확률이 높다. 그가 가진 '국민거포' 타이틀의 빛이 바래지 않으려면 이번에야말로 멋진 활약이 필수다.
그런 의미에서 지난 시즌 그의 활약은 매우 반갑다. kt 위즈로 팀을 옮긴 후 슬럼프를 이겨내고 다시 KBO리그 홈런왕(35개)으로 우뚝 섰다. 리그에서 유일하게 30홈런을 넘긴 것은 물론 역대 최고령 홈런왕, 최초 9시즌 연속 20홈런, 최다 홈런왕 등극(6회) 등 전인미답의 발자취를 남겨 골든글러브까지 쟁취해냈다.
박병호의 '라스트 댄스'가 화려하게 마무리될 수 있다고 예상할 수 있는 이유다. 단기전 특성상 장타 하나가 가지는 의미는 매우 크다. 그걸 해낼 수 있는 능력을 충분히 가지고 있는 박병호기 때문에 팬들의 기대가 높은 것도 당연하다. 그의 '국민거포' 별명이 찬란히 빛날 수 있는 WBC가 되기를 모두가 바라고 있다.
스포츠한국 허행운 기자 lucky@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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